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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정치권에서 제기된 정계 진출설에 대해 단호히 선을 그었다. 21일 국회 국방위원회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박 대령이 제기한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일 박 대령은 입장문을 통해 “저는 시작도 그러했고 지금도, 앞으로도 군인”이라며 “정치·여야·정무적 판단은 잘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고(故) 채 상병 사건이 적법하게 처리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박 대령은 “저는 충성·정의·의리밖에 모르는 바보 군인일 뿐”이라며 “앞으로도 오로지 군인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제 명예를 되찾을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건이 마무리되면 군인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남은 군 생활을 조용히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이날 입장문은 자신을 향해 제기된 정계 진출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개최가 예정된 만큼 사건 정쟁화를 사전 차단하는 셈이다.
박 대령의 정계 진출설은 여권에서 쏘아 올렸다. 13일 3성 장군 출신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자신과 군의 미래에 두고두고 해악을 미칠 일탈행동을 멈추고 당당한 군인의 길로 돌아오라’는 글을 올렸다.
신 의원은 해당 글을 통해 “수사 과정에서 사실과 법리에 기초해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음에도 이를 거부한 채 누구를 위해 3류 정치인 악습을 흉내내느냐”며 “군인이 아니라 3류 저질 정치인의 길을 걷기로 작심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신 의원은 11일에도 박 대령을 겨냥해 “3류 정치인 흉내를 멈추고 당당히 조사에 응하라”며 “순수한 군기 관련 사건을 정치 사건으로 변질시키는 어처구니없는 망동을 계속한다면 그나마 남아 있던 군 선후배와 국민의 마지막 신뢰마저 저버리는 배신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14일에는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박 대령이 군인인지 정치인인지 다소 헷갈린다”며 “본인이 처리한 결과에 대해 논란이 벌어지니 갑자기 군인 신분으로 언론에 나가 인터뷰하고 본인의 일방적 주장을 국민께 호소함으로써 정당성을 주장하는데 전형적으로 정치인들이 하는 행태”라고 겨냥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여권 공세에 나선 모양새다. 14일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젊은 병사의 죽음을 왜곡하는 것은 숨진 병사와 유가족, 국민에 대해 국가가 할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령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박 대령을 공익제보자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6일에는 채 상병 관련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해병대사령부도 방문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특별검사 요구부터 국방부 장관·차관을 비롯해 해병대 사령관까지 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채 상병이 경북 예천 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작업 중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경찰 수사는 시작도 못 한 상태다. 국방부는 경북경찰청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보고서를 받아 9일 재검토했다. 국방부는 이른 시일 안으로 재검토를 마무리하고 경찰에 사건을 이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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