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그래픽카드(GPU·그래픽처리장치) 제조 강자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지난해 4분기 게임 부문 매출이 46% 감소했음에도 해당 분기 전체 매출과 이익이 월가의 예상치를 상회했다.
엔비디아는 올 1분기 예상 매출이 월가의 기대치인 63억5000만달러(약 8조2270억 원)를 상회해 6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는 엔비디아가 이러한 실적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한 직후 주가가 6% 이상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실적 부문에서 대부분 월스트리트의 예상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60억5000만 달러 (월가 예상치 60억2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EPS), 조정 기준: 0.88달러 (0.81달러) △데이터센터 매출: 36억2000만 달러 (38억7000만 달러) △게임 부문 매출: 18억3000만 달러 (16억 달러) △전문 디자인 시각화 솔루션 매출: 2억2600만 달러 (1억9500만 달러) △자동차 및 로봇 부문 매출: 2억9400만 달러 (2억6700만 달러)다. 괄호 안은 월가가 전망한 각 부분별 실적 예상 수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인공지능(AI)은 현재 변곡점에 있으며 모든 산업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생성형AI(Generative AI)의 다양성과 기능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생성형AI란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텍스트·음성·이미지 등 기존의 콘텐츠를 활용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인공지능 기술을 의미한다. 기존의 AI는 보통 데이터나 패턴을 학습해 대상을 이해한 반면, 생성형AI는 기존의 데이터와 끊임없는 비교 학습을 통해 콘텐츠를 만들어내 마치 사람이 만들어낸 듯한 수준의 생성물을 만들어낸다.
과거에는 미술·음악·문학과 같은 분야는 인간의 창의력에 기반한 고유 영역이라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분야라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생성형AI 기술을 활용하면 디테일한 요청 값을 입력만 하면 특정 화가의 화풍과 유사한 그림을 그려내기도 하고, 음악 작곡은 물론 시·소설 등 고차원적인 창작물도 만들어낼 수 있다. 최근 큰 화두가 되고 있는 챗GPT도 생성형AI 기술을 기반으로 발달한 영역이다.
월가에서는 오늘날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엔비디아의 성장 잠재력과 사업 기회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픈AI의 대화 전문 AI 챗봇 ‘챗GPT’,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엔진 ‘빙’, 구글의 AI 챗봇 ‘바드’ 등 플랫폿 기업들도 잇따라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생성형 AI 기술 기반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엔비디아의 그래픽 카드가 여기에 활용된다.
엔비디아는 AI 수요에 힘입어 데이터센터 매출이 2019년 4분기 9억6800만 달러에서 지난해 4분기 36억2000만 달러로 약 4배 급증했다.
하지만 게임 사업 부문에서는 다른 게임업체와 마찬가지로 매출이 감소해 지난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51% 급감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날 무렵부터 게임머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가 늘었지만 업계에서는 적정한 타이밍에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실내에 체류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 수도 함께 증가했다. 콜 오브 튜티·로블록스·포트나이트 등의 게임이 특히 인기를 끌었고, 이들 게임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고사양의 그래픽카드와 컴퓨터가 필요해 엔비디아 제품에 대한 검색량이 한 때 크게 증가했다.
팬데믹 기간에 엔비디아의 하드웨어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은 당분간 관련 장비를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엔비디아의 게임 부문 수익도 감소했다.
젠슨 황 CEO는 “코로나19 완화 이후 게임 부문 매출은 점차 회복되고 있다”며 “AI 뉴럴렌더링(2D 사진을 3D 장면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모델) 기술을 탑재한 최신의 아다(Ada) 아키텍처 기반 GPU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응이 열광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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