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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전 세계 축구시장은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양강 체제가 굳어진 상태다. FIFA의 공식 후원을 맡고 있는 아디다스는 축구시장의 왕좌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또 나이키는 아디다스의 아성을 넘기 위해 경쟁 중이다. 이들 업체 간 경쟁으로 1980년대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국내 축구시장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했던 국내 브랜드들은 현재 고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앞서 발표된 나이키가 후원하는 우리나라 대표팀 유니폼과 아디다스가 후원하는 일본 대표팀 유니폼 [사진=나이키, 일본축구협회]
아디다스는 축구시장에서 가장 큰 스포츠 축제인 월드컵의 공식 후원사다.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 등장한 최초의 공인구 ‘스텔라’를 출시한 이래 꾸준히 축구계에서 만큼은 확고한 지위를 보유 중이다.
이런 아디다스의 아성을 넘보기 위해 나이키는 전 세계 국가대표, 클럽, 유명선수들에게 막대한 물량공세를 펼치는 등 끊임없이 도전장을 내미는 모습이다.
스포츠브랜드 업계의 최대 라이벌인 이 두 거대기업이 2002년 월드컵을 전후로 무한경쟁에 나서면서 1980년대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국내 축구용품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점했던 국내 브랜드들은 활로를 찾지 못하고 고사 직전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스포츠 NO.1 나이키…유독 ‘축구’ 만큼은 2위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업체 인터브랜드는 지난 2000년부터 매년 ‘세계 100대 브랜드’를 발표하고 있다. 브랜드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해 이를 순위로 매기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2014 세계 100대 브랜드’를 살펴보면 애플, 구글, 코카콜라가 나란히 1~3위를 차지한 가운데 스포츠전문 브랜드로는 나이키와 아디다스만이 각각 22위, 59위에 이름을 올렸다.
2000년부터 2014년까지 15차례 발표된 이 조사에서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매년 100대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고 이들을 제외한 다른 스포츠브랜드가 100위권 내에 진입한 경우는 2009년 푸마(97위)가 유일하다.
지난해 나이키의 경우 198억7500만달러(약 21조8800억원)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했고 아디다스의 경우 73억7800만달러(약 8조1200억원)을 기록했다. 브랜드 가치만 놓고 보더라도 아디다스의 약 2.5배에 이르는 나이키는 스포츠 용품업계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점령하고 있다.
하지만 유독 축구시장에서 만큼은 아디다스가 나이키에 한 발 앞서 간다. 지난 2013년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축구용품시장 매출액을 살펴보면 아디다스가 24억달러(약 2조6422억원)의 매출을 올려 나이키의 19억달러(약 2조917억원)보다 많았다.

▲ 자료: Interbrand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이 같은 상황은 축구의 본고장 유럽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나이키의 점유율이 높은 영국을 제외한 독일, 프랑스, 러시아 등 대다수 국가에서 아디다스가 나이키를 제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 전문지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 등은 전 세계 축구시장의 규모를 약 50억유로, 우리 돈으로 7조1749억원으로 추산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세계 축구시장의 약 37%, 나이키는 약 29%가량을 차지하며 두 회사가 전 세계 축구시장의 절반 이상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축구시장에서 아디다스가 선두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으로 ‘FIFA 월드컵 메인스폰서’라는 점을 꼽는다. 아디다스는 나이키가 창업하기 이전부터 축구시장에 꾸준한 투자를 해왔고 1970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공식 스폰서를 유지하고 있다. 1980년대 ‘조던’을 중심으로 NBA 무대에 집중 투자를 한 나이키가 축구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여서 격차가 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FIFA는 월드컵을 비롯한 주관대회 경기장 안팎에서 공식 후원사를 제외한 다른 업체들의 노출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FIFA는 현재 ‘FIFA 파트너’, ‘월드컵 스폰서’, ‘내셔널 서포터’ 등 세 단계의 스폰서십을 운영 중이며 이 중 아디다스는 코카콜라, 비자카드, 현대기아차 등과 함께 단 여섯 개 업체에게만 부여된 ‘FIFA 파트너’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나이키, 유니폼·개인장비에 막대한 스폰서 투자
FIFA의 비(非) 스폰서인 나이키가 FIFA 주관 대회에서 유일하게 자사의 로고를 노출할 수 있는 수단은 바로 ‘선수’들이다. 종목 특성상 선수의 움직임을 따라 카메라와 관중의 눈이 몰리게 돼 있고 이런 이유로 팀과 선수별 스폰서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각 축구협회는 월드컵 진출여부 및 국가대항전에서의 활약을 기초로 스폰서십을 체결하게 된다. 나이키는 지난 2011년 프랑스축구협회와 7년6개월 3억2000만유로(약 3996억원) 규모의 사상 최고 금액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 ⓒ스카이데일리
현재 나이키가 공식 후원하는 국가대표팀은 25개국이다. 이 중 우리나라도 포함돼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995년 라피도와의 공식 후원 계약을 종료한 뒤 새 후원업체로 나이키를 선정한 이래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최근 계약은 지난 2012년 1월 이뤄졌으며 당시 계약 규모는 2019년까지 8년간 600억원의 현금과 각종 용품을 후원받는 조건이다.
