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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수 전 삼성물산 고문은 삼성의 발전 역사와 궤를 같이해 온 인물이다. 크게 보면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로도 평가된다. 삼성그룹의 창업자 고 이병철 회장과 그의 아들 이건희 현 삼성전자 회장의 지근거리에서 사실상 헤드쿼터이자 오너 보호막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1971년 제일기획 경리(관리)과 사원으로 시작한 이 전 고문은 이후 오너의 눈에 들면서 삼성그룹의 핵심을 관장하는 ‘재무통’이자 ‘전략통’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그야말로 삼성의 발전과 그의 머리는 함께 움직이는 구도였다. 삼성의 2인자이기에 앞서 그는 대한민국 경제를 쥐락펴락할 사령탑의 위치에 있었던 셈이다. 이런 그가 삼성에 적을 두고 있으면서 외부에 자신의 회사를 운영해 왔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돼 왔다. 그 중심에 ‘다성양행’이 있다. 이 회사가 지난해 4월 엘앤비인베트스트먼트로 상호를 바꿔달더니 올 1월에는 등기부상에 이학수라는 이름이 올랐다. 앞서 다성양행은 선릉역 인근에 있는 19층짜리 현 엘앤비 타워의 토지를 매수해 소유하면서 빌딩을 신축했다. 엘앤비인베스트먼트는 이 전 고문과 부인 및 자녀 등 5명이 지분 전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엘앤비 타워가 빌딩전문 부동산업계에서 ‘이학수 빌딩'으로 불리고 있는 이유다. 이 같은 과정에 대해 이 전 고문이 삼성의 사내규정을 위반했다는 의혹과 함께 정 반대로 삼성 오너가에서 이 전 고문을 배려했다는 설 등이 상반되게 나오고 있다. 이 전 고문은 결과적으로 노후를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최소 1000억원이 넘는 테헤란로의 고층빌딩을 소유하게 됐다. 지난해 임대료·관리료·주차료 등의 수익이 54억원이었다. 스카이데일리가 테헤란로의 빌딩들 네번째 연재로 엘앤비 타워에 대한 빌딩의 매매 및 건축 등 제반 현황(상)에 이어 그 매매 배경에 얽힌 상황(하)을 현장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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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앤비 타워 ⓒ스카이데일리
이학수 전 삼성물산 고문이 ㈜엘앤비인베스트먼트의 사내이사로 대내외에 이름을 드러내 보였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법인등기사항을 확인한 결과 이 전 고문은 올 1월 25일 날짜로 사내이사 등기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전 고문은 ㈜엘앤비인베스트먼트의 실질적인 오너로 알려져 왔기 때문에 사내이사 등기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빌딩전문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등기에는 이 전 고문을 비롯해 박재용(대표이사), 이상희 씨 등 총 3명의 사내이사 외에 그동안 사내이사였던 백운주씨가 감사로 새로 취임·등기했다.
박 대표는 이 전 고문의 고향선배로 알려졌다. 또 백운주 감사는 이 전 고문의 아내이며, 이상희 이사는 딸이다.
▲ (주)엘앤비인베트스트먼트 법인 등기부등본. 사내이사로 이학수(빨간줄) 전 삼성물산 고문이 올랐다.
엘앤비 타워 토지매입 과정서 삼성 인지여부 의문
㈜엘앤비인베스트먼트의 모태는 1990년에 설립된 ㈜다성양행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의 상호는 지난해 4월 20일 변경됐다.
㈜다성양행은 2006년 3월 16일 김 모씨와 박 모씨로부터 각각 현재의 엘앤비 타워 토지를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같은 해 3월 31일 박 대표이사가 취임할 당시 이 전 고문의 부인인 백 씨는 사내이사로, 딸인 이 씨는 감사로 각각 취임했다.
그 해 8월 건물을 시공한데 이어 2년여의 공사 끝에 지난 2008년 8월 준공됐다. 주소지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890-6~7번지 일대이고, 빌딩명은 엘앤비(L&B) 타워로 명명됐다.
하지만 이 빌딩은 엘앤비 타워라는 이름 보다 오히려 부동산업계와 재계에서 ‘이학수 빌딩’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 엘앤비 타워 5층 실내전경. 2008년 준공돼 건물 전체가 대체적으로 깔끔하고 잘 정돈된 느낌을 준다. ⓒ스카이데일리
엘앤비 타워를 소유한 ㈜엘앤비인베스트먼트는 이 전 고문과 아내의 이니셜을 따서 엘앤비(L&B)로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9월 재벌닷컴이 발표한 ‘대기업 CEO 재산변동 내역 결과’ 에 따르면 당시 지분도 이 전 고문과 아내인 백운주씨 외 자녀3 명 등 5명이 각각 20%씩, 일가족이 전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이 고문의 회사나 다름이 없는 셈이다.
이후의 지분 변동사항에 대해 스카이데일리는 탐문취재와 재벌닷컴 등에 문의했지만 비상장 개인주식의 재산권이라는 이유로 확인할 수 없었다.
앞서 이 전 고문이 엘엔비 타워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 그동안 많은 의문점이 제기돼 왔었다.
이 전 고문이 땅을 매입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2006년에 그는 삼성전략기획실 실장(부회장)으로 활동하던 시기였다. 당시 이 전 고문은 삼성의 ‘제2인자’로 매우 촉망받았었던 시절이었다.
