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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을 두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두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11일 방산·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4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HD현대중공업을 고발했다.
KDDX는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2030년까지 미니 이지스함(6000t급) 총 6척을 발주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비만 총 7조8000억 원이 투입된다.
KDDX는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초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맡고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진행하는 가운데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를 수행할 기업을 선정하는 입찰이 올 하반기 진행된다.
보통 기본설계를 한 업체가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를 맡는데 이번 KDDX 사업은 기본설계 업체 선정 과정에서 기밀 유출 문제가 발생했다.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2013∼2015년 해군본부 함정기술처에서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만든 KDDX 보고서 등을 취득해 회사 내부망에 공유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방사청은 2025년 11월까지의 군함 입찰에서 HD현대중공업에 보안 감점 1.8점을 주는 징계를 내렸다. 이와 별도로 HD현대중공업의 KDDX 입찰 제한 여부를 판단하는 계약심의위원회도 1월 열렸다.
다만 위원회에서 방사청은 ‘청렴계약 위반’에 해당하는 임원 개입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이유로 징계가 아닌 행정지도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의 KDDX 입찰 참여가 가능해졌고 한화오션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HD현대중공업을 고발했다.
이번 사태는 두 기업 간 방산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수면으로 떠오른 경우다. 국내 대표 방산그룹인 한화는 작년 조선업체 ‘빅3’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했다.
한화오션은 한국형 구축함 KDX-I의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를 맡았고 KDX-II·III의 후속함도 건조했다. 잠수함 분야에서는 장보고-Ⅰ·Ⅱ·Ⅲ를 모두 수주했다.
한화그룹은 방산 부품을 생산하는 한화시스템 등과 한화오션을 수직계열화해 시너지를 도모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처럼 그룹 미래 전략이 달린 분야에서 경쟁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좌시할 수 없다고 판간해 한화오션이 고발이라는 이례적으로 강한 대응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세계 1위 조선업체인 HD한국조선해양의 계열사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서도 군함사업은 핵심 먹거리 사업이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까지 102척의 수상함을 건조해 실적 면에서 한화오션을 앞서고 있다. 또 수상함 연구개발 엔지니어를 180명 이상 동원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조선소도 갖추고 있다. ‘전투체계 통합 및 운영시험 능력팀(ITT)’도 운용 중이다.
한국 최초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을 포함해 국내에서 건조됐거나 건조 예정인 이지스함 6대 중 5대를 수주하기도 했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은 기밀 유출에 따른 보안 감점으로 작년 울산급 배치-Ⅲ 수주전에서 한화오션에 사업권을 내줬다. 이에 따라 국내 특수선 수주잔고도 내년 1월경엔 이지스함 배치-Ⅲ 1척만 남게 된다. 그만큼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서도 이번 KDDX사업은 사활이 걸려 있는 문제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필리핀 등이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물량을 해외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수출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모두 KDDX 수주가 향후 수출 시장 선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KDDX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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