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원회의 계속운전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설계수명이 만료돼 가동을 멈춘 원전 4기가 정지하지 않고 운영됐다면 약 2395만MWh의 전력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계속운전 심사 기간에 발생하는 원전 가동 공백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9일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제출받은 ‘계속운전 심사 원전 관련 전기 생산량 자료’에 따르면, 계속운전 심사를 받고 있는 원전 9기 가운데 설계수명이 만료돼 현재 가동이 중단된 원전은 고리 3·4호기와 한빛 1·2호기 등 4기다.
한수원이 해당 원전의 설계수명 만료 전 최근 10년간 평균 전력판매량을 기준으로 산출한 결과, 이들 원전이 가동을 이어갔다면 생산할 수 있었던 전력량은 지난 9월 22일 기준 약 2395만MWh로 집계됐다.
이를 부산시민 1인당 연간 전력소비량 약 7MWh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351만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부산시 인구 약 324만명 전체가 1년간 사용하고도 남는 양에 해당한다.
설비용량을 기준으로 보면 이들 4기의 총 설비용량은 3800MW다. 원전 1기당 설비용량은 950MW로, 자료에서는 이를 300MW급 대형 반도체 팹 약 12기에 해당하는 규모로 제시했다. 서버용량 300MW에 냉각설비 등을 더한 360MW급 AI 데이터센터로 환산하면 약 10기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전력판매 기회비용도 약 1조8919억원으로 추산됐다. 한수원이 2025년 평균 원자력 전력판매 단가인 kWh당 79.0원을 적용해 계산한 결과다. 원전별로는 고리 3호기 9886억원, 고리 4호기 5356억원, 한빛 1호기 3551억원, 한빛 2호기 125억원이다.
원전별 정지 기간은 지난 9월 22일 기준 고리 3호기가 약 24개월로 가장 길었다. 고리 3호기는 2024년 9월 28일 설계수명이 만료됐으며, 고리 4호기는 2025년 8월 6일 이후 약 13개월간 정지 상태다. 한빛 1호기는 2025년 12월 22일 설계수명이 만료돼 약 9개월, 한빛 2호기는 2026년 9월 11일 만료돼 약 0.3개월간 정지했다.
한수원은 계속운전 심사 지연으로 가동 공백이 발생했다는 지적에 대해 “설계수명 만료 약 2~3년 전 계속운전 안전성평가서를 제출했으며, 통상 3~4년의 심사기간을 고려할 때 심사지연 기간이 발생한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가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대규모 전력 수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구축된 원전의 가동 공백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 의원은 "AI· 반도체 시대에 전력은 곧 국가전략자산"이라며 "이미 지어진 원전의 가동 공백을 줄이는 것이 가장 빠르고 경제적인 전력 확보 수단" 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은 철저히 지키되 신속한 심사와 함께 신청 시기 조정·동일 노형 병행심사 등으로 가동공백을 줄여야 한다" 며 "제 12차 전기본에 원전·SMR 을 확대해 AI·반도체 첨단산업들과 에너지 패권 경쟁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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