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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적 양심에 따라 1980년 5·18 당시 북한의 개입 여부를 추적해 온 지만원(81) 박사의 구속수감 기간이 길어지면서 애국단체를 중심으로 지 박사 석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박명규(75) 5·18역사학회장은 “지 박사의 연구와 결론은 학술적으로 매우 타당하며 훌륭하다”고 강조했다.
5·18역사학회는 학계와 언론계 인사들이 주축이 돼 5·18에 관해 연구해 온 학술단체다. 광주일고 출신으로 문화방송(MBC) PD로 일했던 박명규 회장(법학박사)은 최근 스카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와 통화에서 “5·18역사학회가 지 박사의 연구 결과를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학문 연구라는 시각에서 볼 때 연구자료들과 추론과정·결론 등이 매우 합리적이고 타당했고 연구 결과가 발표된 지 10년이 넘은 지금까지 어떤 진지한 학술적 반론도 제기되지 않아 학문적으로 정설이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지 박사의 연구가 특별히 중요한 것은 그의 연구 방법과 결과는 아무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5·18이 북한군 폭동이라는 탈북자와 정보기관 종사자 등의 증언이 많지만 현재로서는 그것이 타당함을 논증할 수가 없는 반면 지 박사의 연구는 논증이 가능하기 때문에 특정한 의도를 가진 이들이 지 박사를 박해하는 것이라는 게 박 회장의 설명이다.
5·18역사학회에 따르면 광주5·18 북한군폭동설은 지 박사가 2008년 10월20일 출판한 그의 첫 연구서 ‘수사기록으로 본 12·12와 5·18’에서 최초로 본격 제기하면서 크게 쟁점이 됐다. 특히 학회는 단순한 주장이 아닌, 누구든 검증해 볼 수 있는 학문적 연구 결과로 제시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예비역 대령인 지 박사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베트남전에 참전했으며 미 해군대학원에서 시스템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국방정보본부와 국가안전기획부에서 근무했다.
지 박사는 정부 공식 문서인 수사 기록 10만 쪽을 분석한 결과 5·18은 북한 개입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학자로서 책과 강연을 통해 연구 결과를 알려 왔다. 그러나 북한군 개입설 주장과 관련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김명수 대법원장 재임 시절인 올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돼 서울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지 박사는 1942년 11월생으로 올해 81세다.
지 박사 석방을 주장해 온 5·18역사학회는 일찌감치 성명을 내고 5·18 북한군 폭동설은 △학문적 정설이고 △행위의 결과가 관련자들의 성품에 맞으며 △국가와 국민에게 유익하다는 논지를 펴고 정부 차원의 정확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특히 행위자의 성품과 관련해선 △북한군이 폭동을 주도했고 △광주시민이 폭동에 가담치 않고 법과 질서를 지켰으며 △계엄군이 전라도민을 학살하려 한 의도가 전혀 없었고 △국가와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모두 평소 각 행위자의 성품에 알맞은 것이라고 역설하면서 광주 전라도민을 비롯한 국민 모두와 국가에 유익한 5·18 북한군 폭동설을 정부가 앞장서서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도출된 결론도 타당해 우리 사회가 자세히 알아보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국가와 국민에게 유익한 결론을 굳이 배척하는 이유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지 박사가 연구 결과를 처음 발표한 지 만 15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학술적인 반론이 없고 지 박사는 자신의 연구 결과를 전 국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국민과 함께 검토하고 토론하자고 끊임없이 제안했지만 반대론자들은 토론장에 나오는 것은 회피하고 물리적 폭력과 미디어 폭력·정치적 폭력과 법이라는 이름의 폭력으로 진실을 억누르며 국민을 협박하고 있으며 감히 말도 하지 못하게 옥죄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북한군이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한 후 정치적으로 극도로 혼란한 시기에 남한의 파괴에 나서지 않고 수수방관했다는 것은 저들의 성품에 맞지 않는다”며 “광주 전라도민은 타 도민들과 마찬가지로 법질서를 지키는 선량한 국민이고 위험한 일에 나서기를 주저하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비록 당시 전라도민이 지역적 차별을 당하고 있었지만 그 일로 광주 전라도민이 국가를 상대로 총을 들고 항쟁에 나섰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곤 “민중항쟁설은 광주 전라도민들이 총을 들고 국가를 대적해서 항쟁에 나섰다고 주장하지만 북한군폭동설은 광주 전라도민이 당시에 법질서를 지켰음을 논증하고 있다”며 또 계엄군은 △광주 전라도민을 살육하거나 해칠 의도가 당연히 없었으며 △고도로 훈련된 북한군 특수부대의 도발을 저지하는 한편 광주 전라도민의 생명을 보호했기에 국민의 군대인 국군의 성품에 잘 어울린다고 해석했다.
