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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설계사 조직이 빠르게 고령화되면서 인공지능(AI)이 판매 현장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는 설계사와 AI가 2인 1조로 움직이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보편화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보험연구원의 김석영 연구위원은 24일 발표한 리포트 이슈분석 ‘보험설계사 고령화와 시사점’에서 국내 보험설계사 연령 구조의 고령화 추세와 그 배경을 짚으며, 고령 설계사 시대에 맞는 교육·감독 체계와 인공지능(AI) 기반의 상품설명 인프라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장기근속 설계사 비중 확대와 중·장년층 신규 유입으로 평균 연령이 50대까지 높아졌다고 분석했고, 복잡해진 약관 설명과 불완전판매 관리 부담을 덜기 위해 설계사와 AI가 역할을 분담하는 하이브리드 모집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생명보험 전속설계사는 2000년에는 30·40대가 주력인 ‘삼각형’ 구조였지만 작년에는 60대 이상 비중이 가장 큰 ‘역삼각형’으로 변화됐다. 김 연구위원은 금융감독원 자료를 토대로 “정착 설계사가 늘고 이들이 조직 안에서 고령화되면서 장기 근속자가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경력 1년 미만 비중은 줄고, 5년 이상 장기 근속 비중이 남녀모두 크게 늘어난 점도 유효했다. 아울러 신규 유입도 중·장년층에 집중됐다. 생명보험협회 내부 통계에서도 설계사 자격시험 응시자 구성에서 20·30대 비중이 줄고 50·60대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 연구위원은 상품·제도 변화는 고령화와 맞물려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보장성 보험 담보와 면·부책 조건이 세분화되고 신의료기술·비급여 치료가 늘면서 약관 길이와 난이도가 크게 올라갔다”며 “디지털 청약, 전자서명, 비대면 계약까지 더해져 설계사가 숙지해야 할 정보량이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증가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보험 관련 민원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고령 설계사가 모든 설명을 혼자 책임지는 구조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리포트는 고령 설계사를 일방적으로 ‘리스크’로만 볼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 기준 전속·대리점 설계사 채널 비중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모두 80%대 수준으로, 대면 설계사가 여전히 판매의 중심이라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고령 설계사는 사회 경험과 인간관계가 풍부해 노후·건강·가족 리스크 등에 대비해 고객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강점이 있다”며 정보의 양과 복잡성이 커진 만큼 이를 보완할 도구로 AI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설계사는 고객 접촉, 상담·공감 형성, 상품 제안을 담당하고 약관·보장내용 설명은 AI가 전담 또는 보조하는 분업 구조를 제시했다. 설계사는 고객 상황을 파악해 생애 설계를 돕는 것에 집중하고 AI는 방대한 약관 데이터와 규정을 바탕으로 보장내용·면책사유·예외조건을 빠짐없이 안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리포트는 또 일부 금융회사에서 약관 요약, 설명이력 자동기록, 고객맞춤 안내문 생성 등 AI 기반 도구를 이미 도입·시험 중이라고 소개하며, 동시에 AI가 상품설명의 상당 부분을 맡게 될 경우 잘못된 안내 시 책임주체, 설계사가 이해해야 할 최소 수준, 설명이행 입증방식 등을 둘러싼 쟁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령화된 설계사 조직과 AI 활용이 병행되는 환경에 맞춰 교육·자격·감독 기준을 재정비하고, 디지털 청약과 AI 설명 도입 시 준수해야 할 최소 기준과 기록·입증 규칙을 감독당국이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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