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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 ‘제국의 꽃’ [241] 서울의 광경
전봇대가 높이 솟아 있다
최문형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2-22 06: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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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의 광무 개혁 기간은 정치·사회적인 근본적 대혁신을 가져왔다. 독일 쾰른신문 기자 지그프리트 겐테 박사는 190110월부터 190211월까지 한국 여행기를 신문에 연재했다. 그의 글에는 이 무렵 서울의 변화가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아시아의 모든 수도 중에서 이른바 대한의 황제의 소재지인 서울은 현재 가장 특이한 광경을 보여 주는 곳이다. 그 광경은 우리가 상상하는 여느 동방 군주의 수도와 완전히 다르다. 다른 한편으로는 지구상에서 두 번 다시 볼 수 없을 옛것과 새것, 야만적인 아시아적 원시 상태와 서구적 혁신 상태 사이의 날카로운 대립을 보여 준다.”
 
그의 이 평가는 광무 황제와 근왕 세력이 밤낮 없이 추진한 근대화 개혁의 속도를 반증한다. 독일인 겐테는 전통을 근본으로 삼고 새것을 참조한다는 구본신참론이 주축이 된 근대화의 실현태를 똑똑히 보았다. 그것은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특이한 광경이었다. 동시에 그는 북경·동경·방콕·상해 등 아시아의 모든 대도시를 앞지른 서울의 놀랍도록 눈부신 발전상을 묘사했다.
 
사람들이 연이은 마을의 낮은 회갈색 지붕 위로 전깃줄이 팽팽히 쳐졌다. 유치한 미신의 나라 안에 다른 세계의 전령처럼 전봇대들이 높이 솟아 있다. 이것은 전기의 개선 행진이다. 서울은 서양 여러 나라의 발명품들을 활용하여 대규모 수도 교통을 용이하게 하는 일에서 동양의 모든 대도시를 앞질렀다. 아프가니스탄의 군주에게는 카불에서 여름 성곽으로 향하는 작은 전차가 있고, 네팔의 군주 디라쥐는 카트만두 궁전을 전기등으로 치장했다. 하지만 북경도, 동경도, 방콕도, 상해도 서울처럼 전신과 전화·전차와 전기 조명을 동시에 가지지 못했다. 아침신선의 나라의 한국인에게 동양의 다른 대도시의 모습은 창피한 사건이다. 중국의 개방 항구에 온 유럽인들은 아직도 원시적 이동 수단인 인력거라는 수레를 타고 중국의 당당한 주택가를 관통해야 한다. 반면 한국인은 쌩쌩 달리는 전차를 타고 수도 서울의 움막과 초가 사이를 누비고, 밤이면 눈부신 아크등이 거대한 수도 안에 옹기종기 모인 지붕들을 비추고 있다.”
 
프레더릭 매켄지 영국 데일리메일 기자는 이렇게 서술했다.
 
모종의 대개혁들이 이루어졌다. 1894년과 1904년 사이의 시기에 이루어진 발전들은 80년대 초에 이 나라를 다녀갔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서울과 제물포 간에 운행되는 잘 관리된 현대식 철도가 있고, 다른 철도들이 계획되어 측량되었고, 이 중 일부는 공사가 착수되었다. 서울에는 전등·전차·영화 극장이 있다. 도성을 둘러싼 훌륭한 도로들이 놓여 있다. 중세시대의 많은 낡은 관습이 타파되었다. () 위생 시설이 개선되고, 해안 주변 수로를 위한 측량·해도 제작·등대 건설이 시작되었다. 상류계급의 많은 한국인들이 해외로 나가 미국 대학에서 졸업장을 받고 귀국하고 있다. 경찰은 현대적 복장을 갖추고 현대적 스타일로 훈련되었고, 작지만 근대적인 군대가 출범했다.”
 
메켄지 기자의 이 총체적인 기술은 광무개혁에 의해 물질적 발전만이 아니라 제도와 정신의 진보도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대한은 이미 주체적 근대화 과정에 깊숙이 접어들어 있었다.
 
[글 최문형 그림 박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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