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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둘러싼 반발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일상 회복을 목표로 시행했던 ‘위드 코로나’ 전환 시도를 사실상 철회한 후 중점적으로 시행 중인 ‘방역패스’를 둘러싼 반발의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백신접종 권고 취지에는 공감하나 국민적 희생이 요구되는 정책의 이행방식이나 효과검증 등 절차상의 허술함을 문제 삼는 여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갑작스런 정부 발표에 대다수 업장 준비조차 못 해…“계도기간 너무 짧다”
위드코로나 시행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3일 코로나19 특별방역대책 후속조치방안에서 사적 모임 인원 축소와 방역패스 확대를 발표했다. 중대본 발표 내용에 따르면 사적 모임 가능 인원을 수도권 10인, 비수도권 12인에서 수도권 6인, 비수도권 8인으로 줄인다.
방역패스 대상 시설도 확대해 기존 유흥업소 등에만 적용하던 것을 카페, 식당 등 총 16곳으로 확대했다. 다만 식당, 카페의 경우 필수 이용시설 성격이 큰 점을 감안해 사적 모임 범위 내에서 미접종자 1명까지는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해당 조치는 6일부터 적용됐고 시행 후 1주일 동안 계도기간을 거쳐 13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방역패스 시행에 돌입한 이후 스카이데일리는 일선 민생현장의 분위기를 살피기 위해 서울의 한 번화가를 찾았다. 대부분의 식당이나 카페 등에선 입장 시 명부작성과 QR코드 입력 등을 통해 정부의 방역 지침을 이행하고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곳도 더러 존재했다. 시행일이 촉박하게 정해지다 보니 기기구매 등 준비할 시간이 부족한데다 명확한 기준 등 정책 홍보가 부족한 탓이었다.
파티룸을 운영하는 김영진(가명·남) 씨는 “손님들도 방역패스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고 방역패스 여부를 확인할 시스템을 갖추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는데 정부가 정해놓은 시행일이 너무 촉박하다”며 “방역패스 때문에 안 그래도 없는 손님이 줄어들 가능성이 큰데 관련 시스템 설치비까지 추가로 들어가니 아예 문을 닫을까도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최지선(38·여) 씨는 “인원 제한이 적용되자마자 가게에 오는 손님이 줄었고 나이든 손님 중에 방역패스 확인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 아예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더러 있다”며 “손님 한분 한분이 소중한데 방역패스 시스템을 이용할 줄 몰라 포기하고 발길을 돌리거나 아예 찾지 않으니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일부 업종은 백신패스와 관련해 명확한 지침이 없어 영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인근 필라테스 학원의 경우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는데 등록이 가능하냐’고 묻자 “아직 방침이 내려온 것이 없기 때문에 확답을 줄 수 없다”며 “이미 수강을 신청한 이들 중에도 백신접종을 한 이들이 있는데 어떻게 조치해야 하는지 고민스럽다”고 답했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방역패스가 본격 시행될 경우 영업상에 어려움이 커져 종국엔 매출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바쁜 시간대에 기존에 하던 일을 하면서 손님들에게 일일이 방역패스를 안내하기 힘들고 추가 인력을 고용하자니 임금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조지현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방역패스는 매장에 방문한 고객이 2차 접종 완료자라는 것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에 사용하던 명부 작성이나 전화 ARS를 통한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기존에 쓰던 QR코드를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소비자들에게 이러한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매출 하락과 인력난으로 인해 1인 사업자로 전환한 업자가 많은 상황에서 인원 제한으로 또 매출 하락 부담이 생겼는데 여기서 인력을 고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정부에서 키오스크 도입을 권장할 때는 인력 감축을 이야기하더니 이번에는 인력을 늘릴 수밖에 없는 표리부동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 방역패스 두고 백신 안전성 우려 확산…돌파감염·오미크론 등 백신 실효성도 의문
정부의 방역패스 적용 방침은 자영업자·소상공인 외에 학부모들의 반발도 사고 있다. 정부가 내년 2월부터 12~18세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방역패스를 적용하고 대상 시설에 학원, 도서관 등도 포함시킨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청소년들이 필수적으로 이용하는 시설에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것은 안전성 우려를 뒤로한 채 백신접종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청소년 대상 방역패스 적용에 반대하는 청원이 연이어 올라온 상태다. 그 중 자신이 네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라고 소개한 청원인의 글은 약 10만명의 동의를 받았다. 해당 글을 쓴 청원인은 “학원이 마스크 벗고 취식하는 공간도 아닌데 굳이 방역패스 적용 대상에 넣은 것은 청소년 백신 접종을 늘리기 위한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느 부모가 긴급승인을 거쳐 안정성 여부가 확실치도 않은 부작용이 생겨도 정부에서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는 백신과 아이들의 목숨을 바꾸겠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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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
익명을 요구한 한 학원 원장은 “백신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으로 백신을 맞지 않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런 학생은 내년 2월부터 학원에서 받을 수가 없다”며 “미리 방역패스 여부를 확인할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문제고 학원 운영에도 직접적으로 타격이 가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방역패스 논란이 커지면서 백신접종 실효성에 의구심을 보이는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백신접종 완료자가 코로나19에 걸리는 돌파감염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일례로 90%대 백신접종 완료율을 기록하며 집단면역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진 군부대에서 돌파 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연천 소대 육군 부대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46명 중 41명이 돌파 감염이었고 지난달 강원도 화천 육군 부대에서 발생한 코로나 확진자 수 62명 중 돌파감염이 61명이었다. 지난 6일을 기점으로 코로나 군 내 코로나19 누적 돌파감염 비율은 전체 확진자 수 2531명 중 807명으로 31%를 기록해 30%를 넘어섰다.
같은날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기동대에서도 돌파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서울경찰청 제8기동단 예하 81기동대 소속 경찰관 1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확진자 전원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대학생 이현주(25) 씨는 “백신 부작용이 무서워서 백신 접종을 미루고 있었는데 방역패스가 적용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1차 접종을 받았다”며 “돌파 감염 사례들을 보면 백신이 완전한 것도 아닌데 정부가 방역패스를 통해 사실상 백신접종을 강제하는 것을 도통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최근 오미크론 변이의 증상과 치명률이 기존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백신 접종이 꼭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바이오 정보분석업체 엔퍼런스는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일반적인 감기를 유발하는 ‘HCoV-229E’ 유전자 코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유전자 코드는 기존의 코로나바이러스에는 없었지만 오미크론에서 처음 발견됐다.
논문의 공동 저자 벤키 순다라라잔은 “바이러스는 통상적으로 감염력이 높아지는 쪽으로 진화하는 대신 동시에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는 특성은 상실한다”고 말했다. 만약 오미크론 감염의 증상과 사망률이 경미한 것이 사실이라면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됐을 때 사적 모임 제한과 백신접종이 꼭 필요한지에 대한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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