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건전성 ‘이상 신호’… 빅5, 상반기에만 부실채권 2.2조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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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작년 연간 규모에 근접… 2017·2019년 이후 최대치 경신도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7-25 09:00:00

금리 상승 등으로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최근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상각 또는 매각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상·매각 규모는 상반기에만 작년 전체 수준에 가까웠다. 연체율과 함께 고정이하여신 비율 등 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위험 수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은 연체 기간이 3개월을 넘은 대출 채권을 고정이하(substandard)여신, 즉 부실채권(NPL)으로 분류·관리한다. 이후에도 회수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판단되면 상각(회계상 손실 처리) 또는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매각 등으로 처리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부실채권 상·매각 규모는 2조213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9907억 원)의 약 2.2배에 달하며 작년 연간(2조2713억 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특히 2분기에는 1분기(8570억 원)보다 58% 증가한 1조3560억 원의 부실채권이 상·매각됐다. 지난해 2분기(5709억 원)와 비교하면 약 2.4배에 해당한다.

일부 은행은 부실채권 상·매각 규모가 수년 새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A은행은 2분기 2703억 원의 부실채권을 상·매각해, 2019년 2분기 이후 3년 9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B은행의 2분기 상·매각액은 3619억 원으로 2019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였다. 같은 기간 매각액만 1985억 원으로 집계를 시작한 2017년 이래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은행은 대출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대출 금액의 일정 비율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따라서 통상 연체율이 오르고 부실채권이 증가할수록 메워야 할 충당금이 커지므로 은행이 굴릴 수 있는 돈도 이익도 줄어드는 셈이다.

은행이 부실채권을 상·매각하면 회계상 자산에서 제외되므로 연체율·NPL 비율은 내려간다.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는 셈이지만 단기적인 효과일 뿐이고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은행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이러한 부실채권의 대규모 상·매각으로 최근 5대 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대체로 하락(호전)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가계·기업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평균 0.29%로, 전월 말 0.33%에서 0.04%p 내렸다.

같은 기간 NPL 비율은 0.30%에서 0.25%로 0.05%p 떨어졌다. 새로운 부실채권 증감 추이를 나타내는 신규 연체율은 0.09%로 같았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한 건전성 지표는 상승(악화)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평균 연체율·신규 연체율·NPL 비율은 각각 0.29%·0.09%·0.25%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0.12%p·0.05%p·0.03%p 상승했다.

김학형 기자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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