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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등에서 100억 대 배임사고가 터지면서 금융당국이 검사 기한을 연장하는 등 현장 실사를 강화하고 있다.
31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2~3주 전에 착수한 NH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의 각각 100억 원 배임사고에 대해 현장검사를 주 단위로 연장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5일 공시를 통해 100억 원대 배임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농협은행 영업점 직원 A씨는 2019년부터 작년까지 109억4733만 원의 업무상 배임 행위를 저질러 최근 대기발령 조치됐다.
A씨는 농협은행 모 영업점에서 중소기업 대출을 담당하면서 부동산 담보 가치를 부풀려 실제보다 많은 금액을 대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민은행도 상가 매입가가 아닌 분양가로 담보가치를 산정해 100억 원대의 대출 부풀리기를 한 정황이 확인됐다. 국민은행은 자체 감사 결과 할인 분양 가격이 아닌 최초 분양가격을 기준으로 실행해 실제보다 더 많은 금액이 대출로 취급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금감원은 농협은행 등의 정황들을 배임으로 판단하고 부당대출에 대한 사실관계 및 담당 행원의 고의성 등 비위 행위 여부를 조사 중이다.
특히 한편에서는 감정평가 법인과 은행 직원 간 유착이 발생해 담보가치를 부풀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은행들은 담보가치 산정 시 외부 감정평가 법인을 통해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이 과정에서 은행 직원이 지점의 대출실적을 높이기 위해 담보가치를 부풀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은행이 대출 차주로부터 금품수수 등 모종의 대가를 받아 대출 부풀리기했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은행 직원이 외부 감정평가법인으로부터 받은 담보가치 서류를 조작하는 등 위조 행위를 벌여 은행 여신감리부 심사를 피했을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한편 최근 공실률 증가 등 상업용 부동산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가치가 담보인정비율(LTV)보다 크게 하락하면 대출 회수금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은행이 담보가치를 부풀려 대출을 취급할 경우 이 같은 손실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만큼 당국은 최근 농협은행 등의 배임사고와 관련해 더욱 사태의 심각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당국은 농협은행 등 여신감리부가 내부 직원의 대출 부풀리기 정황을 사전에 적발하지 못한 것도 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에 금감원이 농협은행 등에 내부통제 부실 관련 책임도 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주일 단위로 검사를 연장하고 있다”며 “은행 직원의 (부실대출) 고의성 여부 부터 내부통제 부실 문제까지 모든 상황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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