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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을 읽다 보면 이해하기 힘든 우리말이 참으로 많다. ‘혁거세 거서간·남해 차차웅·눌지 마립간·유리 이사금’ 등등의 단어가 우리말인 것은 확실한데 그 의미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므로 이 책 저 책 살펴 가면서 그 의미를 파악하는 수밖에 없다. ‘계림유사’에 보면 ‘慈充(자충)’이라는 단어를 설명한 부분이 있다.
‘자충’은 “新羅東史 南解王 號次次雄 或云慈充 方言 巫也 盖神而敬畏之稱: ‘신라’ 한국의 역사에 남해왕을 차차웅이라고 하는데 혹은 ‘자충’이라고도 한다. 이것은 방언으로 ‘무당’을 이르는 말이다. 대개 신을 경외하여 이르는 말이다”고 했다. 김대문도 ‘화랑세기’라는 책에서 “차차웅은 ‘환웅’과 같은 말인데, 무당을 이른다”고 했다.
이상을 통해서 볼 때 고대 제정일치 시대에는 무당(제사장)의 권위가 위정자로서의 권위와 같았다고 볼 수 있다. 편하게 무당이라고 표현했지만, 제사장의 의미가 더 강했을 것으로 본다. 신라는 특이하게 여왕도 세 명이나 있고, 남해 차차웅도 그 누이로 하여금 시조인 혁거세에게 제사 지내게 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여성의 권위가 삼국 중에서 가장 높았던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언어를 통해 다양한 역사의 이면을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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