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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했다. 1년 7개월째 3.5% 금리 수준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이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을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위험회피심리 변화에 따른 외환시장 상황도 동결 배경으로 나타났다. 5월 2.5%로 크게 올려 잡았던 올해 경제성장률도 일시적 요인이 컸던 점을 반영해 2.4%로 낮췄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0%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한다고 결정했다. 13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로 한은 설립 이래 최장기간이다.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3%p 인상한 뒤 작년 2월부터 금리를 동결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미국(5.25~5.50%)과의 금리 격차도 2%p를 유지하게 됐다.
한은 금통위는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내수 회복세가 더디긴 하나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글로벌 위험회피심리 변화가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외환시장 상황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긴축 기조 유지 배경을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며 “국내경제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좀 더 커진 가운데 성장세가 완만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흐름을 좀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안정 측면에선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외환시장의 경계감도 남아있는 만큼 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효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의 영향 등을 살필 필요가 있다”며 “향후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성장·금융안정 등 정책변수 간 상충관계를 점검하면서 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실물 경기와 관련해서는 수출 호조가 이어졌으나 소비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면서 부문 간 차별화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고용에 대해서는 취업자 수가 증가세를 이어가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라고 봤다. 올해 경제성장률로는 2.4%를 제시하며 5월 전망치(2.5%)보다 0.1%p 낮췄다. 내년 전망치에 대해서는 5월 전망치인 2.1%를 유지했다.
한은 금통위는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도 점차 회복되면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성장률은 1분기 큰 폭 성장에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예상보다 컸던 점을 반영해 5월 전망치보다 낮은 2.4%로 전망했고 향후 성장 경로는 소비 회복세·IT 경기 확장 속도·주요국의 경기 흐름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5%로 5월 전망치(2.6%)보다 소폭 낮췄다. 내년 전망치는 2.1% 그대로다. 한은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 상승 폭 확대 등으로 2.6%로 올랐으나 근원물가 상승률(식료품·에너지 지수)은 2.2%를 유지했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후반으로 하락했다. 향후 물가상승률과 관련해서는 국내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급등한 국제유가·농산물가격의 기저효과 및 낮은 수요압력 등으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금통위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대 초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이고 올해 연간 상승률은 5월 전망치를 소폭 하회하는 2.5%로 내년은 지난 전망에 부합하는 2.1%로 예상된다”며 “근원물가 상승률은 금년 및 내년 모두 지난 5월 전망치와 같은 2.2%·2.0%로 예상되고 향후 물가경로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농산물가격 추이, 공공요금 조정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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