삼성그룹의 사내 윤리 규정상 임직원들은 그 때 별도로 개인회사를 설립하거나 투자할 수 없도록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삼성그룹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이 전 고문이 윤리 규정을 어기고 개인적으로 별도 회사의 실질적인 막후 오너가 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설립 배경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 전 고문은 삼성의 특검 및 세무조사 등을 받을 때 그 중심에 있었다. 그는 그 때마다 ‘오너의 방패’ 역할을 하면서 세간의 뜨거운 화제가 됐었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삼성이 이 전 고문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지원을 해 주었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이 전 고문이 삼성의 규정을 어긴 부분에 대해 삼성이 조사를 했다는 정 반대의 루머도 나돌았다.
스카이데일리가 이 과정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엘앤비인베스트먼트와 엘엔비 타워 관리실 등 현장을 방문해 취재를 요청했으나 사무실을 들어가는 것 자체가 용인되지 않았다.
다만 취재기자는 엘앤비 타워 지하 주차장에서 사진촬영 도중 박재용 ㈜앤앤비인베스트먼트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을 만났다.
하지만 그는 촬영한 사진을 모두 지워야 한다면서 협박에 준한 발언으로 사실상 취재를 거부했다.
▲ 앨엔비 타워의 지하 주차장. 이곳에서 취재기자는 엘앤비인베스트먼트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을 만났다.
그는 “이곳에서 촬영을 하면 안 된다”며 기자에게 단호한 말을 건네며 경비 관리인을 불러 사진 삭제를 지시하는 등의 행동을 취했다.
기자가 건물을 나선 이후 다시 정확한 경위를 알고자 재방문해 로비에서 퇴근시간에 맞춰 박 대표를 수 시간 기다렸으나 결국 만나지 못했다.
엘앤비 타워를 관리하는 용역업체인 RCS의 경비관리인 이 모씨는 “이 건물은 이학수 전 고문과 아내의 이니셜을 따 지은 빌딩으로 이 전 고문의 빌딩으로 알고 있다”고 확인해 주었다.
그는 이어 “이곳에서 1년 넘게 근무를 했지만 빌딩 매입 과정에 대해서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고 밝혔다.
스카이데일리는 ㈜엘앤비인베스트먼트와 빌딩 관리실 등에 거듭 전화취재를 했지만 건물매입 배경을 최종 확인하기는 불가능했다. 이에대해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상 공공연한 사실들이라고 간접 확인을 해주었다.
▲ 엘앤비 타워 정문 입구. 스카이데일리는 앤엔비 타워의 취재를 위해 사무실과 관리실 등을 방문해 의문점들에 대해 수차례 확인취재를 시도했으나 거절당했다. ⓒ스카이데일리
엘엔비 타워 지난해 매출 임대료 등 54억
엘앤비 타워는 지상 19층, 지하 4층의 강남 테헤란로에 중심에 있다. 토지 122.30㎡(369.75평), 연면적 1만3936.03㎡(4215.65평)로 선릉역 인근의 초 역세권이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르면 지난해 임대료, 관리비, 주차료 등의 수익을 모두 합해 총 매출액이 54억5000여 만원에 이른다.
이 건물의 시가는 2000억원까지 거론되기도 했지만 빌딩매매 전문가들은 1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 엘앤비인베스트먼트의 지난해 매출 및 비용관련 자료(전자공시시스템,다트)
▲ 제21(당)기:2011년 1월~2011년12월
▲ 제20(전)기:2010년 1월~2010년12월
이 전 고문은 1971년 1월 제일모직 입사를 시작으로 1998년부터 삼성 구조조정본부장과 전략기획실장을 역임하는 등 ‘삼성 2인자’ 역할을 하다가 2008년 삼성 비자금 폭로사건이 터진 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는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시절부터 지금의 이건희 회장까지 비서실 총괄을 담당했다.
일각에서는 지금의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 보다 높은 직위와 권력을 누렸던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전고문은 아내와 딸을 회사 ㈜다성양행 임원으로 취임시켰으며, 동시에 삼성에 몸담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의 ㈜엘앤비인베스트먼트를 소유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박재용 대표, 이 전 고문과 같은 고향
전자공시시스템 따르면 ㈜다성양행은 1990년 4월 10일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된 이후 증자를 거쳐 현재 자본금은 200억원이다.
㈜다성양행의 초대 대표이사는 이종백씨였다. 역대 임원중에는 크레크 볼룸 크위스트, 티모시 그래디, 미셀바버 등 미국인 7명과 기타 외국인 이사도 다수 있었다.
이어 2006년 3월 31일 박재용 대표가 취임한 이후 ㈜엘앤비인베스트먼트로 변경해 지금까지 오고 있다.
박 대표는 이 전 고문과 같은 고향인 경남 밀양태생이면서 또한 ‘삼성맨’이다.
조인스닷컴의 인물정보에 따르면 박 대표는 중앙개발 부동산 과장을 거쳐 삼성생명보험㈜에서 투자부장과 부동산사업부장 등을 맡았다.
특히 1996년 1월에서 이듬해인 1997년 12월까지 삼성물산(주) 이사대우로 재직한 이력이 있다. 이 시절 이 전 고문은 삼성화재해상보험 대표이사 사장으로 근무했다.
또한 박 대표는 1998년부터 삼성자동차(주)에서 유통개발팀장 및 현장지원팀장 이사대우를 잇따라 맡았다. 이 고문은 같은 해 4월 기업구조조정본부장에 이어 이듬해 1999년 12월에는 삼성전자의 회장실 실장(사장)을 맡은데 이어 2004년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박 대표의 경력을 보면 부동산과 관련해 해박한 지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고문은 5년차 선배인 박 대표와 함께 오랫동안 지인 관계에 있으면서 일도 함께 했을 것으로 주변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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