아디다스도 독일, 스페인, 스웨덴, 아르헨티나, 일본 등 전 세계 23개 축구협회를 공식 후원 중이다. 이 탓에 스포츠용품 업계는 우승 국가가 어디냐가 아니라 나이키와 아디다스 중 어느 쪽이 미는 국가가 우승하느냐에 초점을 두고 월드컵을 시청하기도 한다.
1990년대 후반 축구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나이키는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공식 후원국들을 등에 업고 축구시장에 확고히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당시 나이키가 공식 후원한 3개국(브라질, 터키, 대한민국)이 4강에 진출했고 또 이 중 브라질이 우승컵을 거머쥐면서 경쟁사 아디다스(독일)보다 더 큰 마케팅효과를 거뒀다.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경우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후원하는 국가들이 나란히 두 자리씩 4강을 차지했다. 그러나 아디다스가 후원하는 2개국(독일, 아르헨티나)이 각각 나이키가 후원하는 2개국(브라질, 네덜란드)을 격파하고 결승에 올라 아디다스의 완승으로 끝났다.
이들 두 회사는 선수 개인스폰서 지원에도 막대한 자금을 지출하고 있다. 국가대표 유니폼에는 상의·하의·양말까지만 포함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홍보효과를 노리기 위해 ‘신발’을 두고 경쟁하는 셈이다. 특히, 종목의 특성상 선수의 신발은 가장 주목받는 아이템 중 하나기 때문에 선수 후원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선수이자 최대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포르투갈)와 FC바르셀로나의 메시(아르헨티나)는 각각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후원을 받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레알마드리드는 아디다스, FC바르셀로나는 나이키의 후원을 받고 있어 팀과 대표선수의 후원사가 엇갈렸다는 점은 흥미로운 부분이다.
나이키·아디다스 ‘고래싸움’에 등터진 국내업계
‘붉은 악마’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4강 신화’를 이루자 국내 축구용품업계도 큰 호황을 누렸다. 1983년 청소년 월드컵 당시 우리나라 공식 후원사는 국산 축구화업체 ‘키카’였으며 1986년 월드컵부터 1995년까지 공식후원사는 당시 삼성물산의 스포츠브랜드였던 ‘라피도(전신 위크엔드스포츠)’였다.

▲ 한 때 국내축구대표팀의 유니폼을 후원했던 삼성물산의 스포츠브랜드 라피도가 지난 2007년을 끝으로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가운데 국내 대표적인 축구브랜드 KIKA역시 고사 직전인 상황이다. KIKA는 나이키와 아디다스와 비슷한 양의 축구화를 판매하고 있지만 가격차 때문에 매출액은 크게 밑도는 상황이다.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공세에 국내 축구시장은 잠식당하고 있는 상태다. 사진은 나이키매장(상)과 아디다스 매장의 축구화 진열대(하) [사진=박미나기자] ⓒ스카이데일리
현재 이들을 비롯한 중소업체들은 도산했거나 도산위기에 처해있다. 심지어 삼성그룹의 스포츠브랜드 ‘라피도’역시 글로벌 브랜드에 밀려 패션 브랜드로 전환됐고 2004년 ‘SS311’, 2005년 ‘311’로 명칭 변경을 거듭하다가 2007년 1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아직 국내 축구브랜드의 명맥을 잇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키카(KIKA)’가 있다. 한 달에 약 3만족 가량을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진 키카는 축구화 판매량에 있어선 나이키·아디다스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단가가 낮아 매출액에선 한참 밑도는 실정이다. 지난해 키카의 매출액은 100억원에 불과하다.
키카는 ‘한국인 체형’에 맞는 축구화 개발에 주력해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이 탓에 현재까지도 50대 이상 축구동호회 사이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 2002년 월드컵을 전후로 나이키·아디다스를 비롯한 글로벌 업체들이 속속 우리나라에 진출하기 시작했고 점차 유소년 축구계를 비롯한 젊은 층에서 외면 받으면서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
한때 국내 토종 축구브랜드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이 업체는 한국인 족형에 대한 연구 자료를 기반으로 중국, 태국, 중동 등 아시아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업체 간 과당 경쟁으로 내수시장에서 버티기 힘들어지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키카 이만희 이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외국 브랜드들의 공세 탓에 선수 중심의 엘리트 시장이 점차 장식당하고 있다”며 “선수들이 국산 축구화를 외면할 경우 장기적으로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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