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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에는 부당행위계산 부인규정이 있다. 부당행위계산 부인은 공평과세의 이념을 실현하고자 사법적으로 유효한 거래행위가 조세의 부당한 감소를 낳을 경우, 과세관청이 경제적 합리성의 관점에서 거래를 재구성해 재구성된 법률관계를 기초로 부당행위계산을 한 자의 소득금액을 계산해 과세하는 제도다. 특수관계자법인에게 저가로 양도한 미분양 아파트. 과연 해당규정이 적용됐을까.
처분개요
A분양사는 2006년부터 아파트 시행을 위해 토지를 매입한 후 분양사업을 시행했다. 2016년 7월29일 아파트를 준공했고 총 499세대 중 131세대가 미분양되자 2017년 12월15일 감정평가법인 B가 평가한 감정평가액 금액을 기준으로 특수관계법인 AA에게 양도했으며 쟁점분양사업과 관련해 분양수입금액을 합계 신고했다.
이에 대해 A분양사가 미분양 아파트를 특수관계법인인 AA에게 미분양아파트를 저가로 양도한 것으로 보고 2개 다른 감정평가법인을 시가로 하여 시가미달액을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을 적용하여 총수입금액에 산입하고 법인세를 추가 부과했다.
청구인주장
“일괄양도라는 거래형태나 당시 시장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고, 청구인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임의로 감정기관에 의뢰하여 산정한 가격을 그대로 ‘시가’로 보아 쟁점미분양아파트를 저가양도한 것으로 본 처분청의 이 건 과세처분은 거래형태 등 실질을 전혀 고려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과세의 근거가 매우 미비하고, 경제적 실질을 무시한 부당한 처분이다”라고 주장했다.
대규모 미분양 아파트의 저가양도는 특수관계회사에게 저가로 양도한 것이 아니라 경제적 합리성에 따른 거래라는 것이다. 분양실적이 극도로 저조한 상황에서 달리 방법이 없고 다른 매입자를 찾지 못해 불가피하게 미분양 잔여 131세대 전체를 특수관계법인에게 일괄매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세관청 주장
기존 B감정평가법인이 평가한 당초감정가액은 미분양 아파트의 시가를 합리적·객관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이 명백하고, B는 당초감정가액에서 미분양·일괄매각의 특수성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반영됐는지 입증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조사청의 의뢰에 따라 감정평가법인이 소급하여 평가한 소급감정가액은 미분양아파트의 가격을 합리적·객관적으로 감정평가한 것인 바, 이를 쟁점 미분양 아파트의 시가로 보아 한 이 건 처분은 정당하다는 것이다.
부당행위계산 부인의 기준이 되는 시가의 범위는 「법인세법」에 규정되어 있는 바, 법원은 일관되게 ‘시가’라 함은 원칙적으로 정상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된 객관적 교환가격을 의미하지만 이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한 가액도 포함하는 개념이므로 거래를 통한 교환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의 감정가격도 시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세심판원 처분
과세관청이 제출한 감정평가서에 의하면 미분양아파트 각 세대별로 비교가격을 이용하여 평가한 평가액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위 감정평가액을 산정한 것으로 나타나고, 미분양 상황 또는 일괄매매 등을 고려한 별도의 할인율을 적용하지 아니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또한, 미분양아파트가 소재한 지역은 쟁점미분양 아파트 뿐아니라 627세대가 미분양되어 ‘아파트 미분양관리지역’에 재지정되는 등 아파트 분양이 저조하였던 것으로 청구주장에 신빙성이 있으며, 준공 이후 1년 반이 경과하였음에도 미분양 상태에 있었으므로, 특수관계인이 아닌 제3자 간의 일반적인 거래라고 하더라도 매매사례에 근거하여 평가한 개별감정가액의 수준에서 거래가 이루어 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미분양아파트 131세대를 일괄매도하는 대량거래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 거래가액은 당초 분양가액에서 소정의 할인율을 적용한 가액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 할 것인 점 등에 비추어, 처분청이 쟁점미분양아파트 거래 당시 지역의 부동산시장의 상황, 대량의 미분양아파트 일괄거래라는 거래의 특수성 등을 감안하여 특수관계인이 아닌 제3자 간에 일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적정할인율을 기타요인으로 반영한 시가를 재조사 하여 그 결과에 따라 과세표준과 세액을 경정함이 타당하다 판결하였다. 즉, 청구인의 주장을 받아들인것이다.
<첨언> 위 사례와 보듯이, 부인대상인 부당한 행위 및 계산이란 궁극적으로 법인의 조세부담이 부당히 감소된 결과가 있는 것이면 해당이 된다. 반대로 말하면, 특수관계자에게 저가로 양도한다고 해서 무조건 적용된다는 것이 아니라, 저가로 양도할 수밖에 없는 합리적 근거와 시장상황이 충분하다면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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