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현준 한터전국연합 대표(사진)와 인권 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프라인에서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은 생계를 위해서 성매매에 뛰어든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지난달 31일 성매매특별법이 헌법재판소에서 합헌판결이 나온 가운데 과연 이 법이 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성매매를 근절하는 본래 취지에 맞는지에 대한 지적이 성매매 여성 여성인권단체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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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헌법재판소에서는 성매매특별법에 대한 8번째 합헌 판결이 내려졌다. 이번 판결은 처음으로 성매매를 하는 여성이 헌법소원을 제기해 관심이 높았지만 결과는 그대로였다.
2004년 9월 실시된 성매매특별법은 2002년 군산시 유흥주점 출입문이 잠긴 채 성매매를 하던 여성들이 화재로 목숨을 잃는 사건을 계기로 제정됐다. 당시 여성들이 구금상태에서 인권침해적인 성관계가 이뤄지고 있다는 여론이 팽배했는데, 성매매특별법은 이러한 맥락위에서 성매매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성매매특별법이 과연 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성매매를 근절하는 본래 취지에 맞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성매매 여성 여성인권단체를 중심으로 나온다.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을 대변하는 한터전국연합의 강현준 대표를 만나 한국 성매매의 현주소를 들어봤다.
700억 성매매여성 지원금 어디로 갔나…“여성가족부, 장부도 없이 돈 썼다” 질타

▲ 오프라인의 경우 집창촌이 밀집돼 있고 경찰차들이 수시로 돌아다니기 때문에 일부 남성들에게 피해를 입는 여성이 소리를 질러도 다 들을 수 있다. 그래서 옆에서 장사하는 아가씨들이나 업주들이 쫒아가서 피해 여성을 도와줄 수 있는 이점도 있다는 것이 집창촌에서 일하는 한 여성의 설명이다. 사진은 부산시 609 집창촌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강 대표와 인권 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프라인에서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은 생계를 위해서 성매매에 뛰어든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지난 헌법소원에서 소송을 제기했던 여성은 한번 성매매 서비스를 하는데 2만원을 받던 노동자였다. 하지만 성매매 행위 한번으로 1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이 여성은 100만원의 벌금을 내기 위해 50번의 서비스를 해야 하는 셈이다.
헌재 판결 직전에 발표된 한 매체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성매매특별법을 폐지해야한다는 의견이 43.2%로 유지해야한다는 의견 37.4%보다 5.8%p 앞섰다.
2011년에 현대리서치연구소에서 발표한 조사에서는 성매매특별법 이후 음성 성매매 증감 여부에 대해 증가했다는 의견이 58.8%, 감소했다는 의견이 7.4%로 나타났다. 또한 당시 성매매특별법이 취지에 맞게 시행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39.6%로 그렇다라는 의견 17.5%보다 높게 나타났다.
강현준 한터 대표에 따르면 2002년 군산 유흥업소 사건 당시 성을 사고파는 사람을 처벌하는 법만 제정됐고 경찰이나 소방 관계자들이 문책당한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그는 “법 제정 당시에도 성매매업소에 있는 당사자들하고는 대화 한마디가 없었다”며 “이후 국회 회기 마지막 날이 돼서 100여건이 일사천리로 통과되는 와중에 성매매특별법도 통과가 된 것이다”고 말했다.
