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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기업 정리가 더뎌 경제성장률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종웅·부유신·백창인 한국은행 연구원은 12일 ‘경제위기 이후 우리 성장은 왜 구조적으로 낮아졌는가?: 기업 투자경로를 중심으로’에서 민간 투자 부진이 만성화되며 경제성장률이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민간은 기업 수익성을 기준으로 투자를 결정하기에,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이 퇴출되고 그 자리를 정상 기업이 곧바로 대체했다면 투자 부진이 일시적일 수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기업 단위 분석 결과, 경제위기 때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진 투자 둔화의 원인은 금융, 유동성·담보 제약보다는 기업의 수익성 저하가 주요했다. 연구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2014~2019년) 중 퇴출된 기업의 비중은 전체의 약 2%였다. 부실기업의 재무 상태를 토대로 비슷한 수준의 고위험 기업을 추려낸 결과, 이들의 비중은 약 4%로 실제 퇴출 기업의 두 배에 달했다. 이들 기업이 산업 내 건전한 기업으로 대체됐다면 2014~2019년 중 국내 투자가 3.3%, 국내총생산(GDP)이 0.5% 증가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코로나19 이후(2022~2024년)에도 퇴출 고위험기업 비중(3.8%)은 금융위기 이후와 유사했으나 실제 퇴출 기업 비중(0.4%)은 크게 줄었다. 이들 기업이 대체됐다면 국내 투자가 2.8%(국내총생산(GDP) +0.4%) 확대됐을 전망이다.
1990년대 이후 국내 경제는 경제위기를 거치며 성장 추세가 구조적으로 둔화했으며, 이는 민간소비와 민간투자 위축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연구원은 국내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금융 지원을 하더라도 기업의 원활한 시장 진입·퇴출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금융 지원은 유동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나 혁신적인 초기 기업에 선별적으로 운용하고 개별 기업의 구제보다는 산업 생태계 유지가 우선순위라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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