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조 빚’ 한전, 수력발전 전기도 ‘웃돈’ 얹어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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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LNG 때문에 올랐는데… 수력발전 구입가도 2배↑
수력발전 전기, LNG와 무관… 정산조정 계수 적용도 안 돼
수력발전 전기 초과이익 환수 못하는 한전… 혈세 부담 커져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09 11:06:40

한국전력의 부채가 200조 원을 넘긴 가운데 전기를 비싸게 사들이는 상황을 최소화해야 할 한국전력이 액화천연가스(LNG)와 관련 없는 발전원에서 생산한 전기도 비싸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LNG 가격이 폭등하면서 국내 발전사들의 전력 도매 가격(계통한계가격·SMP)이 급등한 가운데 LNG와 무관한 수력발전 등 발전원의 도매가격도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전력은 전력거래소를 통해 발전사들이 생산한 전기를 구입하고 있다. SMP는 시간대별 가장 비싼 연료를 사용한 발전원을 기준으로 결정되는 구조다. 예컨대 초기에는 값싼 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다가 수요가 점점 증가하면 비싼 연료를 사용하는데, 그 시간대 SMP는 가장 비싼 발전원의 가격을 반영한다.

전력 수요가 최대치에 다다랐을 때 사용하는 가장 비싼 연료는 국내 주류 발전원으로 자리 잡은 LNG다. 싼값에 전기를 생산하더라도 LNG 발전이 가동되는 같은 시간대 생산된 전기는 LNG 가격에 연동돼 SMP가 결정된다. LNG 가격이 오르면 SMP도 상승하는 구조다.

문제는 LNG와 무관한 수력발전과 같은 발전원의 도매가격도 함께 오른다는 데 있다. 한국전력의 발전원별 구입단가 통계를 보면 수력발전 구입단가(원/kWh)는 △2019년 107원 △2020년 81원 △2021년 107원에서 2022년 210원으로 급증했다.

LNG와 무관한 수력으로 만든 전기를 한국전력이 평소보다 웃돈을 얹어 비싼 값에 사온 셈이다. 이에 한국수자원공사의 수력발전 매출은 1000억 원 중후반대에서 머물다가 수력발전 구입단가가 크게 뛴 2022년엔 4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심지어 수력발전은 정산조정계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내 발전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고, 주요 수력발전 사업자인 한국수자원공사가 한국전력의 자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2008년 정산조정계수가 도입될 당시 대상을 일정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한정한 바 있다.

정산조정계수는 한국전력이 발전 공기업 자회사로부터 전력을 구매할 때 생산한 전력에 적용하는 일종의 할인율이다. 연료비가 저렴한 발전원이 원가에 비해 엄청난 이익을 가져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초과 이익을 환수하는 일종의 장치인 셈이다.

실제로 정산조정계수가 적용되는 원자력의 경우 SMP가 급등해도 평균 전력 거래가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이에 한국전력의 부채가 200조 원을 넘긴 상황에서 전기를 비싸게 사들이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수력발전 역시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기업인 한국전력이 막대한 부채와 적자를 끌어안은 채 운영된다면 결국 국민 혈세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