강 대표에 따르면 정부는 약 700억원을 성매매여성지원금으로 쏟아 부었다. 하지만 한터전국연합에 소속된 성매매 여성들은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실제로 성매매를 통해 거둬들인 세금이 성매매 여성들에게 전혀 쓰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강 대표에 의하면 만약 정부에서 성매매 여성들에게 생계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면 생계가 어려운 여성들이 집창촌에 뛰어들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 자료: CBS 설문조사, 현대리서치연구소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강 대표는 2008년 약 700억원의 성매매여성지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국민감사청구를 실시했다. 감사결과 여성가족부는 장부도 없이 돈을 썼고, 결국 각 지역에 있는 여성단체들에 남아있던 돈을 환수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강 대표는 “확실히 성매매업소가 줄어드는 추세”라며 “하지만 성매매업소가 줄어든다고 해서 결코 사회에 긍정적인 것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성을 사는 손님들은 강력한 처벌로 인해 오프라인에서 음성화된 술집, 오피스텔, 마사지 업소 등 흔히 유사성매매로 불리는 곳으로 간다는 것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프라인보다 음성 성매매가 성매매여성들에게 더 피해가 크다. 오프라인의 경우 집창촌이 밀집돼 있고 경찰차들이 수시로 돌아다니기 때문에 일부 남성들에게 피해를 입는 여성이 소리를 질러도 다 들을 수 있다. 그래서 옆에서 장사하는 아가씨들이나 업주들이 쫒아가서 피해 여성을 도와주고 빨리 도망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음성 성매매의 경우 1:1로 밀폐된 공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누군가한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실례로 한 손님이 실컷 서비스를 받고 추가 요금 없이 더 서비스를 받길 원했다. 서비스 여성이 거부하자 손님은 신고를 하겠다고 하면 성매매 여성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 대표에 따르면 이런 상황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발생한다.
최근 청주에서 성매매를 하다 적발돼 3층에서 뛰어내린 여성도 음성적인 성매매 현장이었다. 그 당시 여성은 성매매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옷을 벗은 채로 사진이 찍혀 처벌을 받게 될 상황이 되자 3층 건물에서 뛰어 내렸다. 성매매특별법이 강력히 시행되면 이런 불상사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게 된다.
UN 인권위, 비범죄화 권고…한터 “UN 인권위 제소 및 헌법소원 계속 진행할 예정”
▲ 강현준 대표는 “매년 전국 집회를 두세 번씩하고 헌법재판소 앞에서 1인 시위도 했었는데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현재 UN인권위원회는 성매매를 비범죄화 할 것을 회원국에 권고하고 있는데 강 대표는 앞으로 UN인권위에 제소하는 방향을 찾고 있다고 했다. 사진은 31일 헌법재판소 판결 직후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한터전국연합 성노동자 대표 [사진=뉴시스]
강 대표는 “그동안 매년 전국 집회를 두세 번씩하고 헌법재판소 앞에서 1인 시위도 했었는데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 “아프게 얘기하면 상대가 아프게 들어줄 줄 알았는데 상대가 우리를 비웃은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현재 UN 인권위원회는 성매매를 비범죄화 할 것을 회원국에 권고하고 있다. 강 대표는 앞으로 UN인권위에 제소하는 방향을 찾고 있다고 한다. 강 대표는 그래도 이번 판결 이후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많이 받아 고마웠다고 한다.
한터전국연합은 군산화재사건이 일어났을 때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업주들을 설득해 창립했다. 한터는 2002년 자연스럽게 사람 속으로 들어가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하나의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현재 성특법은 자발적으로 일하는 아가씨들한테는 벌금을 물리고, 업주가 억지로 영업하라고 했다하면 벌금을 안내는 식의 고무줄법이라고 한다. 또한 벌금을 내고 나면 또 다시 영업을 할 수 있다.
강 대표의 주장은 현행법이 정말로 성매매를 뿌리뽑기 위한 법인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약자인 업주들과 성매매 여성들만 피해보는 법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벌금으로 결국 정부 밥그릇만 늘리고 법안에 성노동자를 이해하는 내용은 조금도 없다”며 “결국 정부가 왕포주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강 대표는 앞으로도 계속 헌법소원과 UN인권위에 제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터에 소속된 성매매 여성들을 위한 노조를 설립해 퇴직금도 주고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
현재 성매매 여성들은 여러 남성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질병관리가 취약하지만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한터에 소속된 여성이 1500명 정도 되는데 그중 2/3이상이 건강보험에 가입해있지 않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병원에 못갈 정도로 생계가 취약한 사람들인데 정부는 여성이 팔지 못할 것을 판다는 식으로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다”며 “성매매 여성들이 탈 성매매를 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지원을 해야지 지금 법은 정부가 세금을 걷기 위한 모순투성이 법”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와 달리 경찰 당국은 단속의지를 피력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성매매특별법 합헌 결정과 관련해 성매매특별법이 합헌이 됐다고 해서 더 강화하거나 처벌 근거가 더욱더 확실하게 생긴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합헌 결정과 관계없이 이전에 단속했던 것처럼 꾸준히 단속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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