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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 ‘개발’ 반대말은 ‘환경보호’가 아니다
 
▲ 김준구 산업경제부장·부국장
곤돌라 설치 문제로 서울시가 시끌시끌하다. 과거 무산됐던 남산 곤돌라 조성 사업을 서울시가 재추진하는 과정에서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시는 생태계 훼손 등 민원 사항에 대한 협의를 사전에 끝냈다며 절차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환경단체들은 여론수렴과정부터 엉성했다며 이를 문제 삼고 있다.
 
서울시는 202511월 운행을 목표로 남산에 25대의 곤돌라 설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사업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설계·시공 입찰공고도 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생태계 파괴는 물론 주변 경관까지 해칠 것이라며 반대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2006년 지정된 남산의 생태·경관 보전지역에서 곤돌라를 운행하면 남산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서울학부모연대까지 반대 투쟁에 나섰다. 곤돌라가 인근 학교 위로 다니게 되면서 학습권 침해도 심각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개발이 우선인지 아니면 환경보호가 우선인지를 두고 빚어지는 갈등은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설악산에 설치 예정인 오색케이블카 문제도 남산 곤돌라와 유사한 과정을 겪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기도 한 이 사업은 41년의 기다림 끝에 지난해 11월 한덕수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마침내 착공식을 마쳤다. 하지만 사업이 성사되기까지 도지사가 16번이나 바뀌었고 주민들의 삭발투쟁도 10여 차례나 있었다. 강원도는 케이블카가 연간 300만 명의 등산객을 분산시켜 오히려 등산로 인근의 생태계 파괴를 막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몸이 불편한 사회적 약자들의 이동권과 문화 향유권을 보장하는 것에도 의미를 뒀다.
 
세상 모든 일에 장단(長短)이 있는 것처럼 자연환경을 개발해 편의시설로 바꾸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개발에만 치중하다 보면 무분별한 환경훼손을 피할 수 없고, 반대로 환경보호만 중시하다 보면 생활 편의나 지역발전은 아예 포기해야 한다. 그러므로 극과 극으로 대립만 할 것이 아니라 적정한 절충점을 찾는 게 필요하다. 이 둘은 양립될 수 없고 어느 하나는 없어져야만 하는 불구대천(不俱戴天)의 관계가 결코 아니다. 무차별적인 환경훼손을 막으면서도 생활에 필요한 적정한 개발은 진행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개발과 환경보호 간 극단적인 대립을 보여 줬던 사건이 바로 천성산 도롱뇽 소송이다. 당시 환경단체들은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 공사를 중지시켜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고 지율스님은 무기한 단식투쟁까지 벌였다. 해당 사건은 20066월 대법원에 의해 최종 기각되면서 2년 8개월 동안 진행된 법적 공방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당시 도룡뇽을 살리겠다며 내건 소송으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발생한 사회적 비용만 수조 원이란 집계까지 나왔다.
 
개발이란 것이 원래 그 자리에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만드는 과정이다. 환경 자체가 아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에게 필요한 환경으로 변화시키는 것이자 새로운 환경으로 바꾸는 것이다. 개발로 환경이 파괴되고 없어진다는 논리만 앞세울 게 아니라 개발이 왜 필요한지부터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 무차별적인 난개발은 막아야겠지만 아무것도 짓거나 들어서선 안 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개발과 환경보호의 대립과 갈등을 줄이고 상생의 길을 모색해 보자며 생겨난 개념이 지속 가능한 개발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경제성장이 환경에 미칠수 있는 영향을 인식하게 되면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래세대가 건강한 환경과 번영하는 경제를 함께 누릴 수 있도록 균형을 찾자는 것이다. 환경단체 등 개발을 반대하는 쪽에선 환경보호는 경제성장을 희생해야만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친환경적인 설계나 자연과 어우러지는 개발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다.
 
도시계획과 환경보호의 측면에서 새로운 접근을 도입하고 있는 도시 중 하나가 웨스트민스터이다. 대기오염·녹지공간·에너지 효율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도시환경의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그리고 이 정보는 친환경 인프라 구축 및 환경보호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활용된다. 남미 대륙의 서쪽에 위치한 나라인 페루도 최근 지속 가능한 개발과 환경보호 사이의 균형을 찾기 위한 활발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심지어 페루에선 환경운동가들까지도 경제적 성장을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며 동시에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환경보호만 외치며 무작정 개발을 반대하고 나선다면 정작 우리 인간이 설 자리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산 중턱에 건설되는 아파트는 물론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다리·바다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산책로까지 이 모든 게 있어선 안 될 존재가 되고 만다. 남산 곤돌라 설치 문제에 대해서도 자연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면서 경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천성산 터널공사 당시 지율 스님은 자연환경은 곧 미래세대를 위한 것이라며 반대 논리를 폈다. 사회 기반시설과 편의시설 또한 현재의 우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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