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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94년 국내에 소개된 이래 줄곧 ‘귀족스포츠’란 인식과 함께 대중적 인지도도 극히 낮았던 피겨스케이트는 김연아의 등장으로 일약 ‘국민스포츠’ 반열에 오르게 됐다. 보수적이고 백인우월주의 성향이 강한 피겨스케이트는 ‘귀족스포츠’란 명성과 달리 상금만으로 선수 생활이 불가능 할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무대에서 줄곧 세계 정상의 자리를 유지했던 김연아 역시 광고 및 후원에 의지해 선수생활을 계속해야 했다. 사진은 지난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트 금메달을 딴 후 포디움에 올라선 김연아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우리나라에 피겨스케이트가 처음 선보인 때는 1894년이다. 경복궁 향원정에서 외국인 선교사들이 스케이팅 시연회를 벌인 것이다. 고종황제와 명성황후를 비롯한 많은 참석자들은 꽁꽁 얼어붙은 향원정 연못 위에서 시연을 보인 선교사들의 곡예에 가까운 묘기에 연신 박수갈채를 보냈다고 전해진다.
당시 ‘빙족희(氷足戱)’, ‘얼음 굿’, ‘빙예(氷瞖)’, ‘양발 굿’이라 불렸던 피겨스케이트가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알려진 것은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1924년 1월의 일이다. 하지만 광복 전까지 국내대회조차 열리지 못했을 만큼 피겨의 보급은 그다지 빠르지 않았다.
전국빙상선수권대회에서 피겨스케이트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시기는 1955년 대회 10회 때 부터였다. 심지어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국민의 다수가 모르는 비인기종목이었다. ‘빙상강국’이라 자부하는 대한민국에서 피겨가 이처럼 인기를 끌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귀족스포츠’란 인식이 컸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인식은 아니었다. 1908년 제4회 런던올림픽에서 ‘동계종목’으로 정식 채택된 피겨스케이트는 국제사회에서도 귀족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했고 실제로 매우 보수적이며 한 때는 백인우월주의가 만연했던 스포츠였다.
이런 이유로 20세기 후반까지도 유색 인종에 대한 불이익이 매우 컸으며 다수의 대회에서 채점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데비 토마스(미국)나 수리야 보날리(프랑스) 등 흑인 스케이터 들은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중요 국제대회의 금메달을 모두 백인 선수들에게 넘겨줘야 했다.
피겨스케이트가 귀족스포츠라 불리는 또 다른 이유는 대회 출전에 비롯한 장비, 드레스 등과 코치비용, 안무 제작비 등 금전적 부담이 큰 종목이기 때문이다.

▲ 대회 출전을 위한 기반 비용을 모두 지불해야하는 김연아 입장에서 최고 5000만원 미만의 피겨스케이트 대회 상금은 턱없이 부족했다. 김연아가 통상 항공료·코치·안무·의상 등으로 지출한 금액은 연간 최소 5억원 이상이다. 이 때문에 김연아는 대회 참여 및 경기를 위한 비용은 CF와 후원 등을 통해 충당했고 대회를 통해 얻은 상금은 유니세프 등을 통해 어린이들을 위한 기금으로 후원해왔다. 사진은 김연아의 마지막 무대였던 지난해 5월 ‘삼성 갤럭시-스마트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4’에서 열연 중인 김연아의 모습 [사진=뉴시스]
날과 부츠를 포함한 스케이트화의 경우 한 켤레에 150만원 선이며 보통 선수 1인당 한해에 6켤레 정도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시간당 십 수 만원의 코치비용과 수백 만원에서 수천 만원을 호가하는 프로그램 비용 모두 선수가 부담해야 하는 탓에 대중적으로 보급화 된 오늘날에도 피겨스케이트는 귀족스포츠라 불리고 있다.
