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초연결 디지털 사회가 위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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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한상 차장대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26 00:02:30

초연결 디지털 사회의 위험성이 예고 없이 그 모습을 드러내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멘붕(멘탈 붕괴) 그 자체였다. 클라우드로 모든 게 연결돼 있다 보니 소프트웨어 하나에 결함이 생겼음에도 연동된 전 세계 기업들의 주요 서비스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하나의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위험에 대해 기업과 정부는 대비책을 철저하게 세워야 할 것이다.

일주일 전 사상 최대 규모의 정보기술(IT) 시스템 먹통 사고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컴퓨터 화면이 갑자기 푸른색으로 변하며 움직이지 않았다. 항공편 결항과 지연이 잇따랐고, 금융과 소매업에서 결제 기능에 차질이 빚어졌음은 물론이다. 의료기관과 방송국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기업에서도 피해가 확인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OS)인 ‘윈도’가 작동 불량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미국 사이버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보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업데이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철저히 테스트를 하긴 하지만 사용자마다 환경이 달라서 테스트 중 오류를 발견하지 못할 수 있었을 거라는 분석이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고객들에게 즉각 수정 프로그램을 배포했지만 전 세계에 거점을 둔 항공업계는 그야말로 울상이다. 복구에 수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여름 휴가철 대목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번 사고로 단 한 번의 결함이 전 세계에 급속도로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또 한 번 증명됐다.

문제가 된 소프트웨어는 인터넷을 통해 기업의 서버와 컴퓨터의 안전을 모니터링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크라우드스크라이크는 이 분야에서 시장의 약 20%를 점유하고 있는 최강 기업이다. 2014년 소니 픽처스 해킹 사건·2015~2016년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사이버 공격 사건 등 주요 사건들을 해결하면서 주목받았다. 마찬가지로 윈도 또한 PC 운영체제의 약 70%를 차지하며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용 시스템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시장에서 이들 기업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것은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품질을 높일 수 있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점 정도가 지나칠수록 문제 발생 시 피해 또한 덩달아 커지게 마련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상황이 악화된 배경에는 컴퓨터 등을 서버에 연결해 이용하는 클라우드의 확산도 있다.

클라우드는 외부 저장 공간에 데이터와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필요할 때 인터넷 등으로 접속해 사용하는 개념이다. 필요에 따라 외부의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기에 고객은 효율적으로 시스템을 정비할 수 있다. 보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역시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규모는 올해 7524억4000만달러(약 1045조 원)에서 2030년 2조3902억 달러(약 3314조 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단말기가 늘어나면서 시스템 장애나 바이러스 감염의 피해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이처럼 디지털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기업이나 정부는 이런 목소리에 귀 기울여 데이터 복원이나 백업 시스템에 구멍이 없는지 거듭 점검에 나서야 한다. 편리함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해 디지털 사회의 견고성을 높이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임한상 차장대우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