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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번 째 3·1절 새벽 이승만학당TV에 ‘초인 이승만, 그의 인간과 정치’ (이영훈 역사비평) 동영상이 새로 올라왔다. 이승만학당 교장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3‧1정신을 이승만의 독립정신 측면에서 조명한 기존 연구의 핵심이 담긴 강의다.
골자의 2019년 3‧1절 100주년 기념 세미나 발표문과 통한다. 문재인정부 시절이던 당시 그는 3.1운동과 이승만의 자유 및 독립 정신의 관계를 논하며 말미에서 “대한민국이 길을 잃었다”며 통탄해 마지 않았다. 문 정부 시대를 이승만 및 대한민국 지우기의 절정기로 봤기 때문이다.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은 학술‧시민사회 운동으로서의 이승만 및 대한민국 바로알기의 선봉에 서 왔다. 본래 경제학자였던 2013년 그가 반(反)대한민국적 역사교육에 맞서 '대한민국 역사(나라만들기 발자취 1945-1987)'를 내놓은 것도 중요하다. 한때 조선시대 경제연구를 통해 근대적 자본주의와 자발적 근대화의 맹아를 논증하려던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유명했다.
그러나 연구의 깊이를 더할수록 기대했던 것과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했고 팩트와 학문적 진실 앞에 승복했다. 19세기 말 이래의 모든 사안이 일제의 침략과 착취·수탈 탓으로 결론지어지는 통념에 반한 논문을 연이어 내놓자 학계 주류는 반박 못한 채 그를 ‘식민지근대화론자’로 낙인찍어 외면했다. 문 정부 때 위안부‧징용공 문제가 한일관계를 최악으로 몰아 가면서 이승만학당 연구자들은 학계‧언론계 국민 여론이 합세한 맹비난 속에 고초를 겪었다.
명예회복의 신기원이 예고된 가운데 이승만학당 연구진의 지난한 노력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달 29일 속편 제작발표회를 가진 ‘건국전쟁’ 김덕영 감독에게도 풍부한 자료와 해석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승만학당의 글모음집 ‘반일종족주의’ ‘반일종족주의와의 투쟁’ 등은 우리 민족주의 사관에 갇혀 있던 근‧현대사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초인 이승만, 그의 인간과 정치’ 영상에서 이 교장은 “이승만을 초인으로 감각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초인이란 새로운 가치와 질서로서 새로운 사회를 창조하는 사람, 새 세상을 개척하는 혁명가다. 따라서 기성의 질서로부터 배척 당하는 외로운 사람이자 그 모든 배척과 매도를 극복하는 용감한 사람이다. 그러나 결국 승리한다. 그가 개척한 새로운 가치와 질서가 만인을 복되게 하는 보편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즉 혁명가 이승만의 정치철학과 역사인식은 1904년 5년7개월 만에 한성감옥을 나올 때 이미 완성돼 있었기에 남과 토론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토론할 (수준의) 상대가 없었다.” 따라서 시종일관 외로울 수밖에 없었다. 이승만에게 ‘자유인의 나라 건설’이란 군주제나 신분제 폐지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낡고 타락한 정신세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독립된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었다.
특히 이승만을 “서구 근대문명의 수입과 정착이 정신문화에서 일대 갱신을 요하는 종교적 과정이기도 하다는 것을 이해한 최초의 한국인”으로 파악한 점도 이영훈 이승만론의 한 핵심이다. 이승만은 “장차 세계가 자유의 이념과 통상의 물결로 하나가 된다”고 생각했으며 “조선인이 소생할 길은 그런 세계사의 큰 물결에 편승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후 생애에 관철된 불굴의 신념이다.
이영훈 역사비평 인식의 맥락에서 볼 때 이승만을 제외한 ‘3‧1운동사’는 다시 쓰여져야 한다. 1919년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전국 220개군 중 211개군 100여 만 명이 들고 일어난 ‘독립만세’ 봉기의 배우에 이승만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2019년 2월24일자 뉴데일리 인보길 칼럼이 “이승만의 밀서를 받고 천도교 손병희 설득에 나섰다”는 인촌 김성수의 증언을 소개한 바 있다.
1차 세계대전 종료 직후 1918년 12월 어느 날 미국의 이승만으로부터 밀서가 국내에 들어온다. ‘윌슨대통령의 민족자결론 원칙이 정식으로 제출될 이번 강화회의를 이용해 한민족의 노예생활을 호소하고 자주권을 회복해야 한다. 미국 동지들도 구국운동을 추진 중이니 국내에서도 이에 호응해주기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김성수가 송진우‧현상윤 등과 숙의 끝에 그나마 조직이 살아있는 천도교를 동원하기로 하고 지도자 손병희의 수족인 최린(보성학교 교장)을 그 제자 현상윤을 통해 설득했다. 1918년 1월 발표된 윌슨 미국대통령의 연두교서 14개조항중 ‘민족자결권’의 폭발력은 모든 피압박 약소민족을 흥분시켰다. 윌슨은 더구나 이승만의 박사학위 지도교수 아닌가. 독립이 성큼 다가올 듯한 기대감에 부풀었다.
유사한 증언을 1918년 천안에서 교사를 하던 임영신(훗날 이승만정부 상공부장관·중앙대 총장)도 하고 있다. 임명신 회고록 ‘나의 40년 투쟁사’에 따르면 낯선 행상인이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다 ‘이승만 박사’라는 한 마디에 서로의 뜻과 상황을 이해한 순간 얼싸안았다. 지하조직의 멤버였던 그 행상은 삐라를 몇 장 건네준다. 이승만 박사 지령문의 필사본이었다.
“윌슨대통령이 세계평화를 위한 14개조문을 선언했다. 그 중 하나가 민족자결권인데 이를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한민족의 분명한 의사표시가 국제적으로 속히 알려져야만 한다. 윌슨 대통령이 반드시 우리를 도울 것이다.” 임영신은 상하이를 통해서도 이승만의 메시지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1922년 워싱턴회의를 향한 ‘조선독립청원’ 노력은 실패로 끝났고 미국의 태도에 실망한 대다수 독립운동가들이 소련에 경도되는 계기가 됐다. 1923년 이승만의 ‘공산주의 당부당(當不當)’은 그런 문맥에서 나온 글이다. 러시아혁명 성공 직후 전 세계 지식인이 공산주의에 신념 내지 막연한 호감을 가지던 시절 놀라운 혜안을 보여준다. 공산주의의 본질에 대한 이만큼 알기 쉽고 명쾌한 논술은 세계사를 통틀어 전무후무하다. 그것이 증명되는 데 수십년 걸렸다.
미국·일본 밀월시대에 언젠가 양국이 충돌할 것을 내다보며 그 기회를 독립의 기회로 보고 실력양성을 주장한 이승만의 노선은 “외세 의존의 허무주의”로 비판받았다. 1941년 일제가 하와이 진주만을 공습하면서 그의 통찰과 판단력이 증명됐다. 그렇게 시작된 태평양전쟁에서 일제가 패망하자 비로소 조선 독립의 가능성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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