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6º
습도 90%
전주 28º
습도 85%
광주 30º
습도 85%
)
프랑스의 한 시골 마을 주택의 부엌에 걸어둔 그림이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화가 치마부에(Cimabue)가 그린 13세기 회화 작품으로 확인돼, 300억원이 넘는 금액에 팔렸다.
27일(현지시간) BBC, 가디언 등 보도에 따르면 부엌에 걸려있던 그림은 이탈리아 피렌체파 화가인 치마부에가 1280년에 목판에 그린 회화 작품 ‘조롱당하는 그리스도’로 밝혀졌다. 이 그림은 파리 외곽 상리스의 악테옹 경매시장에서 초기 추정가의 5배가 넘는 금액인 2400만유로(약 311억원)에 낙찰됐다.
낙찰가 2400만유로는 프랑스의 미술 경매 시장에서 중세시대 회화 작품의 낙찰가로는 역대 최고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루벤스, 렘브란트, 라파엘의 작품과 함께 가장 고(高)가의 고(古)미술품 상위 10위 안에 기록됐다고 악테옹 측은 전했다.
가로 20㎝, 세로 26㎝의 목판에 그려진 이 작품은 치마부에가 1280년 예수의 수난과 십자가에 못 박히는 과정의 여덟 장면을 그린 목판 성상화의 일부로, 예수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조롱당하는 모습을 담았다.
프랑스의 미술품 감정가들은 적외선 분석법을 통해 이 작품이 치마부에가 그린 진품임을 확인했다.
이 그림은 파리 근교의 소도시 콩피에뉴에 거주하던 한 90대 여성이 집에 보관해왔다. 그러다 이사를 준비하면서 경매사 직원이 물건들을 확인하다 세상에 그 존재가 드러나게 됐다.
이 여성은 물론 가족들은 이 그림이 러시아에서 그린 성화인 줄로만 알고 부엌의 화로 위에 수십 년간 걸어뒀으며, 경매사가 발견하지 않았다면 이사할 때 쓰레기통에 버릴 뻔 했다고 말했다.
그림을 발견한 경매사 필로멘 울프는 “그림을 처음에 봤을 때, 가치가 있는 그림인 것을 알았지만 치마부에의 작품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울프는 평가를 위해 그림을 전문가에게 보여줄 것을 주인에게 권했다고 덧붙였다.
이 그림은 화로 바로 위에 걸려있었던 관계로 때가 많이 끼기는 했지만, 보존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고 악테옹 측은 밝혔다.
악테옹은 스타일, 금으로 된 배경, 목판 뒷부분의 연결 부위 등 모든 것을 종합할 때 이 그림이 치마부에가 그린 목판 성상화의 일부라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악테옹 측은 이 그림은 시장에 유일하게 나온 치마부에의 작품이라며 그 가치는 희소하다고 강조했다. 악테옹은 입찰자의 신원은 밝히지 않았지만 입찰자들 중에 외국 박물관도 있었다고 전했다.
치마부에가 1280년 예수의 수난을 그린 목판 성상화는 이번에 이 그림이 발견되기 전에는 미국 뉴욕의 프릭컬렉션이 소장한 ‘채찍질 당하는 예수’,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가 소장한 ‘두 천사와 함께 한 동정녀와 아기’만이 전해 내려왔다. 이중 ‘두 천사와 함께 한 동정녀와 아기’의 추정 값어치는 650만파운드(약 98억원)였다.
치마부에는 13세기 말에서 14세기 초까지 이탈리아 피렌체를 무대로 활동한 르네상스 시대 화가로, 비잔틴 예술의 전통을 이어받았으며 많은 피렌체파 화가들이 그의 영향을 받았다.
가디언에 따르면 치마부에가 목판에 그린 성상화는 단 11점으로, 그는 그림에 자신의 서명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1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