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가져 ‘최후의 항생제’로도 치료가 어려운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목(CRE) 감염증 신고가 지난해 5만 건에 육박하고 사망 신고도 1000건에 가까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맞물려 의료기관 내 다제내성균 확산을 막기 위한 국가 차원의 종합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국회부의장, 서울송파구병, 보건복지위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목(CRE) 감염증 신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CRE 감염증 신고 건수는 전수감시가 시작된 2018년 1만1954건에서 2020년 1만8121건, 2022년 3만543건, 2024년 4만2346건, 2025년 4만9053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이는 전수감시 첫 전체 연도인 2018년과 비교하면 7년 새 4.1배 증가했고, 최근 5년 만 보더라도 2.1배로 증가한 수치다.
증가 속도도 꺾이지 않고 있다. 연도별 증가율은 2021년 28.6%, 2022년 31.0%, 2023년 25.7%, 2024년 10.3%로 다소 둔화되는 듯했으나 2025년 다시 15.8%로 높아졌다. 2026년에는 8월 말까지 3만7012건이 신고돼 하루 평균 152.3건으로, 2025년 하루 평균 134.4건보다 13.3% 많았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 신고는 5만5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사망 신고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CRE 감염증 사망 신고는 2018년 143건에서 2021년 277건, 2022년 539건, 2023년 663건, 2024년 848건, 2025년 944건으로 7년 새 6.6배 증가했다. 2026년에는 8월까지 652건이 신고됐다.
전수감시 이후 2026년 8월까지 누적 신고는 27만1829건, 누적 사망 신고는 4532건에 이른다.
신고 건수 대비 사망 신고 비율도 2018년 1.2%에서 2024년 2.0%, 2025년 1.9%로 높아졌다. 다만 질병관리청은 사망 신고 기준이 ‘혈액 검체에서 균이 분리된 사람이 마지막 양성 혈액 검체 채취 후 30일 이내 사망한 경우’로 사망원인 판단에는 제한이 있다고 밝혔다.
신고 환자의 대부분은 입원 환자였다. 전체 신고 건 중 입원 환자 비율은 2018년 87.9%, 2020년 92.2%, 2023년 89.9%에서 2024년 96.2%, 2025년 99.6%로 높아졌다. 2026년(8월까지)도 99.6%였다. 외래 환자 비율은 2017년 14.0%에서 2025년 0.4%로 낮아졌다.
CRE 감염증이 사실상 의료기관 안에서 발생·확산하는 의료관련감염임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고령·중증·면역저하 환자가 장기간 입원하는 요양병원과 중소병원의 감염관리 역량이 확산 차단의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남 의원은 “카바페넴은 다른 항생제가 듣지 않을 때 쓰는 최후의 수단인데, 이마저 통하지 않는 CRE 감염증이 전수감시 7년 만에 4배가 되고 사망 신고도 매년 늘어 1천 건에 가까워졌다”며 “ 신고 환자의 99.6%가 입원 환자라는 것은 CRE가 병원 안에서 번지고 있다는 뜻으로, 초고령사회에서 요양병원과 중소병원이 다제내성균의 통로가 되지 않도록 감염관리 전담인력과 격리병상, 감염관리 수가를 국가가 책임지고 뒷받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항생제 내성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침묵의 팬데믹’으로 경고한 글로벌 보건 위협”이라며 “질병관리청과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ASP)를 상급종합병원 중심에서 종합병원·요양병원까지 확대하고 요양병원 맞춤형 감염관리 지침과 전담인력 배치 지원, 격리실 수가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의원은 또한 "다제내성균 치료 신약의 신속 도입과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는 한편 사망원인 판단이 어려운 현행 사망 신고 체계를 보완해 CRE 감염증의 실제 질병 부담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통계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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