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선봉’ 성기학, ESG경영 박차 ‘지구사랑’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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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명사들(서울 용산구 한남동)]-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이동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09 18:02:56

영원무역은 국내 최초로 스키복 납품을 시작하며 아웃도어·스포츠의류·신발 등을 수출·제조·유통사업하는 기업이다. 2009년 지주사 영원무역홀딩스를 설립해 투자사업 부문을 따로 분리했다.

1990년대부터 해외 유명 스포츠 브랜드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으로 수출하며 해외에 여러 개의 생산거점을 둔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1990년대 말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국내 판권을 따낸 후 급속도로 성장했다. 당시 우리나라에 아웃도어 열풍이 불면서 ‘노스페이스’가 시장을 주도, 인기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1998년 무역의 날 1억 달러 수출의 탑을 받았다.

‘노스페이스’는 한때 청소년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학부모 사이에서는 등골이 휠 정도로 부담이 간다는 뜻의 일명 ‘등골 브레이커’라는 별칭이 붙었다.

아웃도어 제품 한우물을 파며 매출 2조8743억 원(2022년 3분기 기준)의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은 1974년 27세 때 영원무역을 설립해 1984년부터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스포츠를 좋아했으며 서울대 무역학과 재학 당시 산악부 활동을 하면서 산악용품에 관심을 가졌다. 졸업 후 가발회사로 유명한 서울통상 재직 중 패션부문으로 이동하면서 섬유패션에 발을 들였다.

그러다 한 외국인 바이어의 권유로 의류 제조·수입 판매 기업을 설립했는데 영원무역의 첫 출발이다.

성 회장은 기업 설립 후 OEM 수출과 더불어 경쟁업체들이 잘 다루지 않는 다운웨어, 스키웨어 같은 상품을 제조, 생산하며 다양한 고객층을 끌어모았다. 또한 신제품과 기술 개발에도 힘써 전문 기능성 소재 기술, 무봉제 생산기술 등을 보유했다.

고어텍스·투습방수 원단 등 기능성 소재를 잇달아 선보였고 이후 기업이 커지자 해외로 사업을 확장해 방글라데시, 중국 등 해외 공장 수 십여 곳에서 현지인 수만 명이 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으로 키웠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영원무역은 2016년 열린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에 참가하는 우리나라 국가대표 단복 제작 업체로 삼성물산 빈폴과 함께 선정되며 품질을 인정받았다.

국내 아웃도어 업계 최고에 올랐지만 안주하지 않았다. 국내에만 머무르면 성장이 정체된다고 판단하고 70대 중반이 넘은 나이에도 1년에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낼 정도로 현장 경영을 중시해왔다.

과거 외부 활동이 거의 없어 한때 ‘은둔형 경영자’로 불리기도 했으나 2014년부터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 2018년부터 국제섬유생산자연맹(ITMF) 회장을 맡아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2021년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해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영원무역은 1999년부터 20년 이상 장기적인 투자로 방글라데시 한국수출가공단지(KEPZ)를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친환경 산업 단지로 탈바꿈시켰다.

불모지에 불과하던 지역을 400여 종 250만 그루 이상 규모의 대형 조림 프로젝트를 통해 465만제곱미터(140만 평)녹지로 개발해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는 물론 현지 민간 주도로는 최대 규모인 190만t 이상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수역을 조성해 공업용수로 활용하는 등 수자원 절약에도 앞장섰다.

단순 의류 제조업체를 넘어 제품개발 및 기술력은 물론 ESG 경영까지 다방면에서 출중한 성과를 보이는 성 회장의 경영 능력에 관심이 모인다.

이동원 기자 d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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