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흉기’ 픽시 자전거…서울시, 사고 방지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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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시 자전거 안전 이용 캠페인 추진
행안부·경찰청에 자전거법 개정 건의

남궁서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14 17:46:25

최근 브레이크 없는 픽시 자전거로 인한 청소년 사고가 이어지자 서울시가 사고 방지를 위한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달 말 중고 거래 플랫폼에 “제동 장치를 제거한 픽시 자전거에 대한 검색과 거래를 차단해 달라”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보냈다고 14일 밝혔다. 또한 18일부터 관련 안전교육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픽시(Fixie) 자전거는 고정 기어 자전거(Fixed-gear bike)의 줄임말이다. 픽시 자전거는 변속 기어가 없고 페달과 뒷바퀴가 항상 연결되어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페달을 계속 밟아야 바퀴가 굴러가고, 페달을 뒤로 돌리면 자전거도 뒤로 간다.

이러한 독특한 구조 때문에, 페달을 뒤로 돌려 자전거의 속도를 줄이거나 멈출 수 있다. 또한 페달을 멈추면 바퀴도 함께 멈추기 때문에 ‘스키딩(Skidding)’이라 불리는 기술을 이용해 뒷바퀴를 미끄러뜨리며 정지할 수 있다. 픽시 자전거는 원래 트랙 경기용으로 사용되던 자전거였지만, 스키딩 등 고정 기어로 부릴 수 있는 묘기와 특유의 깔끔한 디자인 덕분에 인기를 끌었다.

최근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제동장치(브레이크)를 제거한 픽시 자전거가 확산돼 사회적 우려가 크다. 픽시 자전거의 제동거리는 일반 자전거의 5.5배로 매우 위험하여 운전자뿐 아니라 행인도 크게 다칠 수 있다.

올해 7월12일에는 관악구의 한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뗀 픽시 자전거를 타던 중학생이 속도를 줄이지 못해 에어컨 실외기와 부딪혀 사망한 사고도 발생했다.

픽시 자전거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서울시는 중고 거래 플랫폼에 ‘제동장치 제거’ 등을 금지어로 설정해 탐지 후 자동 삭제할 것, 중고 거래 시 제동장치 장착 여부 확인과 사진 제출을 의무화할 것, 해당 규정을 반복 위반한 판매자는 차단 조치할 것을 요청했다.

A사는 이달 초부터 ‘픽시’라는 단어가 포함된 자전거 상품 등록자에게 주의 사항을 담은 안내 메시지를 발송하고, 자전거 제품 등록 시 제동장치 의무 사항에 관한 안내문을 표기하고 있다. B사 역시 자전거 제동장치 부착이 의무라는 내용을 별도로 공지했다.

청소년들이 픽시 자전거를 주로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구매하는 만큼 이번 협조 공지가 안전 교육의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이달 초 배달 플랫폼에도 픽시 자전거를 이용한 배달을 금지하는 방안에 협조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또한 배달 기사 교육에서 픽시 자전거의 위험성과 이용 금지 사항을 안내해 달라고 당부했다.

민간 수리점에도 협조를 구했다. 서울시설공단을 통해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의 수리·정비를 담당하는 민간 수리점인 ‘따릉이포’ 점주에게 브레이크 제거의 위험성을 알리는 문자와 홍보물을 발송했으며, 이런 내용의 안내문을 점포에 부착해 달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지난 5월부터 자전거 및 개인형 이동장치(PM) 안전교육에 픽시 자전거 관련 내용을 추가했다. 픽시 자전거의 구조·특징, 자전거도로 통행 불가 규정과 위험성, 사고 시 미보상 등을 안내하고 있다. 교육청에는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자전거 안전교육에 참여할 것을 독려해 달라는 내용의 협조 요청을 했다.

서울시는 18일부터 10월31일까지 추석 연휴 제외 5주간 픽시 자전거 안전 이용 캠페인도 추진한다. 서울 시내 중·고등학교, 주요 학원가, 지하철 역 주변, 한강공원 등지에 픽시 자전거의 위험성과 브레이크 부착의 중요성을 알리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홍보물을 배포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근본적으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시 관계자는 “제동장치 제거 등 자전거 안전 요건에 관한 근거 마련을 위해 관련 법령 개정을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에 지난달 건의했다”고 밝혔다.

건의 사항의 주요 내용은 현재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상 교통안전을 위해 자전거 등이 갖춰야 할 구조에 ‘제동장치 부착'을 규정해 위반 시 처벌하는 대상에 픽시 자전거를 포함하자는 것이다.

자전거법상 전기자전거 개조 행위 및 개조 운행 금지 대상을 일반자전거로 확대해 픽시 자전거에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도 건의안에 포함됐다.

전기자전거에 국한되던 개조 금지를 픽시 자전거에도 적용해 임의로 픽시 자전거의 브레이크를 떼어 내는 행위를 막자는 것이다. 픽시 자전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 도로 교통 안전을 확보하려는 노력이다.

남궁서연 기자 synamgu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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