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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6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인이 수사기관 포토라인에 모습을 드러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부터 ‘공천개입’, ‘명품 수수’ 및 ‘건진법사 청탁’까지 무려 16개에 달하는 의혹을 받는 김 여사의 출석은 향후 특검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전 10시11분쯤, 김 여사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을 출발해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도착했다. 검정색 정장에 흰 블라우스를 갖춰 입은 그는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와 함께 특검 사무실로 들어섰다.
포토라인 앞에 선 김 여사는 짧지만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김 여사는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수사 잘 받고 나오겠다”고 했다.
김 여사는 취재진이 “명품 목걸이와 명품백은 왜 받았느냐”, “해외 순방 때 착용한 목걸이는 가짜였나”, “도이치 주가조작을 미리 알았나” 등 구체적인 의혹을 묻자, 김 여사는 “죄송하다”라는 말만 반복한 채 묵묵부답으로 조사실로 향했다.
김 여사는 이미 지난해 7월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으나 비공개 출장 조사를 통해 여론의 비판을 받은 전례가 있다. 이번 출석은 전직 대통령 부인으로서 공개 포토라인에 선 첫 사례다.
참고인 신분의 김윤옥 여사(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와 달리 김건희 여사는 피의자 신분이며, 대면조사에 임했다는 점에서 수사 강도가 다르다. 이번 출석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배우자 모두가 특검 포토라인에 서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특검 “16개 의혹 중 일부 조사… 추가 소환 불가피”
‘도이치→명태균→건진법사’ 순서로 집중 추궁
특검은 이날 오전 10시23분부터 본격적인 대면조사에 착수했다. 특검은 이날 조사를 위해 주요 혐의를 압축한 약 100쪽 분량의 질문지를 사전에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측이 영상녹화에 동의하지 않아 조사 전 과정은 영상 없이 이뤄졌다. 오전 조사(1시간 30분가량)는 인적사항 및 기본 진술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점심 식사 후 오후 조사가 재개됐다.
조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사건 재수사에 깊이 관여했던 한문혁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장검사가 투입됐으며, 주가조작 의혹을 시작으로 정치 브로커 명태균 관련 공천개입, 건진법사 청탁 의혹이 순차적으로 다뤄졌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전주(錢主)’로 자금을 댄 공범으로 지목돼 있다. 법원은 앞서 김 여사의 계좌 3개와 모친 최은순 씨의 계좌 1개가 시세조종에 동원됐다고 명시했다. 또한 2022년 재보궐 선거 당시 명태균 씨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 청탁을 받은 정황과, 여론조사 조작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함께 수사 대상이다.
김 여사는 16개에 달하는 수사 대상 의혹 가운데 이날 핵심 사건 중심으로 조사를 받았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게이트 △건진법사 청탁 외에도 △양평공흥지구 개발 특혜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삼부토건 주가조작 △공직자윤리법 위반(명품 목걸이 누락) 등 수많은 의혹이 남아 있어 추가 소환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 여사 측은 소환 전 특검에 △혐의별 분리 조사 △조사 일정 간 최소 3~4일 간격 △오후 6시 이전 종료 등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향후 조사 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여사의 추가 소환은 기정사실로 여겨지며, 심야조사 가능성은 건강 문제를 고려해 유보된 상태다. 민중기 특검팀은 “수사 원칙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혀, 조사가 본격화되는 8월 중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소환 여부도 주목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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