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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인간의 추론 과정을 모방할 수 있는 두 개의 인공지능(AI) 모델을 무료 공개한다고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허깅페이스(AI소프트웨어호스팅플랫폼)에 올라올 ‘GPT-oss-120b’와 ‘GPT-oss-20b’는 메타의 라마(Llama)와 유사한 ‘오픈 웨이트’(open-weight) 시스템이다. 데이터세트 미공개이긴 하지만 이번 웨이트의 오픈(공유)이 첨단 기술의 대중화 시대를 획기적으로 앞당길 수 있어 주목된다. 학습을 통해 형성된 AI 지식의 본체(이미 훈련된 뇌)가 웨이트라면, 학습할 때 사용한 텍스트 자료 집합 즉 그 뇌를 만든 교과서에 해당하는 게 데이터셋이다.
오픈AI사 모델 대부분이 폐쇄형이라 사용자 수정이 불가능하며 기술적 기반 정보 공개도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학습 데이터 보호와 고성능 모델의 유료화를 통해 막대한 개발 비용을 회수하려는 전략이었던 것이다. 오픈 AI사뿐만 아니라 다른 경쟁업체들 역시 마찬가지다. ‘비교적 소형이면서 효율적’이라는 게 이번에 공개된 오픈AI 두 모델의 일반적 평가다. GPT-oss-120b는 80기가바이트(GB) 그래픽처리장치(GPU) 1개로 구동되며, GPT-oss-20b의 경우 메모리 16GB가 장착된 일반 노트북에서도 작동한다.
오픈AI에서 ‘오픈웨이트 모델 공개’라는 큰 결정을 하게 된 배경엔 중국발(發) 딥시크 충격의 영향이 크다. 딥시크는 올해 초 AI 모델 ‘R1’ 등으로 전 세계 테크 업계를 강타한 중국의 스타트업이다. 딥시크=딥쇼크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무엇보다 미국의 이 방면 선구적 존재들에 비해 놀랄 만큼 저렴한 개발 비용이 충격적이었다. 중국의 기술 자립 시도가 의도치 않게 미국의 ‘기술 개방 전략’을 촉진시킨 셈이다. 딥시크 개발자들 모두 20~30대 비유학 국내파들인 점,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도 눈길을 끌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딥시크 AI 모델의 성능 대비 파격적으로 저렴한 개발비가 세상을 놀라게 한 직후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웨이트를 공개할지 논의 중임을 언급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모델들(웨이트)이 개인·기업·정부기관 저마다에 적합한 AI시스템을 구축할 때 사용되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오픈AI가 밝혔다. ‘웨이트’야말로 AI 성능 그 자체다. 이를 무료 공개하면 그 모델을 누구든 복제하거나 미세 조정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GPT-4·클로드 등은 이들 웨이트의 ‘비공개 운영’ 및 ‘독점 유지’가 기본이었다.
만일 GPT-4o 수준의 것이 공개된다면 이는 사실상 초거대 AI의 모든 것을 누구나 접근 가능한 오픈소스로 푼 것이나 마찬가지다. 라마2·3, 미스트랄, 팔콘, 젬마 등 이미 공개된 모델보다 훨씬 강력한, 공유할 수 있는 AI의 등장을 예고한 것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초거대 언어모델은 오픈AI·구글·안트로픽 등 극소수의 기업에게만 있었으나 향후 연구자·스타트업·정부·비영리 단체들도 공개된 웨이트에 기반해 독자적으로 해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방면의 글로벌 민주화로 해도 좋을 상황이다.
상업적 활용까지 허용된다면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운영비 절감형 모델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클라우드 의존도가 줄고 다양한 ‘고객 맞춤형’의 길이 열리는 것이다. 그래서 오픈AI의 ‘웨이트 공개’란 기술사적 사건을 넘어 정치·경제적 대사건일 수 있다. AI 기술이 몇몇 거대 기업에게만 독점되던 구조에서 보다 개방적이며 분산된 생태계로 옮겨가는 분기점이다. 사람으로 치면 ‘뇌’를 공유하게 되는 셈이며, 두뇌가 공유되면 ‘몸통 만들기’는 훨씬 쉽다. 공개된 웨이트를 끌어와 자신만의 챗봇을 만들고 특정 도메인에 맞춰 미세 조정하면 된다.
챗GPT 수준의 무수한 챗봇이 각 기업·개인·정부·비영리 조직 등에서 개별 운영될 시대가 가까워진 가운데 문제는 라이센스다. 완전한 오픈소스 생태계냐, 연구·비영리 목적으로만 허용되고 기업 활용엔 금지되느냐, 제한적 조건부 재학습·변형은 자유지만 혐오·폭력·선거 조작 등엔 사용 금지라든가, 또 저작권을 유지하되 비상업적 재사용엔 허용된다 등등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 범위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 가령 어떤 AI 모델에 ‘아파치2.0’ 라이센스가 허용될 경우 소비자는 독자적인 제품화·수정·재배포를 할 수 있으며 ‘원 출처 명시’만 하면 된다. 결국 오픈웨이트가 기술 공유의 출발이긴 하나 진짜 게임의 룰은 ‘라이센스’에서 판가름 난다.
따라서 향후 언론이나 전문가들 또한 ‘어디까지 자유로운 라이센스인가’를 중요하게 볼 수밖에 없다. 소규모 스타트업도 ‘GPT급’ 챗봇 제작에 나설 수 있으며 각종 전문 분야별로 특화된 챗GPT류의 AI가 다양하게 파생될 수 있다. 핵심 기술이 ‘공공재’가 돼 복제와 경쟁이 쉬워져 누구든 무료 내지 저비용의 고성능 챗봇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서비스 경쟁’ 시대가 열리게 될 터라 기존 폐쇄형 수익 모델은 경쟁력 약화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빅텍크 모델에 기댔던 스타트업들이 오픈웨이트 기반 모델로 갈아타기도 흔해진다.
다만 독점되다시피 했던 환경이 깨지기 시작했다 해서 고도화된 시스템 전체(메모리·코드 인터프리터·음성·파일 작동 등)를 바로 따라잡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웨이트를 안정적으로 빠르고 편하게 돌릴 환경 구축이 결코 만만할 리 없다. 악용 가능성도 커지므로 보안·관리 문제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또 오픈AI사가 GPT-4o 전체 웨이트 공개를 약속한 것도 아니며 향후 ‘일부 유료’ 전략을 유지할지 모른다. 오픈AI·메타·구글·미스트랄 등 하나같이 나름의 오픈·폐쇄 전략을 구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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