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09-29 22:48
뉴스 > 인터뷰
부산 동래할매파전 김정희 대표
[백년가게 기획 시리즈] ⑳ 70년 부산 대표 별미… 촉촉·찰진 식감 “최고”
푸짐한 해산물에 찹쌀가루 반죽… 4대째 명성 이어
“맛은 응용이지만 재료는 본질”… 최상급 재료만 사용
전통의 맛 유지하되 현대인 입맛에 맞게 부단한 노력
정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05 00:04:01
▲ 부산 동래할매파전 입구. ⓒ스카이데일리
 
글로벌시장에서 K푸드 열풍이 확산되면서 그 열기가 국내 외식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K푸드의 진원지이자 뿌리라 할 수 있는 한국의 맛집 백년가게를 발굴해 알리는 ‘백년가게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휴가철을 맞아 바다를 찾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푹푹 찌는 듯한 더위에 전국 해수욕장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너무 더워서 바다가 있는 도시 부산을 찾았다.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답게 먹을 것이 정말 많은 도시다. 바다가 있는 도시에 왔으니 해산물을 먹어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조금 특별한 맛을 찾아 한 백년가게를 방문했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부산 ‘동래할매파전’이다. 고풍스러운 한옥에서 파전을 맛볼 수 있는 이곳은 김정희 대표가 4대째 가업을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다.
 
▲ 동래할매파전의 내부 모습. ⓒ스카이데일리
 
“저희 가게가 ‘동래할매파전’으로 상호를 변경한 것은 1978년이고 개업한 것은 1940년대예요. 저는 4대째인데 1대 시증조할머니께서 부산에서 큰 장인 동래장이 열릴 때 파전을 팔았어요. 파전이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손님이 많아졌고 2·3대로 넘어오면서 가게의 틀이 잡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래할매파전’은 위치가 특이해 초행길이라면 길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골목길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데 김 대표도 이 같은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저희 가게가 지도를 유심히 보지 않으면 찾기 힘든 위치에 있어요. 자가용을 이용하면 골목 구석에 있어 찾아 들어오다가 ‘이런 곳에 음식점이 있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그래도 이 자리에서 몇 십 년째 파전을 팔고 있고 단골 손님도 많아서 위치를 옮길 계획은 없어요. 그래도 저희 가게에서 파전을 먹겠다고 찾아와 주시니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4대째 가업을 물려받은 김 대표에게 파전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본래 파전은 봄에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이었다고 한다.
 
“원래 3월 삼짇날을 파전 날이라고 할 만큼 봄에 파전이 가장 맛있다고 했어요. 요즘에는 대중적인 음식이 되다 보니 사계절 중 어느 한 철 가리지 않고 많이 먹죠.”
 
김 대표는 ‘동래할매파전’이 다른 파전과 조금 다르다고 설명했다. 흔히 아는 바삭한 파전이 아닌 눅눅한 파전이라는 것이다.
 
“요즘 파전은 대부분 바삭한 파전이잖아요. 저희 가게의 파전은 파와 해산물을 불에 살짝 구웠기 때문에 부드러운 파전이에요. 전은 부드럽고 오묘한 할머니의 품성과 많이 닮아 있어요. 원래 전은 바삭한 음식하고는 거리가 멀었어요. 그래서 저는 파전을 화려하진 않지만 온화하고 넉넉한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시대가 바뀌어서 대부분 파전을 바삭하게 만드니까 저도 그에 따라서 바삭하게 만들어 현대인 입맛에 맞춰 볼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다르게 생각해 보니 남들과 똑같은 음식을 팔아 봤자 차별점이 없고 제 앞에 3대째 내려온 맛을 지키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전통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 동래할매파전의 파전. ⓒ스카이데일리
 
얘기를 들어 보니 김 대표의 ‘전통의 맛’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동시에 파전을 맛보고 싶어졌다.
 
파전이 나왔는데 뭔가 일반 파전과는 다르다는 걸 한눈에 느낄 수 있었다. 얼핏 봐서는 ‘이게 파전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렇게 생각하며 파전을 한 입 먹어 보니 일반 파전같이 바삭하지 않지만 내용물이 정말 풍부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파전에서도 해물 맛이 이렇게 느껴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식감도 부드러워 이가 좋지 않은 손님도 편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내용물을 보니 파와 조갯살·홍합 등 해산물이 푸짐하게 들어 있고 일반 파전과는 다르게 기름기도 많지 않아 느끼하지 않았다. 게다가 찹쌀가루 반죽으로 전이 쫄깃했다. 직접 먹어 보니 김 대표가 4대째 지켜 온 맛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재료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맛은 재료에서 나오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이다.
 
“맛은 응용이지만 재료는 본질이에요. 좋은 재료를 써야 거기서 자기만의 비법대로 맛을 내도 좋은 맛이 나와요. 그래서 재료는 철저하게 좋은 것만 써요. 원산지가 국산인 것을 쓰고 최대한 싱싱한 재료를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정성도 좋은 맛의 한 요소예요. 내 가족이 먹는 거라 생각하고 진정으로 만들어 손님상에 올리면 그때 가장 맛있는 음식이 나오더라고요. 똑같은 재료를 써도 짜증이나 화를 내면서 만들면 어김없이 맛없는 음식이 나오기 때문에 좋은 재료와 진정성을 꼭 새기면서 음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동래할매파전’은 부산시가 지정한 민속음식점 1호점이자 부산시 내 백년가게 4호점이다. 김 대표는 그런 점에 있어서도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부산시나 중소벤처기업부 등에서 저희 가게를 인정해 주신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만큼 더 잘하라는 의미로 주신 것이라고 생각하고 책임감도 더 무거워졌습니다. 기관에서 인증한 식당인데 손님들이 방문한 후 실망하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뿐입니다.”
 
현재 몇몇 백년가게는 지역의 맛을 전국으로 택배 배송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동래할매파전’도 그렇게 하고 있으나 약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즉석으로 해 먹을 수 있는 밀키트 음식이 유행이잖아요. 그런데 파전은 그렇게 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요. 전은 그 자리에서 구워서 먹어야 맛있는 음식이에요. 한 회사에서 저희 가게의 전을 밀키트화해서 소비자들에게 팔아 보자고 제안을 해  왔어요. 그러면서 이 맛을 최대한 보존하려면 급속으로 냉동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렇게 하니 단가가 너무 올라가는 거예요. 그래도 저희 파전을 조금이라도 더 맛보려는 분들을 위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더 완벽한 맛을 내기 위해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프랜차이즈 제안도 왔지만 거절했다고 말했다. ‘동래할매파전’만의 맛이 사라질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었다.
 
“파전이 간단해 보이는 음식일 수 있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저희 파전의 맛을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반죽하는 법부터 재료를 넣는 것까지 생각보다 복잡하기 때문에 체인점을 낸다고 하더라도 ‘동래할매파전’ 고유의 맛을 지킬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지금 제 아이들도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장기간 교육을 받는 중인데, 그만큼 이 맛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김 대표는 전통의 맛을 유지하면서 한편으로 끊임없이 공부할 것이라고 했다. 발전이 없으면 결국 도태된다는 생각에서다.
 
“저의 역할은 전통으로 내려오는 우리의 음식을 보존하고 명맥이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동래할매파전’ 전통의 맛 그대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사실 제가 30년 전 처음 가게를 물려받아 운영하던 때와 달리 손님들의 수준도 높아졌고 그만큼 요구 사항도 많아졌습니다. 저도 급변하는 세상에 적응하려고 계속 공부하고 있고 어떻게 하면 손님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열심히 해야죠.”
 
광고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169,226 ▶
어제 150,340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