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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고질병으로 불리는 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영유아기에 시작되며 가려움증과 피부건조증을 주된 증상으로 한다. 가려운 피부를 계속 긁으면 상처가 생기고, 아물면서도 가려움에 긁게 되면 상처로 흉이 남기도 한다.
이런 아토피 피부염은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견에게도 발생하는 질환이다. 아토피가 생기면 피부가 붉게 변하고 심한 가려움을 동반하는 소양증이 나타난다. 가려움증을 참지 못한 반려견이 자꾸만 같은 곳을 긁으면서 피부에 상처가 남으며, 그 상처에 세균이나 곰팡이 등이 감염되면서 피부염이 발생한다.
11살 된 진돗개 다리의 반려인은 “강아지가 어릴 때부터 아토피를 앓고 있었다. 어릴 때는 아토피가 있어도 증상이 심하지 않았는데 3살 무렵부터 증상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강아지가 가려우니까 긁는데 상처가 생기고 피부염이 생기면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가슴이 아프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호소했다.
이어 “(환부를) 너무 심하게 긁으면 피가 나기도 한다. 피가 나서 통증이 느껴지니까 낑낑거리면서도 가려우니까 긁는 것을 멈추질 못한다” 며 “ 아토피가 있는 부위는 발가락, 항문, 귀인데 다른 부분은 긁기 어렵지만 귀는 긁기 쉬운 탓인지 귀 부분의 상태가 제일 심하다”고 말했다.
반려견 괴롭히는 아토피, 원인은 “알레르겐”
원광대학교 반려동물산업학과 김옥진 교수는 반려견 아토피는 “알레르겐(allergen)이라고 하는 원인물질에 노출돼서 일어난다”고 말했다. 알레르겐에 노출되면 귀·눈 등 얼굴 부위나 몸과 사지를 연결하는 이음새 부분에 가려움증을 호소하게 된다.
이상철 수의사는 “사람이 먹는 음식을 비롯한 고기와 사료 등에 첨가된 첨가물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며 집먼지 진드기 혹은 꽃가루 등 환경적인 요인이나 스트레스 등 정신적인 요인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토피는 세균이나 외부 기생충 및 곰팡이로 감염되는 일반적인 피부염과는 다르다. 아토피는 대부분 먹는 음식 성분이나 노출된 환경 물질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원인 알레르기 물질을 밝혀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치료방법도 까다롭고 심하게는 치료가 불가능하기도 하다. 김옥진 교수는 “원인 물질을 알아내도 주변에 흔한 물질이라면 반려견에 노출되지 않게 하는 것은 어려워서 치료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려견이 아토피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5살 된 리트리버 초롱이를 기르고 있는 반려인은 “초롱이가 1살 정도 됐을 때부터 아토피 증상이 생겼다”면서 “아토피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단순 피부병인 줄 알았고, 병원에서도 피부병이라고만 설명해줘서 약을 받아다 먹였는데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아토피는 원인 파악이 가장 중요하며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만성으로 진행되거나 2차 감염이 발생하면서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병원의 정확한 진단과 처치를 필수로 한다. 초롱이 반려인은 “병원에서도 피부병의 원인을 못 찾길래 2살 무렵 다른 병원으로 옮겼더니 수의사 선생님께서 아토피 증상이라고 처음 설명해 주셨다”며 “여러 방법을 써도 차도가 없었던 아토피 증세가 수의사로부터 처방받은 약을 급여하면서 차차 나아져서 본래 배와 다리, 눈가가 거뭇거뭇해지면서 심하게 번져있던 아토피가 지금은 눈가를 제외한 부분이 거의 치료됐다”고 말했다.
반려견이 아토피 증세를 보일 경우 동물병원에서는 일반적으로 면역억제제, 항체 치료제, 스테로이드를 처방해 치료를 시도한다. 아토피 주증상인 가려움증으로 인해 반려견이 환부를 긁음으로써 발생하는 2차 세균과 곰팡이 감염을 막기 위함이다.
아토피는 알레르기 반응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재발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김옥진 교수는 “동물병원 치료를 통해 가려운 소양증과 피부염증이 개선되어 치료되어도 알레르젠 물질에 노출된다면 다시 재발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확인한 알레르겐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토피 치료를 위해서는 수의사의 처방 외에 생활 습관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아토피 증상 해결책과 같이 주변 환경의 위생 상태와 청결에 각별히 신경 써 줘야 한다. 집먼지나 꽃가루, 곰팡이와 세균 등에도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주기적인 환기와 침구류 세탁 및 생활공간 청소 등을 통한 주거환경 개선도 중요하며 산책 시 풀과 잔디에 노출되는 경우도 최소화해야 한다.
반려견이 먹는 음식도 중요하다. 이상철 수의사는 “사료 외에 사람이 먹는 음식은 일체 급여하지 말아야 한다”며 “저알러지 성분의 처방식 사료를 급여해 근본적인 원인을 차단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사람에게는 옮지 않아요”…반려견·반려인 동거 환경이 아토피 발생의 원인 될 수도
반려견 아토피는 증상이 심한 경우 심한 출혈과 피부염증을 동반해 사람에게 피부병을 옮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아토피 자체가 전염성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에게 옮는 일은 없다고 이상철 수의사는 설명했다.
다만 김옥진 교수에 따르면 반려견과 반려인은 같은 공간에 거주하는 만큼 반려인에게도 아토피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김 교수는 “반려견의 건강과 주인의 건강은 서로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며 “아토피 원인 물질들이 많은 환경에 거주하는 반려견이 아토피가 발생하면 같은 공간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아토피 발생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면서 반려인의 아토피 여부는 반려견으로부터의 전염이 아닌 환경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아토피로 고생하는 반려견은 털 변색, 탈모, 피부가 검게 변색되는 태선화나 피부발적 등이 생길 수 있다. 간혹 피부에 일어나는 질환인 아토피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피부 영양제를 먹이는 반려인도 있다. 그러나 아토피는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알레르겐 원인물질 때문에 일어나는 질병이므로 영양제를 급여하는 것으로는 큰 차도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김옥진 교수는 “만약 치료제와 영양제 등에 문제 원인이 된 알레르겐이 포함된 경우 아토피가 더 심해질 수 있으니 반드시 동물병원에 방문해 수의사의 처방을 받아 급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완치는 어렵지만 “아토피에 의해 2차적으로 발생하는 피부염증을 예방하기 위해 일반 샴푸가 아닌 특수 샴푸를 쓰는 것이 좋다”며 “약용샴푸, 저알레르기성 샴푸, 지루용해성 샴푸 등의 사용이 권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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