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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스테이블코인의 법제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과 운영 방식을 어떻게 설계할지를 두고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조세금융신문과 블록체인전략연구소는 2일 오후, 안도걸·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당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실에서 ‘스테이블 코인과 디지털 자산 입법 분석’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의 주요쟁점은 한국이 독자적으로 ‘K-메인넷’을 만들어서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지, 이미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은 이더리움·솔라나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할지에 초점을 맞췄다.
김종상 조세금융신문 대표는 세미나 축사에서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움직임과 달러 기축통화 전략을 언급하며 한국의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배제하고 스테이블 코인 법제화를 통해 달러 패권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달러 스테이블 코인 제도화는 한국 금융 안정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지만 달러 의존도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발행주체에 대해선 “은행 중심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으나 민간 주도의 논의도 가치가 있으며, 달러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접목해 글로벌 표준에 맞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토론에서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운영 방식을 둘러싸고 ‘노드(node)’와 ‘메인넷(mainnet)’ 선택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드는 거래를 검증·유지하는 참여자, 메인넷은 실제 토큰이 발행·유통되는 본체를 뜻한다.
패널들은 한국 내 기관·개인만 참여하면 동일 이해관계로 위험이 크다며, 세계 각국에 분산된 노드와 책임 있는 참여자 중심의 네트워크 필요성을 강조했다.
메인넷은 정부 주도의 ‘K-메인넷’ 구축과 이더리움 등 퍼블릭 메인넷 활용을 두고 의견이 갈렸다. 정부 주도형은 통제는 쉽지만 국제 확장성이 떨어지고, 퍼블릭형은 글로벌 표준에 맞지만 부가가치가 해외에 집중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패널 토론의 좌장을 맡은 박혜진 서강대학교 AISW 대학원 교수는 스테이블 코인의 거버넌스는 네트워크 선택에 달려 있으며, 발행 주체는 민간이 적합하고, 유통은 글로벌 확장성과 상호운용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스테이블 코인은 어떤 메인넷 위에서 운영되느냐에 따라 거버넌스 구조와 통제권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앙은행이나 금융권은 속도가 느리고 폐쇄적일 수밖에 없으며 퍼블릭 블록체인 운용 경험도 없다”며 “글로벌 경험을 축적한 민간이 발행과 운영을 주도하고, 공공은 규율과 안전망을 보완하는 역할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또 유통 측면에서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국내 결제에만 머물면 글로벌 시장에서 보조통화로 전락할 수 있다”며 “국제 네트워크와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고 민간이 빠르게 파트너십을 확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동민 인디이콘 대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은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은행과 비은행,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형태의 발행을 제안했다.
임 대표는 “소액 송금·결제 분야에서는 신속한 도입이 필요하지만, 거액 결제나 외환거래는 거시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만큼 단계적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발행 주체를 다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 주도형은 안전하지만 확장성이 제한되고, 크립토 네이티브형은 유동성을 활용할 수 있으나 안정성이 낮다”며 “결국 은행과 비은행, 민간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컨소시엄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유통 면에서는 “관광객이나 크립토 기업들이 원화를 손쉽게 결제·송금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국제 규제와 국내 시장 특성을 함께 고려한 개방적 구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민섭 디지털소비자연구원 박사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 구조와 관련해 “정부가 노드나 메인넷까지 제도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메인넷 선택이나 노드 운영 방식은 정부가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는 시장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발행 주체가 어떤 전략을 세우느냐에 따라 네트워크 활용 범위와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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