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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실 때도 예절이라는 것이 있다. 이른바 주도라고 한다.
“석 잔을 원칙으로 하되 다섯 잔은 허용되며 일곱 잔은 넘을 수 없다”는 것이 가장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주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술은 석 잔을 마시고 마무리해야 한다. 다만 잔의 규격(사이즈)이 정해져 있지 않으니 참으로 융통성 있는 규정(?)이 아닌가 싶다. 해학이 넘치는 한민족이다.
술을 마실 때 쓰이는 용어 중에 두 가지 예를 들어 보면 자작(自酌·술을 직접 자기 손으로 따라 마심), 수작(酬酌·술잔을 서로 주고받음) 등이 있다. 여기서 ‘수작’이라는 용어가 유래했다.
‘수작’은 ‘남의 말이나 행동을 하찮고 좋지 않은 것으로 여겨 이르는 말’ 혹은 ‘말을 주고받음’ 등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었다. 수작의 원뜻은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 술잔을 돌리며 권하는 것’이다. 그것이 “네 수작을 보니 부아가 나는구나”와 같이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언어는 늘 변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수작부리는 것’을 ‘작업 건다’고 표현한다. 작업 건다는 것은‘일정한 목적과 계획 아래 어떤 일을 시작하려는 것’을 의미한다.
그건 그렇고, 태평양에 빠져 죽은 사람보다 술잔에 빠져 죽은 사람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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