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주권 수호에 타협 없다… 中과 협력할 용의는 있어”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국제사회

차이잉원 총통 “주권·자유·민주주의 존중 때 시진핑과 협력 가능”
“대만의 민주적 자유 파괴는 전 세계 민주주의에 큰 타격”

장은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12 00:03:13

▲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대만 국경일인 쌍십절(10월 10일, 현지시간)에 총통부 앞 광장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CNN캡처]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10일(현지시간) 건국기념일 쌍십절 행사 연설에서 대만의 주권 수호에 관해서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중국과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이날 총통부 앞 광장에서 열린 기념식 연설에서 “대만 국민의 공통된 인식은 대만의 주권과 자유·민주적인 생활 방식을 수호하는 것”이라면서 “이에 대해서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대만과 중국 사이 긴장이 수십년 만에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나왔다.

대만에는 230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으며 중국 본토로부터 177km 떨어져 있다. 70년 이상 양국은 분리되어 개별적인 통치 체제로 운영되어 왔고 중국이 대만을 직접 통치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고 주장해왔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국제 무대에서도 “중국과 대만의 통일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무력 사용 배제를 거부해왔다.

차이 총통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 지도부를 향해 무력 사용 방식을 채택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당국에 “양안(兩岸: 중국과 대만) 관계에서 전쟁에 의존하는 방식이 선택 사항이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대만 국민의 주권·자유·민주주의를 존중하는 방식을 통해서만 양안 간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8월 초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당시 중국은 대만과 중국을 가르는 수역인 대만해협의 중앙선을 넘어 전투기를 파견하는 등 군사적 압박을 강화했다.

수십 년 동안 이 중앙선은 중국과 대만 사이의 비공식적인 경계선 역할을 해왔고 이를 가로지르는 군사적 침입은 드물었다.

지난주 대만 국방부 장관은 “중국 전투기나 드론이 대만 영공을 침범하는 것은 ‘선제 공격’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중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응해 방어를 강화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연설에서 “대만은 세계 민주주의의 중요한 상징”이라며 “대만 국민은 결단코 우리의 섬을 수호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국제사회는 대만의 안보를 수호하는 것이 지역의 안정과 민주적 가치를 수호하는 것과 같다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다”며 “만일 대만의 민주와 자유가 파괴된다면 이는 전 세계 민주주의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대만은 ‘비대칭적 전투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밀 무기의 확보와 생산을 늘리고 국방 의식을 강화해왔다고 밝혔다. ‘비대칭적 전투력’이란 강력한 적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전략을 말한다.

▲ 10일(현지시간) 대만의 국경절 기념식에 참석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왼쪽)과 윌리엄 라이 부통령. [사진=CNN캡처]

10일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에서 열린 국경절 기념식은 ‘민국 111년’을 기념하기 위해 거행됐다. 대만에서는 날짜 표기 시 주로 ‘민국'(民國)’을 사용하는데 이는 신해혁명 후 국민당이 중국 본토에서 수립한 중화민국의 연도를 뜻한다. 혁명을 통해 대만에서는 2200년의 제국 체제가 붕괴되고 중화민국이 수립됐다.

이 날 기념식에는 팔라우 대통령 등 대만과 정식 수교를 맺고 있는 14개국의 외빈이 참석했다. 에디 버니스 존슨 미 하원 의원도 행사에 참석했다.

정치분석가들은 시진핑 주석이 16일 시작되는 공산당 회의에서 집권을 5년 더 연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만은 향후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CNN은 전했다.

오스틴 왕 미국 네바다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중국의 압박이 앞으로 대만에게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라며 중국의 대만 정책은 더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 그는 “만일 중국 경제가 무너지고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장기간 봉쇄로 국민 불만이 증대되어 집권 정당성이 약화될 경우 시 주석은 대만 통일을 포함한 민족주의 이슈로 몰고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만 국방부 장관은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의무 군사 훈련 기간을 현행 4개월에서 더 연장할 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브 나흐만 대만청치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대만 정부는 국가 수호를 위해서 대중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도발적이 않은 방식으로 국내 방어를 구축”하면서 “양안 간 잠재적인 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군과 시민 사회 양측에서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은영 기자 e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온라인 판 스카이데일리닷컴과 32면 대판으로
매일 발행되는 일간종합신문 스카이데일리(조간)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후원자 분들께는 지면광고를 하고자 하실 경우
특별 할인가격이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