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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안에 중국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후계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홍콩 언론 명보(明報)가 보도했다.
23일(현지시간) 명보는 중국 공산당의 중요 정책을 결정하는 제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 전회(四中全會))에서 시 주석의 후계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오는 28일 전후로 개최될 예정인 4중 전회의 주요 의제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의 견고화와 국가 통치체계·역량의 현대화’이다.
4중 전회는 5년마다 개최되는 당 대회 중간에 열리며, 이 회의에서 중대한 인사 변동이 이뤄지곤 했다.
2000년 제15기 4중 전회 때는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임명됐고, 2004년 제16기 4중 전회 때 후진타오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으로부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자리를 물려받았다.
이번에 열리는 제19기 4중 전회는 지난해 2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 규정을 철폐한 제19기 3중 전회 이후 20개월 만에 개최된다. 마오쩌둥(毛澤東) 사망 이후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가 20개월이나 열리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4중 전회는 당초 지난해 가을쯤 열려야 했지만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이달로 미뤄졌다.
그런데 이번 4중 전회 때 시 주석의 후계자가 등장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베이징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수를 현재의 7명에서 9명으로 늘리고, 시 주석의 후계자가 될 수 있는 인물 2명을 신임 상무위원으로 발탁할 것이라고 전해졌다.
신임 상무위원으로는 천민얼(陳敏爾·59) 충칭(重慶)시 당 서기와 후춘화(胡春華·56) 부총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7년 10월 19차 당 대회 때도 상무위원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들이다.
하지만 당시 이들이 모두 상무위원에 오르지 못하면서 시 주석의 장기집권 체제가 굳어진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에 시 주석의 후계자가 발탁이 된다면 기존 권력구도에 큰 변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천민얼 서기는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시 주석이 저장(浙江)성 서기였던 시절 선전부장을 맡아 현지 신문에 시 주석 명의의 칼럼 ‘즈장신위(之江新語)’ 초고를 약 4년 동안 썼다. 그 후 차기 지도자 중 선두주자로 대두되던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시 서기가 부패 혐의 등으로 2017년 7월 낙마하자 그 자리를 맡았다.
후춘화 부총리는 중국 공산당의 외곽 청년조직이자 후진타오 전 주석의 정치 기반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이다. 2012년 18차 당 대회 때 정치국원에 진입하면서 류링허우(60後·1960년대 출생 세대) 대표주자로 떠올랐지만, 시 주석 집권 이후 공청단 세력이 크게 위축되면서 19차 당 대회 때는 상무위원에 발탁되지 못했다.
중국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이 이번 4중 전회에서 후계자의 윤곽을 명확히 한다면 자신이 종신집권의 뜻을 품고 있지 않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지만, 중국 지도부 주변에서는 시 주석이 현 시점에 후계자를 정한다 해도 그의 절대 권력이 사라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명보는 “시 주석이 후계자 등장을 통해 자신이 종신집권의 뜻을 품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할 수 있다”면서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 시절 마오쩌둥이 린뱌오(林彪)를 후계자로 지정했다고 해서 마오쩌둥의 권력이 약해졌다고 믿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린뱌오는 마오쩌둥의 대약진정책(大躍進政策) 등을 적극 지지하면서 중국 공산당 정치국 2인자로 급부상했던 인물이다. 그는 국무원 부총리, 국방위원회 부주석을 거쳐 국방부장이 됐으며, 그 후 1967년 마오쩌둥·장칭(江靑)과 함께 문화대혁명을 주도했다.
하지만 1970년대 초반 마오쩌둥과 관계가 틀어지면서 아들 린위궈(林立果)와 함께 마오쩌둥 암살계획을 세웠다가 실패했으며, 1971년 9월 비행기를 타고 소련 이르쿠츠크로 망명하던 중 몽골 상공에서 추락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중국 정부는 연료 부족으로 추락했다며 일각의 미사일 격추설을 부인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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