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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언어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필자도 어리둥절할 때가 많다. 주로 젊은 학생들과 생활하다 보니 학생들의 용어가 튀어나올 때도 있다. 한국어학과에는 외국인이 많아 어휘 선택에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
한국 학생이 지각을 했다. 필자는 농담도 좋아하고 학생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라고 자부하기에 눈을 부라리며 “이누므 시키 왜 늦었어?” 하고 소리를 지른다. 학생은 “똥 싸고 오느라고 늦었어요. 히히”라고 대답하면서 태연하다. “어떻게 나이 먹은 녀석이 아직도 똥을 싸니?” “그럼 뭐라고 해요?” “똥을 누고 오느라 늦었습니다, 라고 해야지”라고 하면 아이들을 고개를 갸우뚱 한다. 표정을 보면 “그게 그거 아닌가?”하는 눈치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군대까지 다녀온 녀석이 똥을 싸고 다닌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싸다’는 기저귀를 차고 있는 아이처럼 의지와 상관없이 밖으로 배출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똥을 싸다’는 ‘똥을 가누지 못하고 함부로 배출하다’는 뜻이다. ‘누다’는 ‘자신의 의지로 몸 밖으로 내보내다’라는 뜻이다. 나이를 먹었으면 똥·오줌은 가릴 줄 알아야 하는데, 그것도 모르고 ‘싸고 다니는 녀석’이 대부분이니 언어를 잘못 가르친 내 탓이로다. 오호통재라!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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