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전문가칼럼
[조우석칼럼] ‘보수 정론’ 조선일보 논조 왜 망가졌을까
DJ 집권 직후 요직에 특정 지역·고교 라인 포진
안병훈·인보길 콤비의 지면 제작 시절 기백 상실
주필 지낸 김대중·강천석부터 붓 꺾는 개혁 필요
조우석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3-26 06:30:40
  
▲ 조우석 평론가·전 KBS 이사
조선일보는 언제부터 흔들렸을까자유민주주의 깃발을 높이 드는 대신 양극단을 배제한 중립 신문의 흉내를 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주필 양상훈이 광화문 태극기 세력을 대놓고 모독·조롱하는 칼럼을 버젓이 싣는 걸 지켜보면서 새삼 드는 질문이다지난주 역대 주필 김대중·강천석·송희영의 흑역사를 훑어본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세워지지 않았듯이조선일보에 망조가 든 것도 30년 가까운 세월에 걸친 일이라는 걸 확인한 것이다그래서 오늘은 조선일보 비판 제2탄이다밝히지만 이 글은 양상훈 따위를 비난하거나 특정 신문에 대한 명예훼손에 관심이 있지 않다총선을 코앞에 둔 지금도 수면 아래서 맹렬하게 진행 중인 체제 전쟁의 와중에 피아 구분부터 해 보자는 제안이 이 칼럼의 목적이다.
 
크게 보면 송희영 필화사건이 촉발시킨 조선일보의 정체성 시비는 비상대책위원장 한동훈이 이끄는 국민의힘 문제와 썩 닮은꼴이다그 당은 더불어민주당 공천 탈락자와 운동권 출신까지 마구잡이로 끌어들이지만 도태우 한 명을 품을 수 없는 구조다사실상 중도 정당이란 뜻이다보수당의 위기는 1990 3당 합당 때부터 시작되었다건국·산업화를 이끌어 온 정치 세력이 그때 전후해 실종됐다.
 
조선일보의 위기도 그때부터다발행 부수 200만 부를 말하던 절정기에 벌써 정체성의 위기가 그 신문을 덮쳤다상징적 사건이 1995 ‘이승만과 나라 세우기 전시회’ 기획이었다. 40만 관객을 그러모으면서 현대사의 거인 이승만을 모두의 마음에 아로새긴 기념비적 전시회였다다큐영화 ‘건국전쟁에 앞선 현대사 부활의 신호탄이기도 했다그러나 안병훈 당시 편집인이 그걸 기획했을 때 조선일보 구성원 거의 모두가 반대했다.
 
뜬금없이 왜 이승만이냐?” “발행 부수 떨어진다는 등등의 이유에서였다이게 뭘 말해 주는가대한민국 현대사에 대한 확신을 조선일보 구성원들이 공유하지 못했다는 뜻이다당시 방우영 회장이 오케이하면서 비로소 전시회가 가능했지만 실은 지면도 그때 이후 휘청댔다요즘 조선일보? 1980~90년대 안병훈·인보길 콤비가 지면 제작을 하던 당시의 기백을 요즘엔 찾아볼 수 없다특종도 몽땅 사라졌다.
 
조선일보 출신인 고(이도형(1933~2020)도 생전에 그걸 내게 반복해 귀띔해 줬다. “동경특파원으로 있던 1980년 무렵 잠시 귀국하면서 확인하곤 했지만 편집국 분위기가 전과는 달랐다당시 막 입사한 기자들이 더욱 그랬다.” 주사파 운동권의 시대인 1980년대를 버텨 내지 못했다는 뜻이다이번에 사고 친 양상훈은 1980년대 중·후반에 입사했다.
 
그럼 그게 전부일까구체적으로 어떤 요인이 조선일보를 박살낸 것일까결정적 암초는 좌파 대통령 김대중 등장 이후 호남 인맥의 대거 등장이다조선일보는 좌파 권력과의 암묵적 교감 속에서 혹은 음험한 뒷거래를 통해 호남 출신을 편집국 요직에 앉히는 악수를 잇달아 뒀다전직 주필 강천석의 등장을 그래서 주목해야 한다.
 
그는 오래 전 그 신문을 장악한 호남 특정 고교 라인의 핵심이다실제로 그의 득세를 전후해 조선일보는 김대중(DJ) 비판을 자제하는 등 빠르게 망가지기 시작했던 게 사실이다즉 그가 편집국장이 된 건 1998년 말이다김대중이 대통령이 된 건 그해 초다이후 강천석은 2005년 주필직에 올랐는데 조선일보 지면은 비가 줄줄 새고 있었다.
 
강천석의 후임이었던 구악(舊惡기자 송희영도 호남 출신이다그뿐인가조선일보 출신으로 훗날 TV조선 대표를 지낸 김민배지금도 TV조선에 있는 진도 출신 O기자까지 두루 호남 라인이다. O기자는 특히 야당 정치인 박지원과 절친이라고 소문이 다 났다전에 한때 ‘광주일고 3인방’ 얘기가 편집국에 돌아다녔다는데그러고도 신문 지면이 잘 나올 수 있을까?
 
실은 방씨의 오너 일가부터 그들의 손에 휘둘렸다는 혐의도 없지 않다. “호남 출신들이 정치부 기자로 청와대 출입 등을 하면서 당시 구속됐던 방상훈 사장의 구명운동을 맡는 등 김대중 정권과 조선일보 사이의 메신저 노릇을 했다방우영 당시 회장의 추가 구속도 그들이 중재를 잘해서 틀어막았네 뭐 했네 하는 말도 그때 사내에서 떠돌았다.” 전 조선일보 기자의 말이 그렇다.
 
미우네 고우네 해도 조선일보는 우리나라 언론계의 상징 자산이다오래전 망조 든 그 신문의 변화가 불가피한 시점이다방상훈 회장이 2선으로 후퇴한 지금이 개혁의 적기다대대적 혁신을 어떻게 할까쓰면 쓸수록 노추(老醜)인 전 주필 김대중은 자진해서 붓을 꺾는 게 맞다이제 그만하자호남 라인을 상징하는 강천석도 절필이 옳다부끄러운 줄 모르는 2.5류의 글우린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2
좋아요
4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새문안로 26 청양빌딩 7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조정진, 편집국장: 고동석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