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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모화사상에 흠뻑 젖은 조선왕조는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았던 기자조선을 후조선(後朝鮮)이라 칭하고 기자를 단군과 함께 국조(國祖)로 제사지내며 역년 2000년이 넘는 조선과 단군 역사의 반을 지워버렸다. 또 무덤을 평양에 조성하고 기자릉(箕子陵) 비석을 세워 기자조선이 한반도에 존재했다는 반도사관을 확립시켰다.
은나라 말기 미자(微子)·비간(比干)과 함께 3현에 속하는 기자(箕子)의 이름은 서여(胥餘)다. 29대 문정왕의 아들로 태어나 30대 제을왕의 동생이며 31대 마지막 주(紂)왕의 숙부가 된다. 기(箕)에 봉해졌기에 기자(箕子)라고 불렸다. 주 무왕이 정변을 일으키자 기산(箕山)으로 피신했는데 그곳은 평소 자신의 봉지였다.
중국에서는 기(箕) 지역을 산서성 중부 태원(太原)시 남쪽 태곡(太谷)현이라고 한다. 태원은 원래 산서남부에서 중부로 이동시킨 지명으로 확인되고 있다. 왜냐하면 태원군은 ‘한서지리지’에서 병주(并州)에 속한다. 같은 병주에 속하는 상당군이 산서성 동남부 장자현 일대이고, 고지도에도 산서성 남부로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한서지리지’에 의하면 병주(并州)는 정북쪽에 있고 유주(幽州)는 동북쪽에 있으니 병주는 유주의 서쪽이어야 한다. 유주가 산서성 남부 일대이므로 태원은 고지도에 그려졌듯이 산서성 남부여야 옳을 것이다. 기자의 후손인 선우(鮮于)씨의 본향인 태원이 바로 이곳이다.
상당군(上黨郡)，秦置，屬并州(병주)。有上黨關、壺口關、石研關、天井關。戶七萬三千七百九十八，口三十三萬七千七百六十六。縣十四：長子(장자)，周史辛甲所封。鹿谷山，濁漳水所出(탁장수발원지)，東至鄴(업)入清漳。屯留(둔유)，桑欽言「絳水出西南，東入海」。余吾，銅鞮，有上虒亭，下虒聚。沾，大黽谷，清漳水所出(청장수발원지)，東北至邑成入大河，過郡五，行千六百八十里，兾州川。應劭曰：「沾水出壺關。」 涅氏，涅水也。襄垣，莽曰上黨亭。壺關，有羊腸版。沾水東至朝歌(조가)入淇。應劭曰：「黎侯國也，今黎亭是。」 泫氏，楊谷，絕水所出，南至野王入沁。應劭曰：「山海經泫水所出者也。」 高都，莞谷，丹水所出，東南入泫水。有天井關。潞，故潞子國。陭氏， 陽阿，穀遠。羊頭山丗靡谷，沁水所出，東南至滎陽入河，過郡三，行九百七十里。莽曰穀近。師古曰：「今沁水至懷州武陟縣界入河。此云至滎陽，疑傳寫錯誤。」
당시 상나라 도읍은 조가(朝歌)로 지금의 황하북부 하남성을 흐르는 기수(淇水) 변에 있는 기현(淇縣)이다. 기산의 현재 이름은 산서성 동남부 진성시 능천(晋城綾川)현에 있는 해발 1488미터 기자산(棋子山)으로 현재 중국 바둑의 기원지이며 기자의 기념지로 알려져 있다. 중국 자료에 의하면 이 부근에 진짜 기자묘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수경주’에서 두예가 말하기를 양국 몽현 북쪽에 있는 박벌성의 가운데 성 탕왕의 무덤이 있고 그 서쪽에 기자총이 있다(杜预曰梁国蒙县北有薄伐城 城中有成汤冢其西有箕子冢。)”와 “‘태평환우기’에서 기자총은 송성(宋城)현 북쪽 41리 30보 거리의 몽성(蒙城) 안에 있다(箕子冢在宋城县北四十一里三十步古蒙城内。)” 등이 있다.
