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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의 ‘리짜이밍’ 열풍이 주목된다. ‘라짜이밍’이란 이재명(李在明)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중국어 발음이다. 이 대표가 중국 외교부 국장급의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났을 때 보인 저자세 논란, 지난달 초 국내 포털사이트에서의 중국 응원여론 고조 등과 겹쳐 ‘노골적 차이나게이트’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의하면 중국판 틱톡 더우인(抖音)에서 ‘李在明’을 검색하면 수십여 개 영상이 뜬다. 특히 이 대표 단식투쟁 영상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9월 게시된 영상엔 ‘좋아요’ 약 190만, 댓글이 약 21만 개. 유사한 내용의 다른 영상도 좋아요 약 117만, 댓글 약 14만 개다. 비슷한 시기 방탄소년단(BTS) 영상의 좋아요 약 6만6000개보다 3배 이상인 경우도 있다.
“그(이 대표)는 전 세계의 영웅”이라는 댓글이 눈길을 끈다. 또 다른 댓글엔 “중국인으로서 그를 존경해야 한다” 하고 “한국인들은 이런 사나이가 있음을 기뻐해야 한다”는 댓글도 보인다. 중국의 ‘리짜이밍 열풍’ 배경엔 무엇보다 ‘반일’ 코드가 존재한다. 중국공산당 주도의 현 ‘애국주의’를 손쉽게 몰아갈 논리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검찰수사망이 조여오던 8월 말 △일본 핵오염수 방류 반대 △대통령의 민생 파괴·민주주의 훼손 사죄 △전면적 국정쇄신과 개각 등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에 나섰다. 이 가운데 중국 주요 언론이 집중 조명한 것은 ‘핵오염수 반대’였다.
이에 이 대표가 주한 중국대사관을 찾아 공손한 자세로 싱 대사의 ‘일장 훈시’ 풍의 발언을 듣고 있던 사실이 재소환되고 있다. 6월 이 대표 방문을 받았을 때 싱 대사는 “한‧중 관계가 많은 어려움에 부딪혔다. 솔직히 그 책임이 중국에 있지 않다”며 “중국 패배에 베팅하면 앞으로 후회할 것”이라고 위협성 발언을 했다.
이 대표가 손을 모은 채 바른 자세로 앉아 때때로 미소 지으며 싱 대사 발언을 경청한 후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문제 대응에 목소리를 함께 내고 공동대응책도 강구해봤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배석한 민주당 참모 상당수는 싱 대사 발언을 받아 적었다. 이런 이 대표를 향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중국공산당 한국지부장이냐”고 날 선 비판을 가한 바 있다.
한편 지난달 1일 한국·중국이 벌인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 당시 포털사이트 다음(Daum) 응원페이지에선 중국팀 응원비율(119만6022명·55%)이 한 때 한국팀(99만8430명·45%)보다 더 높아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김정식 국민의힘 청년대변인은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와 미국 등 자유진영 국가에서 의심돼온 차이나게이트가 떠오른다”고 지적했다.
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중국계 이민이 많은 나라에서 벌어진 전방위적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관해 이미 다수의 보고서가 나와 국내에서 번역으로 접할 수 있을 정도다. 미국선거 개입은 이미 확인됐다. 미 국가정보국(DNI)이 2020년 대선에 중국의 구체적 개입 사실을 밝혔다.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 개입 시도 정황도 있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대만선거 개입 중단을 요구했다.
내년 4월 한국 총선에 대한 중국의 개입 가능성을 ‘음모론’으로만 여기는 게 비현실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국 측에선 사실무근을 주장하며 이 대표 측도 ‘리짜이밍 열풍은 차이나게이트 의혹과 무관하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러나 우리 정치권에선 징조를 이미 읽고 있다. 국민의힘이 한국 거주 중국인 투표권 제한 주장 등 경계를 높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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