‘귀족스포츠’ 피겨스케이트, 국제대회 최고상금은 불과 5000만원
귀족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한 피겨스케이트의 상금은 예상외로 적다. 선수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부담이 큰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유력 국제대회의 상금은 우리 돈으로 최고 5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이마저도 ‘포디움(1위부터 3위까지 메달 등을 수여받는 시상대)’에 서지 못하면 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협회의 지원은 미미한 가운데 국제대회의 상금 중 20%를 ‘빙상연맹 출연금’으로 내야한다. 빙상연맹은 선수가 그랑프리파이널 대회에서 우승했을 경우에만 약 7000만원의 지원금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피겨스케이터 김연아가 그간 참가했던 메이저 대회들의 상금 규모를 살펴보면 세계선수권대회 4만5000달러(약 4900만원), 4대륙선수권대회 1만5000달러(약 1600만원), 그랑프리대회 1만8000달러(약 2000만원), 그랑프리파이널 2만5000달러(약 2700만원) 등이다. 그녀가 참가할 수 없는 메이저대회인 유럽선수권대회의 상금이 세계선수권대회에 다소 못 미치는 가운데 대다수의 국제대회가 우승상금이 없는 실정이다.
김연아가 시니어 무대에서 가장 많은 활동을 펼쳤던 ‘2008-2009 시즌’에 벌어들인 상금은 5만4000달러에 불과했다. 현재 환율로 6000만원이 채 안 되는 금액이다. 당시 그녀가 세계무대를 휩쓸다시피 했던 것을 감안하면 피겨계의 상금규모가 얼마나 작은지 짐작할 수 있다.
▲ 자료: 포브스 ⓒ스카이데일리
그녀는 당시 두 차례의 그랑프리대회와 그랑프리파이널에서 우승을 거머쥐어 총 5만4000달러의 상금을 받았지만 부가세 10%와 빙상연맹출연금 20%를 제외해야 했기 때문에 실제 그녀가 손에 쥔 돈은 이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었다.
대회 출전을 위한 항공료, 코치비용, 안무 프로그램 제작비, 안무 교습, 의상 등으로 연간 최소 5억원 가량의 금액을 지출했던 것으로 알려진 것을 감안했을 때 그녀는 매년 적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였던 것이다.
유망주시절이던 2006년부터 후원을 시작한 KB금융 등의 지원을 통해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한 김연아는 상금과 후원금만으로는 역부족인 훈련비용 등을 충당하기 위해 다수의 광고에 출연해야 했다.
뛰어난 실력과 청순한 이미지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아 CF스타로 거듭나면서 비용부담 문제에서 벗어난 그녀는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약하며 피겨스케이팅으로 받은 상금을 ‘장애어린이’나 ‘동일본대지진 피해어린이’ 등을 위한 상금으로 기부하기도 했다.
국민이 사랑한 그녀, 톱 CF 모델로 자리매김…지난해 전지현과 최고 CF모델 경쟁
지난해 2월 은퇴를 선언한 이후에도 그녀는 줄곧 CF퀸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다. 현재 그녀가 출연 중인 광고는 KB금융, LG생활건강, SK텔레콤, 삼성전자 TV·제습기·에어컨, 로만손시계, 동서식품, LS E1 등이다. 그녀는 그동안 맥주, 대형마트, 스포츠웨어, 유제품, 의류, 기업광고, 핸드폰, 베이커리, 냉장고, 음료, 의류 등의 광고모델로 주가를 높여왔다.
▲ 자료: 한국공고종합연구소 ⓒ스카이데일리
광고업계에 따르면 뛰어난 실력과 국위선양, 꾸준한 기부활동, 그리고 단 한차례 공개 연애와 결별 외에는 흠잡을 것 없는 사생활 등 그녀가 지금껏 쌓아온 이미지는 비록 은퇴를 했더라도 최고의 광고모델로서 전혀 손색없다는 평가다.
한국광고종합연구소가 지난 2011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48개월) 매달 발표한 ‘광고모델 호감도 조사’에 따르면 김연아는 단 6차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을 뿐 줄곧 10위권 을 사수하고 있다. 특히 그녀는 2012년 이후 36개월 중 무려 35개월 동안 10위권 이내에 이름을 올렸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김연아는 2011년에 비해 점차 광고모델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1·6·7·8·9·10월에는 광고모델 호감도 순위 1위를 차지했고 그 밖의 달에서도 모두 2위에 오르며 지난해 ‘별에서 온 그대’로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전지현과 함께 2014년 최고의 광고모델로 부상했다.
김연아의 광고료는 6개월에 5억, 1년에 1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선수시절 그녀가 후원과 광고를 통해 매년 약 40~50억원의 수익을 거둬 온 것을 감안하면 김연아는 지금까지 수백 억원의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짐작된다. 쥐꼬리만한 대회 상금에 대한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버릴 수 있는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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