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3º
습도 90%
청주 25º
습도 85%
전주 25º
습도 90%
)
자산운용사들이 연초 비만치료제 등 시장에서 주목하는 종목으로 구성한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ETF 시장이 130조 원으로 커진 상황에서 평범한 ETF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게 이를 유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ETF 수수료율 경쟁이 치열해 자산운용사 간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요 자산운용사 8개의 지난해 순이익은 6915억 원으로 전년(7619억 원) 대비 9.2% 감소했다. 운용사별로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년 전보다 20.7%, KB자산운용은 7.9%를 감소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키움투자산운용도 –0.7%·-0.1%의 순이익 감소율을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각각 2.9%, 4.2% 오르는 데 그쳤다.
실적 부진 속에서 운용사는 ETF를 연초 대거 쏟아내고 있다. 1·2월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는 25개로 전년동기(12개)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 기간 역대 최대치다. 작년 말 121조657억 원이던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달 29일 132조8963억 원으로 10조 원 넘게 불어났다.
삼성·KB·미래에셋 비만치료제 ETF 출시
올해 들어 눈에 띄는 점은 이색적인 테마형 ETF 출시다. 운용사는 주가지수 등을 단순히 추종하는 패시브 ETF가 아닌 특정 테마의 종목을 묶은 액티브 ETF로 시장에 소구하고 있다.
운용사들이 주목한 테마는 비만치료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29일 ‘TIGER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 ETF를 신규 상장했다. 이 ETF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는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를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투자 비중은 일라이릴리·노보노디스크에 각각 28%씩 총 56%다. 나머지는 아스트라제네카·머크·암젠·로슈·화이자 등 비만치료제 관련 매출이 발생하거나 연구개발(R&D)을 진행하는 글로벌 상장사 8곳에 넣는다.
비만치료제 ETF를 내놓은 운용사는 더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달 27일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 ETF를 선보였다.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에 최대 56% 비중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미래에셋과 다른 게 있다. 나머지 44%를 아스트라제니카 등 비만 신약을 개발 중인 글로벌 제약사뿐 아니라 룰루레몬 등 피트니스·행동치료 업체에 투자한다는 사실이다.
ETF 선두기업인 삼성자산운용도 비만치료제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14일 운용사 중 처음으로 비만치료제 기업으로 구성된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Plus’ ETF를 내놨다.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를 각각 25%씩 담아 앞선 ETF보다 두 기업의 비중이 가장 낮다. 질랜드 파마 등 기술수출 기대감 등으로 잠재 성장률이 높은 강소 제약사 4개를 담은 것도 특징이다.
 |
|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
3위권 진입을 노리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선보였다. 1월 말 내놓은 ‘ACE KPOP포커스’ ETF로 음원·음반 사업과 공연 활동 등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기업 중 10개를 선별했다. 에스엠(비중 27.14%)·하이브(24.83%)·JYP엔터(23.19%)·와이지엔터(18.78%) 등 소위 ‘4대 기획사’라고 불리는 엔터테인먼트사 4곳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중소형 운용사도 이색 ETF를 출시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반도체 전공정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SOL 반도체전공정’과 후공정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SOL 반도체후공정’ ETF를 출시했다. 포트폴리오를 국내 반도체 핵심 기업 10개로 각각 구성한 게 특징이다.
현대자산운용은 공모주 투자 열기를 활용한 ETF를 내놨다. 지난달 27일 상장한 ‘UNICORN 포스트IPO액티브’ ETF다. 기업공개(IPO)를 거친 신규 상장기업 중 과열이 해소되고 다시 오를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1월 말 글로벌 금 채굴 관련 51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 ETF를 출시하며 이목을 끌었다.
낮은 수수료율은 숙제… 0.09% 이하 181개
운용사들이 이색적인 테마형 ETF에 주목하는 이유는 차별화다. 기존 시장에 있는 테마·섹터형 상품이나 지수 추종 상품으로는 출시 효과를 거두기 힘들기 때문이다. 투자자의 이목을 끄는 점도 영향이 크다. 실제로 연초 이후 지난달 29일까지 2차전지 테마형 ETF인 ‘KODEX 2차전지산업’의 거래대금은 1조9679억 원으로 전체 ETF 중 10위에 올랐다. 반도체 업체 10개사를 선별해 구성한 ‘TIGER Fn반도체TOP10’ 거래대금은 1조 5996억 원으로 전체 11위였다.
다만 ETF 상품에 대한 수수료율이 낮아 수익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TF 전체 837개 상품의 보수는 지난달 29일 기준 평균 0.31%로 작년 2월 말(0.32%) 대비 0.1%p 내려갔다. 총보수를 0.09% 이하로 책정한 ETF 상품도 181개나 달했다. 국내 전체 465개 자산운용사의 수수료수익은 지난해 3분기 9854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85억 원 줄어들었다.
ETF 경쟁 속에서 자산운용사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블랙록·뱅가드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같이 ETF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가며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는 운용사는 수익이 증대될 수 있지만 거기에 대응하지 못한 자산운용사는 조금 어려워질 수 있다”며 “ETF에만 매달리기보다는 대체투자라든지 투자 자산군을 다변화하는 차별화 노력을 병행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