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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 고객’을 줄여서 ‘호갱(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손님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그 의미가 현대에 와서 이상하게 변했으나 원래 호구(虎口)는 다양한 뜻을 가지고 있다.
우선 호구여생(虎口餘生)이라는 말이 있다. ‘호랑이 아가리에서 남은 인생’이라는 말로 죽을 뻔했던 고비를 넘기고 살아남은 것을 비유한다. 호구잔생(虎口殘生)이라고도 한다(송사 ‘효의전(孝義傳)’).
장자(莊子) ‘도척전’에도 호구라는 말이 나온다. 공자는 친구 유하계와 친구 사이다. 그런데 유하계에게는 천하의 몹쓸 도적인 도척이라는 동생이 있었다. 이 도척이 공자를 위선자라고 나무란다. 도척의 기세에 눌린 공자는 한달음에 그곳을 도망쳐 나왔다. 그때 유하계가 도척을 만나고 온 것이 아니냐고 묻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호랑이 머리를 쓰다듬고 호랑이 수염을 가지고 놀다가 하마터면 호랑이 주둥이를 벗어나지 못할 뻔했네.”
호구(虎口)라는 말은 ‘호랑이 아가리’로 위험한 곳을 비유할 때 이르는 말이다. 그래서 위험에서 벗어나는 것을 일컬어 ‘탈리호구(脫離虎口)’라고 하고,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을 ‘난도호구(難逃虎口)’라고 하며, 모험을 하는 것을 ‘탐호구(探虎口)’라고 한다(다음백과 ‘고사성어대사전’에서 인용).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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