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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
이대남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젠더문제를 두고 대선 후보사이에서 첨예한 대립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여성가족부(여가부) 폐지 여부를 두고 극명한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젠더문제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에 따라 지지층이 구별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여성가족부 폐지’ 7글자에 뒤바뀐 이대남 여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달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7글자가 적힌 게시물을 올렸다. 그러자 2030남성들이 주축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호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이는 최근 윤 후보의 행보가 지난해 재보궐선거 승리의 요인으로 꼽힌 이대남 표심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해 10월 여가부를 폐지하는 대신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이후 윤 후보 캠프에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등 페미니스트 성향의 인사들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된 데 이어,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윤 후보 직속기구인 새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이는 이대남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고, 이후 윤 후보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였다. 여기에 이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로 전환하는 모습까지 보이자 결국 윤 후보는 자세를 바꿨다. 그는 “젠더 문제는 세대에 따라 시각이 완전히 다른 분야인데 기성세대에 치우친 판단으로 청년 세대에 큰 실망을 준 것을 자인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실제로 최근 여가부에 대한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다. 지난달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응답자의 51.9%가 여가부 폐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응답자의 64%, 여성 응답자도 40%나 여가부 폐지에 찬성했다. 연령별로는 18∼29세에서 찬성 비율이 60.8%로 가장 높았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해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후 윤 후보의 폐지 공약과 관련해 “폐지한다, 반대한다를 넘어서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가 더 개선될 수 있는지에 대한 대안을 말해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 젠더·여성 이슈를 주로 다루는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와 ‘씨리얼’에 출연하려던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2030 남성층이 주로 사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 후보 지지자들이 “여성 표를 얻기 위해 페미니즘 또는 비슷한 부류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면 2030 남성표를 얻지 못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진통 끝에 결국 ‘닷페이스’에는 출연했지만 이 과정에서 이대남 지지층의 반발은 적지 않았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윤 후보가 여가부 폐지 글을 올린 당일 “여성가족부 강화”라고 밝혔다. 심 후보는 지난달 20일 “(여가부를) 성평등부로 개편하고 역할과 권한을 강화하여 명실상부 성평등 책임부처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여가부 존폐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2017년 대선에서는 여가부를 성평등인권부로 개편하겠다고 했다. 또 양성평등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로 격상하겠다고 했다.
한 유통관련 대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 한모 씨(34)는 “그동안 여가부가 대중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남성 역차별적인 정책을 내놔 비판을 받으면서 폐지론을 자초한 면이 있다”면서도 “모든 남성 역차별의 원인을 여가부로만 몰아가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병역 혜택에는 한 목소리
여가부 폐지 여부를 두고는 대선 후보들이 첨예한 대립을 보였지만 병역문제와 관련해 이구동성으로 봉급 인상 등 지원 확대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이 후보와 윤 후보는 병사들의 봉급 인상 문제를 두고 서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먼저 이 후보가 지난해 12월 현재 약 67만원인 병장 봉급을 2027년까지 200만원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윤 후보는 취임 즉시 이등병부터 200만원을 보장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여기에 심 후보는 12개월 의무복무하는 징집병의 경우 최저임금을 보장하며 4년 복무하는 전문병사에게 초봉 300만원을 주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안 후보는 월급 인상 대신 “국방의 의무를 다한 청년들에게 1000만원의 사회진출지원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후보들은 군복무 장병들의 복지 공약도 함께 내놨다. 이 후보는 군 생활관을 2인 혹은 4인의 소인실로 전면 개편하는 등 장병 복무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군 장병을 위한 각종 복지 정책의 경우 △군인 상해보험 시행 △군 급식체계 개선 △군복무 취득학점 인정제 모든 대학 확대 등이다. 국방부가 일부 대학과 실시하는 이 학점취득제도는 온라인 학습으로 취득 가능한 학점을 연간 12학점에서 21학점(18개월 기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밖에 군경력 호봉 인정을 의무화하고, 장병들을 위한 반값 통신요금제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군 장병 보건 강화를 위해 의료지원이 열악한 격오지에 ‘원격 의료체계’를 활용해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동식 원격진료 화상장비·의료기기·통신장비(LTE/5G/위성통신)로 구성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도 적극 추진해 장병들의 건강권 보장에 대한 국가책임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 밖에 입영 시기, 특기 등 선택할 수 있도록 입영 대상자 선택권과 입대 선호 시기 입영 인원을 확대하고, 취업 맞춤 특기병을 활성화하고 교육·병역·취업 연계 체계 강화할 방침이다.
심 후보는 복무기간을 12개월로 단축하고 2030년부터 전면 모병제를 도입할 것을 약속했다. 전 장병 무상 의료 실현과 함께 군 외상진료센터와 트라우마센터 설립, 휴대전화 사용 전면 자유화 등을 내놨다. 안 후보는 인공지능(AI) 로봇 도입으로 병사들의 과도한 보초 임무를 경감시키고, 관사병 등의 역할 영역을 정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방 철책부대에서 군 복무를 마친 이호형(39)씨는 “예전보다 (군대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열악한 환경에 처한 곳이 존재한다”면서 “군 복무기간을 인생에서 버리는 기간이 아닌 자기개발도 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심 후보를 제외한 후보들은 이대남의 관심이 높은 게임 관련 공약도 제시했다. 이들은 지난해 조작사태로 인해 홍역을 치른 ‘확률형 아이템’을 강하게 규제하겠다고 이구동성으로 밝혔다.
이 후보는 확률형 아이템 상품은 정확한 구성확률과 기댓값을 공개하도록 하고, 과도한 과금을 유도하는 컴플리트 가챠(다중뽑기)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게임사가 확률 조작 등 불공정 행위를 벌일 경우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도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와 함께 온라인 게임 소액 사기를 근절하기 위해 전담 수사기구를 설치하고, 안 후보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확률형 아이템의 경우 뽑기 확률 공개를 법적으로 강제하고, 미성년자의 게임 결제 부분에서 게임사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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