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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 파리올림픽이 지핀 친환경 성과와 과제
김학형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09 00:02:40
▲ 김학형 금융건설부동산부 건설부동산팀장
2024파리올림픽·패럴림픽은 개막 전부터 (No) 에어컨’ ‘골판지 침대’ ‘센강 수영(철인3)’ 등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역만리에서 일생일대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에게 시원한 휴식 공간도, 편한 잠자리도 보장하지 않는다니. 수질 오염으로 수영이 금지돼 파리 시민들조차 헤엄치기를 저어하는 물(수질)에서 경기를 치르다니
 
주최 측이 참가 선수들의 건강·안전을 충분히 배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일부 선수는 골판지 침대 위에서 뜀박질하는 것으로 안전한지를 점검하며 비웃음 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이 모든 조치의 배경을 알고 나면 적어도 취지에는 공감할 것 같다. 이번 올림픽·패럴림픽은 역대 가장 책임감 있는 대회’, 친환경’ ‘탄소 발자국 줄이기를 표방했다. 지금의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위기를 초래한 인류가 인류 최대 스포츠 이벤트에서 모범적·역동적·긍정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포부였다. 프랑스와 파리시만 탄소배출 최소화를 내세운 게 아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역시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과감한 목표를 세웠다. 주최 측은 이번 파리올림픽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2012·2016년 대회(각각 340t·360t)의 절반가량인 약 158t으로 예상했다.
 
안타깝게도 여기까지가 개최 전 이상(理想)이었다.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유럽 도시 대부분이 기록적인 폭염을 겪었는데 올해 파리도 예외가 아니었다. 불볕더위 탓에 선수들의 건강·컨디션 악화가 우려됐다. 결국 노 에어컨을 고집하던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선수촌에 임시 에어컨 2500대를 설치하고 각 참가국이 자체 비용으로 에어컨을 주문·설치하는 것을 허용했다. 또 파리시는 센강 정화를 위해 14억 유로(21000억 원)를 쏟아부었고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직접 헤엄치기까지 했으나 주요 외신들은 올림픽 전 폭우로 센강의 수질이 다시 나빠졌다고 보도했다.
 
파리올림픽이 명분을 쫓느라 실리를 놓쳤다고 해도 탄소 저감 노력 자체가 실패한 것은 아니다. 성과도 여럿 거뒀고 적잖은 숙제도 남겼다. 우선 파리올림픽은 거의 기존·임시 건물을 활용하고 아쿠아틱 센터(수영장)’ 하나만 완전히 새로 지었다
 
아쿠아틱 센터는 대형 목재(Mass Timber·매스팀버) 건물이다. 탄소 배출량이 적으면서도 공학용 구조목을 사용하는 건축 기법으로 기존의 콘크리트나 철근을 대체할 정도로 튼튼하고 800t이 넘는 하중을 버틸 수 있게 설계됐다. 수온은 보일러 대신 엄청난 양의 열을 발생시키는 데이터센터에 교환기를 설치해 적정 온도를 유지하도록 했다.
 
임시 시설에도 지속 가능한 목재가 주로 사용됐다. 에펠탑 바로 아래 샹 드 마르스 공원에 지어진 그랑팔레 에페메르는 목재 조립식(prefab)·모듈러 건축 방식으로 단 9개월 만에 지은 임시 경기장(레슬링)이다. 폐막 뒤 해체되며 목재는 재활용된다
 
올림픽 선수촌 역시 8층까지 목재와 유리만 사용했고 9층부터는 철골로 지지했다. 아울러 자전거길을 기존의 2배 수준인 1400로 늘리는 등 친환경 이동 수단을 장려했다.
 
파리올림픽이 우리 정부·지자체와 건설업계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너희도 국제 스포츠 대회를 열려면 미래 세대에게 부끄럽지 않고 환경에 미안하지 않을 정도의 책임감 있는 태도와 구체적 실현 방안을 갖추라는 것이다
 
서울시가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추진한다. 개최지로 확정되면 ‘1988서울올림픽이후 48년 만이다. 내년까지 대회 유치를 위한 작업(공감대 형성·신청서 제작·대한체육회 부담금 등)에만 258300만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대회 개최 적합성·성공 가능성·정책 연계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기 위한 사전타당성조사 학술용역에 들어갔다. 203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는 내년 하반기쯤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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