또한 “민중항쟁설에 의하면 5·18로 광주 전라도인들은 전두환 장군과 경상도, 소위 경상도 정권과 군대에 대해 적대감을 갖게 되지만 북한군 폭동설에 의하면 그럴 이유가 사라진다”며 “북한군 폭동설은 국가적으로도 크게 유익하다”고 했다.
5·18역사학회는 “광주5·18은 북한군이 수행한 게릴라전이었고 광주시민과 전라도민은 유언비어와 폭동 중에도 법과 질서를 지켰다는 증거들이 명백하다”면서 “그런데도 ‘북한군 폭동’만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는 자들이 많은데 5·18북한군폭동설 주장자들이 광주 전라도민은 폭동을 하지 않았다며 증거를 제시하는데도 왜 굳이 광주 전라도민이 폭동을 일으켰다고 주장하는가? 왜 광주 전라도민은 폭도가 돼야만 하는가? 왜 영·호남 갈등을 조장하려고만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학회의 이 같은 주장에는 연합뉴스 2015년 10월14일 보도도 하나의 근거가 됐다. 연합뉴스는 ‘北교과서 “南 민주화운동은 모두 김일성 교시 따른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 교과서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만큼 북한의 관심을 끈 사건도 드물다”며 “북한은 ‘주체의 기치에 따라 남조선 애국인민이 호응해 일으킨 반파쇼 투쟁 중에서 5·18광주인민봉기는 가장 성공한 인민혁명사건’이라 주장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선 가르침을 의미하는 ‘교시(敎示)’와 직접적 지령을 뜻하는 ‘지시(指示)’의 두 단어를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박 회장은 “교시가 명령이든 가르침이든 김일성의 말을 들은 자들은 모두 그의 말을 명령으로 간주할 것”이며 “게다가 김일성의 말이 전라도 광주에 잠입한 프락치들에게 전달됐다면 이때에는 당연히 명령으로 이해됐을 것으로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5·18역사학회는 “위 교과서 말고도 북한이 노출한 5·18이 북한의 공작이었음을 알 수 있는 증거들은 15개나 더 있다”며 “사정이 이런데도 다수의 애국 국민이 광주5·18과 관련해서 광주 전라도민을 심하게 비난하고 탓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매우 부당하다”며 “5·18을 전후한 10일간의 진실과 5·18의 발생원인, 5·18 관련 정치적 야합과 5·18과 관련한 전라도민의 정치적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관심을 두고 오해들을 해소하지 않는 한 이 땅에 정치적 평화는 없다”고 진단했다.
호남 지역 차별에 대해서도 일갈했다. 5·18역사학회는 “다수 국민은 광주5·18에서 광주 전라도민이 폭동을 일으켰다며 광주전라도민을 비난하는데 실제는 북한군이 전라도 광주를 무대로 폭동을 기획한 것”이라며 “왜 북한이 전라도 광주를 폭동의 무대로 삼았는가? 당시에 정권과 사회 주류가 전라도 지역민을 심하게 차별했기 때문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위대했지만 여하간 재임 중에 전라도에 대한 지역 차별이 있었고 이를 막지 못한 것은 중대한 실책이었다. 그래서 북한이 전라도 광주 지역을 폭동의 무대로 삼았는데 다행스럽게 광주 전라도민은 폭동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했다.
5·18역사학회는 광주 전라도민이 폭동에 가담하지 않은 명백한 증거로 교도소 습격을 꼽았다. 역사학회는 “뜻밖에 광주 전라도민이 폭동에 가담하지 않자 북한군은 초조해 광주교도소를 공격했다. 당시 거기에 간첩 등 좌익수 170여 명을 포함한 총 2700여 명의 죄수가 수감돼 있었다. 이들을 폭동에 끌어들이려 했던 것”이라며 “그런데 교도소 공격에 실패하고 폭동이 실패했음을 직감한 뒤 도주했던 것이다. 북한군이 도주하자 그동안 그들 주변을 서성거리던 소수의 광주지역 청년들이 도청을 장악하게 된다. 이들이 최근에 가짜 유공자를 규탄하고 있는 소위 진짜 유공자들이다. 소위 진짜 유공자는 유공자가 아니고 피해자”라고 했다.
학회는 또 “5·18 폭동을 민주화운동으로 만든 자들은 광주 전라도민이 아니라는 것이다. 노태우·김영삼정부가 만들었고 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이를 강화한 것”이라며 “다시 말하면 역대 대통령들은 정당과 국가기관과 학교와 미디어와 함께 광주5·18이 민주화운동이며, 광주시민은 억울한 피해자라고 30년 가까이 광주 전라도민을 세뇌해 온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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