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준석이 올린 ‘천찍자지’ 포스터, 천하람 측 “공식 홍보물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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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이준석, ‘천찍자지’ 천하람 지지포스터 SNS 업로드
“남성 성기 지칭 속어 넣어 …” 지지자 중심 ‘성적 비하 논란’
천 후보 측 “이 전 대표가 단독으로 올린 짤, 캠프와 상관 無”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2-09 17:29:37

▲9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 대표가 그가 직접 공개 지지 중인 천하람 국민의힘 당 대표 지지 발언을 하며 '천찍자지'라는 문구가 담긴 포스터를 공개하자, 2017년 대선국면에서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의 '홍찍자지'를 패러디했다는 지적과 함께 '성적 비하' 논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9일 불거졌다. [이준석 페이스북, 스브스뉴스 캡처]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국민의힘 당 대표를 공개 지지하는 ‘천찍자지’(천하람 찍어야 자유로운 정치발언 지킵니다의 줄임말) 포스터가 이준석 전 당 대표 페이스북을 통해 9일 확산하며 ‘성적 비하’와 ‘표절’ 논란이 불거졌다. 천 후보 측은 이 전 대표가 일방적으로 올린 포스터라고 밝혀왔다.

이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 대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천 후보의 당대표 후보 지지 포스터를 공개했다. 이 대표는 “가즈아 이제 시작이다”며 “알아서 만들자”며 그에 대한 공개 지지 메시지도 함께 남겼다.

이 대표가 공개한 포스터는 총 석 장으로 첫 장은 ‘천’ ‘찍’ ‘자’ ‘지’ 폰트만 붉은색으로 처리했으며, 2번째와 3번째 포스터는 포스터 제목이 ‘천찍자지’로 기재되어 있다. 남성의 성기와 음경을 표현하는 속어가 포스터 슬로건으로 담긴 것이다.

▲9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 대표는 '천찍자지'라는 내용이 담긴 천하람 당 대표 후보 공개 지지 포스터와 함께 메시지를 페이스북에 남겼다. [이준석 페이스북]

이를 두고 주요 당권주자로 올라선 천 후보에 대해 ‘성적 비하’ 논란이 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A씨(서울 강남구·49)는 “공식포스터에 경망스러운 단어를 넣은 것 같다”며 “당 대표직을 새털같이 가볍게 여기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준석 그릇이 저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B씨(서울 강남구·58) 또한 “남성의 성기를 표현하는 단어는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서나 쓸 수 있는 말이고, 동성 간에도 아주 친한 친구사이에나 쓸 수 있는 말”이라며 “집권당의 당 대표 후보가 사용 할 단어는 절대 아니다”고 밝혔다.

C씨(경기 일산·62)는 “국민의힘에 대한 애정은 하나도 없고, 지지자들에 대한 예의도 아예 없는 포스터로 보인다”고 일갈했다. D씨(경기 부천·50·여)는 “믿을 수 없다”며 “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라며 경악을 금하지 못했다.

색다르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남 창원에 거주 중인 50대 남성은 “이준석 사단의 정신 세계가 (온라인커뮤니티인)디씨(디씨인사이드)나, 펨코(에펨코리아) 시절의 20대에 멈춰있는 것 같다”며 “40이 다 돼가는 나이에 일종의 피터팬 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알렸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고 있는 40대 남성은 “관심을 받기 위한 심산이라면 나쁘지 않고 재밌게 봐 줄 수도 있겠다”며 흥미롭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19대 대선에서 화제를 모았던 홍준표 당시 후보의 유세 슬로건 중 하나였던 '홍찍자지'를 '천찍자지'가 표절한 것이라는 지적이 9일 온라인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일각에서는 ‘표절’ 논란도 불거졌다. 2017년 4월 19대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서 당시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홍준표 후보의 선거 문구 중 ‘홍준표를 찍어야 자유대한민국을 지킨다’가 있었는데, 약자가 ‘홍찍자지’였다.

당시 해당 문구가 화제를 모으며 홍 후보를 중심으로 한 ‘밈(meme,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는 이미지나 콘텐트)’이 급격하게 확산하며 ‘홍찍자지’ 슬로건이 큰 주목을 받았는데, 이 때문에 ‘천찍자지’도 ‘홍찍자지’를 따라 한 것이라는 풀이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지지자들은 “홍찍자지 코인을 천찍자지가 노린 것인가” “홍준표가 이준석에게 되레 한 대 맞은 것” “홍준표가 원조인데, 이준석이 홍보효과 노린 것 같다” “이준석이 당내 친이계 마음을 안다. 개(친이계)들 보고 찍으라는 시그널(지령)인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으며 두 슬로건의 연관 관계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천 후보자 측은 이 전 대표가 일방적으로 페이스북에 올린 포스터로서 천 캠프 측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천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성적인 것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는 문장의 줄임말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은 안해주셨으면 한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캠프 공식 포스터가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지지자들이 올려주는 홍보물 중에 재미있어 보이는 것을 페이스북에 단독으로 올린 것”이라며 “천 후보가 직접 내놓은 포스터였으면 공식발표나 보도자료 등을 통해 캠프에서 직접 발표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천 대표의 공식 포스터가 아님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