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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은 현재 국내 5대 성형외과 중 하나인 서울 강남의 그랜드성형외과를 조사 중이다. 이 병원에서 상담과 수술을 각기 다른 의사가 진행한다는 이른바 ‘유령수술’이 도마위에 오른 것이다. 검찰의 수사 발표가 있던 당일 그랜드 측은 대한성형외과의사회를 상대로 형사소송과 공정위 제소사실을 밝혔고 이에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측은 “소장을 보지도 못했다”는 반응이어서 사건이 점차 혼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강남의 한 대형성형외과를 중심으로 해당병원과 대한성형외과의사회가 서로 물고 물리는 혼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에서 서울 강남의 그랜드성형외과가 이른바 ‘유령수술’을 자행했다는 다수의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검찰은 이 같은 의혹이 짙은 그랜드성형외과를 정조준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그랜드성형외과 측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대한성형외과의사회를 허위사실 유포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각각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한 상태다.
검찰, 그랜드성형외과 유령수술·무면허 진료 의혹 등 조사계획 밝혀
각종 소송이 난무하게 된 이번 사태는 지난 11일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가 그랜드성형외과를 의료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고발사건을 강남경찰서에 내려 보내 수사를 지휘 중이라고 밝히면서 촉발됐다.
검찰은 그랜드성형외과 측이 국내·외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직적으로 불법의료행위를 벌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무면허 진료 및 면허대여, 탈세 등 각종 의혹들에 대해 종합적인 수사를 예고한 것이다.
▲ 사법당국은 현재 그랜드성형외과가 국내외 환자들을 대상으로 유령수술 등 불법의료행위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무면허 진료, 면허대여, 탈세 등 의혹들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수사가 예고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이 같은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반박하는 그랜드성형외과는 ‘세이프 안전성형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사진=그랜드성형외과 홈페이지 캡쳐화면]
가장 관건이 되는 부분은 ‘유령수술’ 여부다. 환자가 전신마취제를 투여 받는 사이에 처음 약속했던 집도 의사가 아닌 급여를 따로 받는 생면부지의 의사가 대리 수술을 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유령수술 논란은 지난 2013년 12월 그랜드성형외과에서 수술 받은 강원도 삼척출신의 모 여고생이 수술을 받은 후 의식을 수개월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사망한 사건이 벌어지며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어 그랜드성형외과 출신의 모 전문의가 “병원장이 다수 고용한 치과·이비인후과 의사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유령수술이 이뤄지고 있다”며 “의사 1인당 월 20~50건 가량 유령수술을 시행한다”고 폭로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급기야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여고생 사망 직후 그랜드성형외과의 원장을 포함한 의사들을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의사회는 “무분별한 미용성형이 사망사건을 불러일으켰다”며 “일부 성형외과에서 대리수술과 면허대여 등과 같은 불법행위가 횡행하고 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이후 그랜드성형외과에서 유령수술로 인해 피해를 봤다는 피해자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 피해자는 “광대뼈와 사각턱을 교정하기 위해 수술을 받은 후 우측 턱관절에 소리가 나는 등의 문제가 생겼다”며 유령수술로 인한 피해라고 주장했다.
그랜드 성형외과 관련 각종 괴담 성행…병원 측, 사실상 취재 거부
그랜드성형외과를 둘러싼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스카이데일리가 취재한 결과 강남 성형외과 종사자를 중심으로 그랜드성형외과 관련한 각종 의혹이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 스카이데일리는 검찰이 그랜드성형외과에 대한 수사를 발표하고 같은 날 그랜드성형외과가 대한성형외과의사회를 상대로 형사고발 및 공정위 제소를 펼쳤다고 주장하자 이에 대한 입장표명과 고소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수차례 담당자와 통화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병원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안전’을 강조하는 상황이지만 검찰은 현재 그랜드성형외과를 향해 칼끝을 겨눈 상태로 전해졌다. [사진=그랜드성형외과 홈페이지 캡쳐화면]
한 성형업계 종사자는 “다른 병원을 방문한 피해 환자들이 속칭 ‘보수’를 위한 상담 과정에서 그랜드성형외과와 관련한 피해 사례를 털어놓기도 한다”며 “지난해에는 그랜드성형외과 모 의사가 환자를 수술대 위에 눕혀놓은 채 고객 상담 때문에 수술실에 들어가지 않아 혼수상태에 이르게 했다는 소문이 횡횡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종사자는 “사실 이 같은 괴담들이 확실하지도 않고 그랜드성형외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유독 그랜드성형외과 관련 소문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스카이데일리는 검찰의 수사소식에 대한 입장과 이 같은 의혹의 사실 확인을 위해 그랜드성형외과 측에 수차례 전화했으나 결국 아무런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최초 “궁금해 하는 부분에 대해 (담당자에게) 메시지를 남겨 연락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던 그랜드성형외과 직원은 그 뒤로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했다”는 말만 되풀이해 사실상 취재를 거부했다.
한편 검찰이 그랜드성형와과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던 11일 오후 일부 언론을 통해 그랜드성형외과가 대한성형외과의사회를 상대로 형사고발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언론보도에서 그랜드성형외과는 “(의사회 측이)하지도 않은 유령수술을 행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소송에 나섰다”며 “허위사실을 증명할 명백한 증거를 상당수 확보한 상태다”며 고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그랜드성형외과가 형사고발과 공정위제소를 했다는 소식과는 정반대의 입장을 내놨다. 소장을 받아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해당 의사회 측은 “이번 사건은 의사면허와 전신마취용 마약을 이용한 신종 사기사건이다”며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생체실험과 다름없는 행태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해당 의사회는 조만간 입장정리와 함께 이번 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데일리
또 그랜드성형외과 측은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포털사이트 검색어 조작, 성형수술비 담합 유도, 타과 전문의 비하,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등 불공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학회 “유령수술, 생체실험과 다르지 않아” 주장
그랜드성형외과가 대한성형외과의사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의사회 측은 “어떤 소장도 받아보지 못한 상태”라고 일축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 김선웅 이사는 “오히려 그쪽(그랜드성형외과)에서 소송을 제기해 법원에서 진실공방을 하고 싶은 마음”며 “소를 제기했다는 보도가 나간 다음날(12일) 강남경찰서 측에 집회신고까지 마친 피해 환자들의 시위가 예정돼 있었는데 이 소식을 접한 병원 측이 파장을 줄이고자 언론을 동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사건은 의사면허와 전신마취용 마약을 이용한 신종 사기사건이다”며 “집도의가 환자를 진찰조차 하지 않은 채 수술을 한다는 것은 전대미문의 사건이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김 이사에 따르면 현재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측은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준비 중이다. 해당 병원에서 근무했던 5명의 의사들이 의사회에 전달한 유령수술 내용이 담긴 근로계약서와 각종 내부문서는 물론 이 밖에 다수의 증언과 자료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는 “생명을 다루는 의사가 돈벌이에 혈안이 된 채 일면식도 없는 환자를 수술한다는 것은 윤리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생체실험이 자행되는 것과 마찬가지다”며 “의사회 측은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이번 사건의 공개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낼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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