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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은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서 “방사청의 불투명한 계약관리와 행정편의적 제도 운영이 소송과 불신을 양산하고 있다”며 전면적인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황 의원에 따르면 방사청은 2021년부터 올해 9월까지 총 80건의 소송에서 패소해 6130억 원의 배상금을 지급했다. 그는 “법원 판결문에는 일방적 계약 변경, 관급 지원 미이행, 내부 검토 지연 등 방사청의 귀책사유가 다수 지적됐다”며 “패소율이 30%에 달하는 것은 행정 신뢰가 무너진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KDDX) 사례를 언급하며 “보안감점 적용 시점과 심사시점 등 과정관리 부실이 오해와 분쟁의 원인이 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형 프로젝트조차 행정편의적으로 운영된다면, 중소규모 사업에서는 더 심각한 불공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국방 연구개발(R&D) 분야의 구조적 한계도 문제로 지적됐다. 황 의원은 “국방 R&D의 평균 성공률은 95% 이상인데, 부품 국산화 사업은 40%대에 그친다”며 “도전적 목표를 세우고 실패를 용인하는 연구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만 과제를 선정하면 혁신적 아이디어를 포착하기 어렵다”며 “민간 기술을 적극 수용하는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한 정부 지원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황 의원은 “방산 수출 계약의 최종 당사자는 구매국 정부이기 때문에 민간 기업이 홀로 협상하는 구조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협상 초기부터 참여해 구매국 정부와 직접 채널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방사청이 재외공관과 협력해 KOTRA처럼 해외 사무소를 설치하고, 대륙별 시장조사 전문가를 파견하는 등 적극적인 조직개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지적에 동의하며 개선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황 의원은 “방위산업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 분야인 만큼, 행정 투명성과 기술혁신, 수출 경쟁력이라는 세 축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며 “방사청의 근본적 체질 개선 없이는 진정한 ‘국방산업 선진화’는 요원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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