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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완의 국경포커스 [70] 러 파견 北노동자… 중노동·굶주림 속 생활총화까지
강동완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6-20 06:31:00
 
▲ 강동완 동아대 하나센터장·강동완TV 운영자
북한과 러시아의 희대의 독재자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이 다시 만났다. 20239월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한 이후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푸틴이 평양을 방문했다
 
평양공항에서 푸틴을 맞는 김정은의 모습은 눈 뜨고 못 볼 정도로 각별했다. 푸틴이 비행기 밖으로 나올 때까지 혼자 뒷짐을 지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를 두고 러시아 매체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최고의 신뢰 표시였다고 평가했다.
 
푸틴이 김정은에게 선물한 아우르스를 함께 타고 수십 대의 오토바이 호위를 받으며 숙소에 도착했다. 친절하게(?) 숙소 안내까지 해 주는 김정은의 모습이었다. 김정은이 이토록 푸틴에 각별한 이유는 분명하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는 무기가 필요하고, 김정은 역시 해외파견 노동자를 앞세운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독재자들이 자신의 정권 유지를 위해 인민의 삶은 아랑곳 없이 배를 채우는 꼴이다. 그들을 보며 문득 러시아에서 만났던 북한 해외파견 노동자가 떠올랐다. 북한 당국에 바쳐야 하는 계획분을 벌기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는 그에게 숙소는 그야말로 사치였다. 공사장 한켠에 스티로폼 하나 깔고 겨우 피곤한 몸뚱아리를 누일 수 있었다. 영하 40가 넘는 추위에 난방은커녕 따뜻한 물조차 구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죽도록 일하고 저녁이면 꼭 당 생활총화를 작성해야 했다. 고된 노동 속에서도 매일 생활총화를 하는 이유는 당연히 사상을 통제하기 위해서다. 주로 김씨  일가의 위대성을 반복해서 교육받는다는 해외파견 노동자의 증언처럼 과업 달성을 위해 투쟁하라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필자가 입수한 실제 생활총화 노트를 보면 일정한 형식으로 구성되어 매일·매주 단위로 빼곡히 적혀 있었다. 힘든 노동 현장에서 늦은 밤까지 일하고 겨우 숙소로 돌아오면 바로 잠자리에 들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생활총화 노트를 작성하며 사상을 투철하게 무장한 후에야 간신히 하루를 마감할 수 있었다.
 
그런 노동자들의 아픔이 바로 러시아 곳곳에 서려 있다. 김정은은 푸틴에게 분명 대북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엄격히 금지된 해외파견 노동자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할 것이다. 지금 김정은과 푸틴의 미소는 바로 그들 노동자의 눈물이자 통곡의 메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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