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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치 앞서가는 님 뒤로 그림자 길게 드리운 밤….”
가수 노사연의 노래 ‘님 그림자’의 첫 소절이다. 저만치는 저만큼과 같은 말이고 만치도 만큼과 같은 말이다. 만치도 만큼도 자립어가 아니고 의존어이다. 우리말에서 의존어로 쓰이는 단어는 조사와 의존명사·어미이다. 만치나 만큼은 조사·의존명사·어미로 두루 쓰이는 특이한 형태소이다.
먼저 ‘나만큼 잘하는 사람 있으면 나오라 그래’에서 만큼은 체언(대명사) ‘나’와 결합한 조사로 쓰인다. 그 다음 ‘나 지금 죽을 만큼 힘들어’에서 만큼은 관형어(죽을)에 기대 쓰인 의존명사이다. 마지막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니만큼 최선을 다해’에서 ‘-니만큼’은 ‘멀다’의 ‘멀(머)-’에 붙여 쓰인 연결어미이다. ‘누가 보기에도 용감하리만큼 앞장서서 내달렸다’에서 ‘-리만큼’도 연결어미이다.
조사 ‘만큼’은 ‘나만큼’처럼, 어미 ‘-니만큼’과 ‘-리만큼’은 ‘기회이니만큼’ ‘용감하리만큼’처럼 붙여 쓰고 의존명사 ‘만큼’은 ‘죽을 만큼’처럼 띄어 써야 한다.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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