기자가 머물렀다는 서화(西華)를 현재 하남성 남부 주구(周口)시 서북쪽 서화현이라고 하는데 서화 역시 유주(산서남부·북부하남)쪽이 아닌가 생각된다. 현재 중국의 기자묘는 ①하남성 상구현 양원구 ②산동성 하택시 조현 ③ 산서성 능천현 등 3군데 있는데 ①과 ②는 가까운 곳이다. 중국이 기자묘 비석을 세웠음에도 평양에서만 기자릉 비석이 세워져 있어 조선왕조 사대부들의 기자숭배사상을 엿볼 수 있다.
기자가 묻힌 장지에 대해 학자들 사이에는 의견이 분분하나 보편적으로 상구현 양원구에 있는 묘가 기자묘로 인식되다가 행정구역이 명·청시대에 하택시 조현으로 바뀌었는지 기자묘가 조현지(曹縣志)와 조남문헌록(曹南文献录)에도 기재돼 있다. 그런데 산서성 능천현에 있는 기자묘는 지금까지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게 기자의 시신이 묻힌 진짜 묘일 가능성이 아주 높아 보인다.
관련 중국 자료는 다음과 같다. “인근 로성(潞城)현 미자(微子)진 자북촌에 높이 6장(20m)에 점유 면적 2묘(400평)의 언덕이 있는데 그곳 사람들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기자묘(箕子墓)라 부르고 있다. 미자진은 역사적으로 미자의 봉지(송)으로 기자의 봉지와 약 150km 정도 떨어져 있으므로 만일 서로 교류가 있었다면 여러 번 방문했을 것이므로 최소한 그의 주민들이 의관총이라도 세웠을 것이다”
또한 ‘고금도서집성’ 제335권에 “기자와 이윤 묘는 (로성)현 동쪽 15리 미자촌의 북쪽에 있다. 미자촌 동쪽에는 3현인의 사당이 있고 그곳을 비간령이라고 부르는데 이를 기자묘라고 한다(「古今图书集成」第三百三十五卷 “(潞城县) 箕子伊尹墓在县东十五里微子村北。俗因微子村东有三仁庙，呼其地位比干岭，此曰箕子墓)”
기자의 활동 무대는 고죽국 백이·숙제의 활동 무대와 거의 일치하므로 산서성 남부나 멀어야 자신의 본국이 있던 북부 하남성 일대일 것이다. 기자가 자기네 땅도 아닌 멀리 하남성 남부 주구시 서화현까지 갔고 산동성 조현에 기자묘가 조성되었다는 점이 의심스러웠는데 좋은 자료를 찾게 되어 해결됐다. 이는 이어지는 기자 후손들의 활동무대과도 일치함을 느낄 수 있었다.
번조선왕이 되는 기자의 후손
46세 보을 단군 19년(B.C 323년) 번조선의 수한 왕이 후사 없이 죽자 기자의 36세손인 기후(箕詡)가 명을 받아 군령을 대행했다. 무술년 정월 읍차 기후가 병력을 이끌고 입궁해 자칭 번조선 왕이라 하고 사람을 보내 윤허를 구하매 이를 허락했다. 기후 이후 번조선의 왕위는 후손인 기욱(37세)--」 기석(38세) --」 기윤(39세) --」 40세손 기비(箕丕) 순으로 승계됐다.
특히 기비는 종실의 해모수가 일으킨 정변을 열심히 도와 그가 대권을 쥐는데 크게 기여했다. 대부여가 문을 닫고 북부여가 새로 열렸고 실세가 된 기비가 죽자 아들 기준(箕準)이 즉위했다. 그런데 기준이 번조선왕으로 있을 때 실로 엄청난 사건이 일어난다. 과연 무슨 사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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