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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엔비디아가 공개한 젯슨 토르(Jetson Thor·로봇용 소형 컴퓨터) 플랫폼은 로봇의 미래를 단번에 앞당긴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단순한 성능 향상을 넘어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고 즉각 반응하는 능력을 갖추게 만든 것이다. 핵심은 바로 엣지 인공지능(AI)이다. 지금까지 AI는 대부분 클라우드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로봇 내부에서 직접 데이터를 처리하고 즉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엣지 AI의 가치는 명확하다. 로봇은 항상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인다. 사람과 함께 걷거나 물건을 옮길 때 단 몇 초의 지연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엣지 AI는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실시간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단순히 입력된 명령만을 따르는 기계가 아니라 상황을 스스로 해석하고 반응하는 지능형 존재로 변모하는 것이다.
아날로그디바이스(ADI)와 엔비디아의 협력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밀 센서와 모터 제어, 전력 관리 같은 하드웨어 기술이 젯슨 토르의 초고속 연산 능력과 결합하면서 로봇은 ‘물리적 지능(Physical Intelligence)’을 실현하고 있다. 또 시뮬레이션에서 학습한 결과를 실제 환경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Sim2Real(Simulation to Reality)’ 기술이 보급되면서 로봇은 더욱 빠르고 자연스럽게 인간과 함께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변화는 곧 우리 사회의 새로운 일상을 의미한다. 물류창고에서 수십 대의 로봇이 사람과 협업해 물품을 분류하고, 농업 현장에서는 자율주행 트랙터가 농부의 일손을 돕는다. 병원에서는 수술 보조 로봇이 의사의 정확성을 높이고, 가정에서는 돌봄 로봇이 고령자 곁을 지킨다. 이제 로봇은 단순히 노동을 대체하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과 함께 생활을 지탱하는 협력자로 자리 잡고 있다.
물론 기대와 함께 고민도 따른다. 로봇이 판단 오류를 일으킬 경우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자동화가 늘어나면 일자리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과 함께 제도적·윤리적 논의가 병행되어야 한다. 로봇이 사회 속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려면 인간과의 관계를 ‘대체’가 아닌 ‘보조와 협력’의 틀로 정립해야 한다.
사실 인류는 오래전부터 도구와 기술과 더불어 발전해 왔다. 바퀴·기계·컴퓨터가 그랬듯이 로봇 역시 인간의 한계를 보완하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단순 반복 작업이나 위험한 환경에서는 로봇이 앞장서고, 창의적 판단과 정서적 교류는 인간이 맡는 식이다. 다시 말해 인간과 로봇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상호 보조하는 구조가 앞으로 우리가 그려야 할 미래다.
이제 로봇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상징이 아니다. 이미 엔비디아와 글로벌 로봇 기업들이 앞다퉈 제품을 내놓고 있고 현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고령화 문제, 산업 안전, 국방과 재난 대응 등 로봇이 필요한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로봇 엣지 AI는 바로 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 해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다. 우리가 그 기술을 어떤 철학으로 받아들이고 어떻게 활용할지에 앞으로의 성패가 달려 있다. 로봇을 경쟁자가 아니라 동반자이자 보조자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AI와 로봇의 융합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이미 문은 열렸다. 이제 인류는 로봇과 함께하는 새로운 일상을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길에서 로봇은 단순한 기계가 아닌, 인간을 지켜 주고 돕는 지능적 파트너로 기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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