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º
습도 45%
수원 8º
습도 55%
제주 9º
습도 80%
)
|
▲ 취임 당시부터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를 강조해 온 권오준 회장이 최근 비(非)제철 분야 계열사인 포스코그린가스텍에 6726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과거 정준양 전 회장의 비(非)제철분야 실패 사례를 거론하면서 권 회장의 신중치 못한 결정을 지적하는 여론이 적지 않다. 사진은 포항 포스코 및 서울 삼성동 포스코센터 전경. ⓒ스카이데일리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일갈한 권오준, 비(非)제철 분야 ‘빅배팅 왜’
포스코는 지난 7일 그룹이 설립한 비영리법인인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으로부터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강구조연구소 유무형자산’ 일체를 양수한다고 공시했다. 양수일은 이달 14일, 총 양수가액은 70억7300만원이었다.
포스코는 자산의 양수목적을 ‘철강 본원경쟁력 강화’의 일환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키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 초 포스코의 새 사령탑에 오른 권오준 회장이 취임 후 줄곧 강조한 사안이 바로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였기 때문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취임 초기 밝힌 권 회장의 방침은 앞서 정준양 전 회장의 무리한 사업 다각화 행보가 포스코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던 배경이 반대 급부로 작용해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배경이 됐다. 철강업계는 물론 이사회와 포스코 내부에서는 권 회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 일색이었다.
그런데 자산 양수 발표 다름 날인 지난 8일 포스코가 돌연 기존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를 내걸었던 포스코가 비(非)제철 분야의 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는 결정을 내려 하루전과는 상황이 사뭇 달라졌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포스코는 합성천연가스(SNG) 공장 운영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지난 4월 설립한 계열사인 포스코그린가스텍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스카이데일리
포스코가 매입하게 되는 신주는 총 1만3452주로, 총 출자금액은 6726억원에 달한다. 놀라운 사실은 주당 매입가가 액면가 5000원의 무려 1만 배인 5000만원에 이른다는 점이다. 주당 액면가 대비 할증율이 무려 99만9900%에 달한다.
포스코가 주당발행가를 이례적으로 높게 책정한 데는 세금 관련 문제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포스코 관계자는 “주식수를 줄이고 액면가를 높이 책정하면 등록세를 줄일 수 있다”며 “포스코그린가스텍은 증자 전에도 포스코가 지분의 100%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총 출자금 6726억원 중 1000억원은 현금으로, 나머지 5726억원은 현물(건설중인합성천연가스 Plant)로 각각 출자한다.
업계 “권오준 회장의 엇박자 행보, 대우인터내셔널 실패 선례 밟을까” 우려
▲ 최근 포스코는 포스코그린가스텍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포스코는 1주당 액면가 5000원의 주식을 무려 1만배에 달하는 1주당 5000만원에 주식을 매입할 것으로 공시해 깜짝 놀라게 했다. 사진은 권오준 회장 <사진=뉴시스>
포스코의 이번 포스코그린가스텍에 대한 투자, 즉 비(非)철강 분야에 새롭게 깃발을 내건 것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취임 초기부터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며 철강 분야에 역량을 집중한다던 권오준 회장에 대해서는 ‘엇박자 행보’라는 부정적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물론 권 회장이 취임 후 친환경성장의 핵심분야인 클린에너지 사업에 그룹의 신성장 역량을 집중할 계획을 밝히기는 했다”며 “그러나 주목할 점은 권 회장이 취임 후 지속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아왔던 배경이 철강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세계 철강 시장에서 포스코의 입지를 확고히 구축한다는 전략 때문이라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이어 그는 “결국 미래 먹거리 창출 보다는 기존 주력 사업 분야에서의 입지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에 더욱 무게감이 실리고 있는 상황임이 증명된 셈”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권 회장이 무려 67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선뜻 비(非)제철 분야에 투입한 것은 의아한 판단으로 보여지는 게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철강업계 역이 이 같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앞서 사임한 정준양 전 회장이 무려 3조원이 넘는 돈을 투입해 인수한 대우인터내셔널이 줄곧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낸 선례가 있어 우려는 더욱 증폭되고 있다.
게다가 권 회장 취임 후 그의 행보에 따라 대우인터내셔널에 대한 매각설도 공공연하게 나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대우인터내셔널을 ‘돈 먹는 하마’, ‘계륵’, ‘그룹의 애물단지’ 등으로 부를 정도의 비판적 시각이 포스코 그룹 안팎에서 존재했다.
▲ 철강업계는 물론 증권가에서도 “이번 비(非)제철 분야 투자가 무엇보다 신중하게 이뤄져야 했다”는 아쉬움 섞인 견해들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포항 포스코 ⓒ스카이데일리
최근에는 대우인터내셔널을 매각하면 포스코의 재무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나오면서 매각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K증권 소속 한 애널리스트는 “과거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위해 총 1조3206억원의 채무증권을 발행했는데, 이 중 지난해까지 상환된 금액은 3055억원에 불과하다”며 “결국 대우인터내셔널을 재매각해야 1조원이 넘는 부채를 해소할 수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우인터내셔널을 매각한다 해도 이미 입은 손해도 적지 않다는 비관론이 많다. 이에 업계는 “이번 비(非)제철 분야 투자가 무엇보다 신중하게 이뤄져야 했다”는 아쉬움 섞인 견해를 제기하고 있다.
▲ 대우인터너셔널은 포스코 인수 이후 줄곧 1000~20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왔지만 인수가격이 워낙 높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매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익명을 요구한 포스코 계열사 한 임원은 “지난 2010년 포스코의 대우인터내셔널 인수가는 3조3724억원에 달했지만 현재는 2조6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지난해 말부터 생산체제에 돌입한 미얀마 가스전에서 이익이 안정화 된다는 주장이 나오고는 있지만 실상 대우인터내셔널 전체 매출액에서 에너지부문 매출액 비중이 적어 큰 효과를 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대우인터내셔널 전체 매출액에서 자원개발부문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0.31% △2012년 0.51% △2013년 0.90% 등을 각각 나타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연재기획 ‘반대세의 비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