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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전라북도 군산시엔 200년 만의 극한 폭우라는 엄청난 비가 내렸고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엔 재난 사태가 선포될 정도의 극한 가뭄이 덮쳤다. 이러한 사례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특히 여름 내내 계속되고 있는 강릉시의 가뭄은 누구나 똑같은 일을 겪을 수 있다는 경고를 던진다. 생활용수의 87%를 공급하는 오봉 저수지의 저수율은 바닥으로 떨어진 지 오래다. 5만3000여 가구에 대한 시간제·격일제 제한 급수가 현실이 되고 있다.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은 고랭지 배추는 말라 죽거나 속이 녹아내렸다. 가뭄과 잦은 산불, 폭우, 폭설, 이상 난동 등이 빈번히 나타나고 있어 대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 중 우려가 커지는 것은 바로 물 부족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실제 시간당 강수량은 상당히 늘어났음에도 전국적인 강수의 총량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10년간의 평균 강수일수는 110일 정도로, 1970·80년대에 비해 열흘이나 줄었고 연평균 강수량 역시 1420mm에서 1340mm로 6% 정도 감소했다.
실제로 2012년에 104년 만의 가뭄을 겪은 충남 보령 지역은 3년 후인 2015년 보령댐의 저수율이 역대 최저인 20% 이하에 머물렀다. 강수량 역시 평년 대비 63%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충남 서부 8개 시·군에 127일 동안 제한급수가 이뤄졌다. 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 현상이 우리에게 일상으로 다가온 것이다. 환경부는 기후변화 시대를 맞아 갈수록 중요해지는 치수 역량을 서둘러 갖춰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 728조 원 가운데 가뭄 대응 예산인 ‘가뭄 대비 용수 개발’ 사업과 ‘농촌 용수 개발’ 사업 예산을 모두 올해보다 삭감했다. 가뭄 대비 용수 개발 사업 예산은 올해 106억 원에서 내년 101억 원으로 4.7% 축소됐다. 다목적 농촌 용수 개발 예산은 1735억 원에서 내년 1507억 원으로, 농촌 용수 이용 체계 재편 사업은 572억 원에서 439억 원으로 각각 13.1%와 23.2%씩 줄었다.
가뭄 대비 용수 개발 사업은 가뭄이 발생한 적 있는 우려 지역이나 발생 지역에 용수 공급을 지원하기 위해 예비비 성격으로 마련해 놓는 예산인데 이를 경시한 것이다. 농촌 지역에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하기 위한 용수 개발 예산을 줄이고 어떻게 기후변화에 대비할 수 있겠는가.
국회는 관련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를 통해 물 관리 예산을 늘리길 바란다. 유엔 보고서에도 명시되었듯이 기후변화의 영향은 90%가 물 관리와 직결되고 있다. 무엇보다 유역 간 물 이동이 가능하도록 수자원 공급체계를 구축하길 당부한다. 한강-낙동강의 물 이동이나 소 유역 간 물 이동 등 전 국토를 하나의 물그릇으로 만드는 고민을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 2015년 가뭄에는 충남 서부권의 가뭄 대응 비상 체계 구축을 위해 금강의 백제보에서 보령댐으로 용수 공급을 위한 비상 관로를 건설해 지역별·유역별 용수 수급의 불균형 해소에 기여한 바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기후변화로 인한 미래 물 재난을 기정사실화해 유역 간 물 이동을 위한 각종 프로젝트를 수행 중임을 직시해야 한다. 가뭄 상습 지역 전체를 파이프로 연결하는 사업을 진행 중인 호주, 부족한 북부 지방의 물을 남쪽 양츠 강에서 공급하는 중국의 남수북조사업, 중서부 지역 홍수량을 물이 부족한 서부로 공급하는 미국의 스마트워터 그리드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물은 생명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에 따른 물 부족을 해결하려는 정부 정책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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